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멀쩡하게 숨어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멀쩡하게 숨어 있다?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0.03.17 1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확인된 것보다 5-10배 많을 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Photo by Fusion Medical Animation on Unsplash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 이미지(Photo by Fusion Medical Animation)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지난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팬데믹(Pandemic, 세계적 유행) 단계를 선언했다. 다행히 우리 나라에서는 일별 확진자수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세계적인 감염자수 증가로 보아 확인되지 않은 감염자는 확진자수보다 훨씬 많을 것 같다. 그 수가 얼마나 될까, 아마도 확진자 1명당 미확인 감염자수는 그 5-10배에 달할지도 모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16일 <사이언스(Science)>에 실린 한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확진자 1명당 5-10명의 미확인 감염자가 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대개 아주 가벼운 증상을 보이며 확진보다 감염력이 절반 정도이지만 중국의 데이터를 근거로 새 확진자의 약 80% 정도가 이들 미확인 환자들로부터 전염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중국 당국이 여행금지 및 적극적 검사를 실시하기 이전의 신종 바이러스의 자연전파력을 분석했다. 12월부터 1월까지 중국의 데이터를 토대로, 이들은 전체 감염자 7명당 6명이 미확인 감염자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당시 중국 상황은 현재 미국 및 다른 서방국가들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책임저자(Senior Author)인 제프리 샤먼 컬럼비아대 교수는 “미국에 3천500명의 확진자가 있다고 할 때 실제로 우리는 3만5천명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 논문은 현재 팬데믹과 관련, 가장 궁금한 두 개의 질문을 다룬 것이다. 즉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감염된 줄도 모른 채 걸어다니고 있을까? 그리고 그들의 전염력은 어느 정도일까?” 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 정부도 전면적 검사가 어려운 식당, 극장과 같은 공공장소를 폐쇄하고 있으며 많은 행사를 취소하고 있다.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16일 기자들과의 전화회견에서 과학자들은 한결같이 검사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대 엘리자베스 핼로랜 교수(생물통계학)는 대규모 검사 시행이 핵심이며 “저렴한 검사법을 개발해 사람들이 원할 때 언제든 검사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논문은 중국의 자료와 이동정보를 토대로 작성됐다. MSI 모델(사회 상호작용 모델)과 통계적 추정기법을 사용, 확인되지 않은 감염자수와 감염률을 추정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1월 23일 우한을 폐쇄한 이후 전면적인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폐쇄 전후로 매우 다른 결과가 도출됐다. 폐쇄 전 양성률은 14%였으나 폐쇄 이후 60%가 나온 것이다.

연구자들은 확진자 1인당 미확인 감염자의 수는 국가에 따라 두 배 정도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우 폐쇄 이전에 미확인 감염자가 증가했고 이들은 평균적인 확진자보다 전염력이 약하긴 하지만, 새 감염자에게서 반드시 경미한 증상만 일으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즉 바이러스 감염과 증상의 정도는 별개 문제이며 증상은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샤먼 박사는 “경증상자로부터 전염됐다는 이유만으로 자신도 가볍게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된다. 당신도 I.C.U(집중치료실)로 가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