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화이민, 클라우드 게이트 예술감독직 은퇴
린화이민, 클라우드 게이트 예술감독직 은퇴
  • 이종찬 기자
  • 승인 2019.12.1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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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권 최초의 현대무용단 46년간 이끌며 세계무용계에 우뚝
클라우드 게이트 무용단의 린화이민 감독(사진=무용단 홈페이지)
클라우드 게이트 무용단의 린화이민 감독(사진=무용단 홈페이지)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대만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 린화이민(林懷民, Lin Hwai-min, 1947)이 오는 12월 31일 자신이 창단한 클라우드 게이트 무용단 예술감독직에서 물러난다. 1973년 창단된 클라우드 게이트 무용단은 그간 중국권을 포함한 전세계에서 사랑을 받으며 존재감을 과시해 왔다.

어려서부터 글 솜씨가 뛰어났던 린화이민은 20대 초반에 이미 베스트 셀러 작가로 명성을 얻었으며 이후 안무가로 변신했다. 뉴욕에서 현대무용을 공부했으며 중국과 일본, 한국의 전통무용을 익혔다. 한국에서는 고 김천홍 옹과 고 한영숙 선생에게 궁중무용과 승무 등을 배웠다.

2000년 프랑스 리옹 댄스 비엔날레 ‘최고 안무가상’을 포함, 미국 조이스 상, 막사이사이상, 프랑스 문화부 기사장 등 국제적 권위의 수많은 상과 훈장을 받았다. 1973년 중국어권 최초의 현대무용단인 클라우드 게이트 무용단(雲門舞集, Cloud Gate Dance Theatre)을 창단, 지금까지 46년간 이끌어 왔다.

창단 이후 동양의 전통과 문화를 바탕으로 한 철학적, 미학적 움직임들을 현대적이면서도 보편적으로 승화시킨 작품들을 통해 아시아 뿐만 아니라 서양의 관객들과도 성공적으로 소통하며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려왔다. 그의 작품에는 아시아적 스타일 뿐 아니라 동양문화 전반이 그의 인생에 깊숙이 젖어 곳곳에 서려있다. 단순히 서양의 관심을 끌고자 오리엔탈리즘의 신비주의를 이용한 것은 아니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의 문화적 자양분에 뿌리 내렸던 그의 정체성이 아시아에 걸맞은 꽃을 피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는 2003년 <행초>, 2015년 <Rice>로 두 차례 공연했다.

클라우드 게이트 무용단의 "Rice" 공연모습(사진=유튜브 동영상 캡처)
클라우드 게이트 무용단의 "Rice" 공연모습(사진=유튜브 동영상 캡처)

린화이민의 바통을 이어받을 신임 예술감독에는 쳉청룽(鄭宗龍, Cheng Tsung-lung, 1976)이 내정됐다. 2002년 클라우드 게이트에 입단한 그는 2014년부터 클라우드 게이트 제2무용단(Cloud Gate 2)의 예술감독을 맡아왔다. 그의 작품은 대만, 중국, 독일, 프랑스, 영국, 호주, 미국 등에서 공연되며 열광적 반응과 찬사를 받고 있다. 클라우드 게이트 무용단은 새 감독의 지도 아래 내년에 세계 28개 도시에서 67회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신임감독 쳉청룽(사진=무용단 홈페이지)
신임감독 쳉청룽(사진=무용단 홈페이지)

클라우드 게이트 무용단은 본지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국제무용계가 보여준 성원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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