전통과 현대를 유영하는 한국적 아름다움, 국립무용단 '산조'
전통과 현대를 유영하는 한국적 아름다움, 국립무용단 '산조'
  • 강민수 기자
  • 승인 2023.06.0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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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_산조_포스터 (사진제공=국립극장)
국립무용단 '산조' 공연 포스터 (사진제공=국립극장)

[더프리뷰=서울] 강민수 기자 =  2021년 초연 당시 객석 점유율 99.9%를 기록했던 국립무용단의 <산조>가 6월 23일(금)부터 25일(일)까지 해오름극장에서 다시 공연된다. 전통음악 산조(散調)에 담긴 한국적 아름다움을 춤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국립무용단 대표 흥행작 <묵향> <향연>의 연출가 정구호가 연출·무대·의상·영상 디자인을, 국립무용단 수석단원을 거쳐 경기도무용단 상임안무가로 활동 중인 최진욱이 안무를 맡았다. 초연 당시 "전통과 현대, 무용과 음악의 경계를 허물며 한국무용의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한 작품"으로 호평받았다.

<산조>는 한국 전통기악 독주양식인 산조 특유의 불규칙성과 즉흥성을 토대로 흩어짐과 모임의 미학을 춤과 음악, 무대 미장센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안무가 최진욱이 오랜 시간 체득한 깊이 있는 전통 춤사위에 현대적 감각을 더하고, 연출가 정구호가 여백의 미를 살린 특유의 그림 같은 미장센으로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돋보이게 한다.

특히 “경지에 이른 연주자만이 표현할 수 있다”는 산조 음악의 다양한 장단과 기교를 평생 한국무용을 수련한 무용수들의 자유로운 흐름과 에너지로 표현한다. 60년간 전통을 기반으로 동시대적 감각을 장착한 국립무용단이기에 가능한 작품임을 증명하는 작품이다.

<산조>는 총 3막 9장으로 구성된다. 1막 ‘중용(中庸)'은 비움의 미학과 절제미를 주제로 불균형 속 평온을 유지하는 한국적 움직임을 담는다. 이어지는 2막 ‘극단(極端)'은 불균형 속 균형을, 3막 ‘중도(中道)'는 불협과 불균형마저 품어내는 새로운 균형을 표현하며 산조 양식이 지닌 궁극적 철학을 펼쳐보인다.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한국무용의 움직임을 해체, 분석한다.

산조 1막 (사진제공=국립극장)
'산조' 1막 (사진제공=국립극장)
산조 2막 (사진제공=국립극장)
'산조' 2막 (사진제공=국립극장)
산조 3막 (사진제공=국립극장)
'산조' 3막 (사진제공=국립극장)

전통과 현대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작품으로 평가받은 <산조>는 다양한 관전 포인트를 제시한다. 느리고 절제된 춤에서 시작해 일상의 몸짓과 역동적인 군무까지 정과 동이 어우러지며 균형의 미학을 표현한다. 전통 산조와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재해석한 음악은 ‘보는 춤’을 넘어 ‘듣는 춤’으로 관객의 청각을 사로잡는다.

무대에는 전통의 철학적 본질을 상징하는 지름 6m의 대형 바위 형상의 오브제가 등장해 무게감과 깊이를 더하고, 음악적 변화에 따라 움직이는 삼각형 조형물과 원형 LED 패널은 무용수들의 속도감 있는 움직임, 의상 색 등과 대립을 이루며 산조의 불규칙성을 더욱 강조한다. 연출 정구호는 “<산조>는 전통과 현대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유영하는 춤의 원형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작품”이라면서 <묵향> <향연> 등에 이어 전통의 현대화를 상징하는 국립무용단 레퍼토리 탄생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국립무용단은 공연 전 관객 대상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주요 장면 속 춤을 배우며 무용수와 소통할 수 있는 오픈 클래스가 6월 10일 진행된다. 자세한 사항은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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