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영국의 세계적인 무용가 아크람 칸이 신작을 발표한다. 방글라데시 부모에게서 태어난 그는 인도 전통춤 카탁을 기반으로 현대무용을 만들면서도 늘 새로운 장르에 뛰어든다. 잉글랜드 국립발레단을 위해 <지젤>을 안무하는가 하면 플라멩코 스타인 이스라엘 갈반과 협업하기도 하고 영화배우 줄리엣 비노쉬와 댄스 시어터를 공연하기도 한다.
가장 최근 솔로작인 <Xenos>를 가지고 투어중인 그가 틈을 내어 쿵푸에 도전했다. 오는 6월 22일부터 7월 27일까지 공연될 <Dragon Spring Phoenix Rise>는 천스정(Chen Shi-Zheng) 감독이 연출하고 호주의 싱어송라이터 시아(Sia Kate Isobelle Furler)의 음악을 사용한 쿵푸 뮤지컬이다. 아크람 칸은 이주와 생존을 위한 투쟁을 그린 이 작품의 안무를 맡았으며 지난 4월 새로 개관한 뉴욕의 더 셰드 센터(The Shed Center)에서 개관시즌 작품으로 공연된다. 미국의 무용잡지 댄스 매거진(Dance Magazine)이 그와 인터뷰한 내용을 요약해 본다.
왜 이 프로젝트에 끌렸나?
13-4살 때 이소룡의 팬이었다. 무술을 마초적인 것이 아닌 영적인 것으로 접근하는 그의 정신에 끌렸다. 무술을 꼭 싸움의 도구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이것도 영적 도구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을 위해 무용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중심의 힘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무용수들이 그 정신과 무술의 중심을 구현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동시에 무용수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어떻게 쿵푸 동작을 사용하게 됐는지?
우리는 지난 가을 이 작품의 무술감독인 장준(Zhang Jun)과 시간을 보냈다. 그는 소림사 승려였고 이 작품의 무술감독이다. 우리는 타이거 동작(손을 호랑이 발처럼 오그리는)과 같은 쿵푸동작을 조금 배웠다. 여기에 인도의 전통 연꽃무늬 동작을 가미했고 그에게 30개 정도의 사진을 부탁했다. 이렇게 해서 작품의 안무가 되었다.
시아는 상업아티스트이고 더 셰드는 큰 조직이다. 예술가 입장에서 어떻게 대해야 하나?
내 세대의 예술가들은 다른 장르로 돌출을 시도한 첫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마이클 잭슨과 함께 자랐다. 시아의 노래를 들으면 그녀의 솜씨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이고 그녀의 시는 아름답다. 나를 포함해 호페시 셱터, 시디 라르비 셰르카위, 크리스털 파이트 같은 예술가들은 더 이상 장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더 이상 무용계에만 속하지 않는다.
당신은 또한 새 작품도 만들고 있다. 오는 7월 슈투트가르트에서 <Outwitting the Devil>을 공연한다. 스토리라인이 있다면?
나는 수잔 도로데아 화이트의 그림 <최초의 만찬>을 좋아한다. 그림에는 모두 다른 문화권의 여성들이 앉아 있다.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것인데 여기에는 모두 백인이라 공감하기 어려웠다. 수잔의 그림에는 예수의 자리에 한 원주민 여인이 앉아 있고 유다의 자리에는 콜라 캔을 든 백인 여자가 있다. 음식, 물, 자원에 관한 것이다.
누가 악마인가?
악마는 우리 자신이다 - 우리 인간이라는 종은 지구의 암이다. 우리는 너무 오만해서 자연을 컨트롤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작품에는 부유한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에 관한 것이 들어있다. 누가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문제다.
이제 <Xenos>에서 더 춤추지 않아도 돼서 좋은지?
아직 멈출 수 없다. 2020년 11월까지 투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