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인공지능 안무작 ‘비욘드 블랙’ 공연
국내 최초 인공지능 안무작 ‘비욘드 블랙’ 공연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0.06.2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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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신작, 온라인으로 초연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남정호)이 신창호 안무가의 신작 <비욘드 블랙>을 6월 26-27일 온라인 무대에서 초연한다. 6월 26일(금)에는 국립현대무용단 네이버 TV와 네이버 V Classic 채널에서, 6월 27일(토)에는 국립현대무용단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비욘드 블랙>은 당초 4월 17-19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봄의 제전>(안무 안성수)과 함께 공연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었다. 이후 6월 10-13일 무관중 상태에서 촬영된 이번 공연은 영상 상영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편집돼 온라인 초연을 하게 된다.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꾸준히 탐구해온 신창호의 <비욘드 블랙>은 인공지능이 안무한 움직임이 등장하며, 인공지능이 직접 추는 춤도 만나볼 수 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춤추는 인공지능’ 마디(Madi)가 무용수 8명의 움직임 데이터를 학습해 안무를 고안해냈다. ‘마디’는 뼈와 뼈가 맞닿는 부분인 ‘마디’를 뜻하기도 하고, 인간과 인공지능의 ‘연결’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비욘드 블랙', 인공지능의 움직임 학습, 재창조 사례(c)Aiden Hwang(사진=국립현대무용단)
'비욘드 블랙', 인공지능의 움직임 학습, 재창조 사례(c)Aiden Hwang(사진=국립현대무용단)

‘마디’의 안무 작업을 위해서는 무용수 8명의 움직임을 데이터화시켜 학습시키는 과정이 필요했다. 크로마키 앞에서 무용수를 촬영하고, 움직임을 추출해 입력하는 방식이다. 인공지능은 입력된 정보를 점과 선으로 코딩해 단순화하고, 이를 독특한 방식으로 재배열하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안무했다. 256분 분량을 학습해 1,000분 가까이 되는 움직임을 만들어냈는데, 학습량이 많아질수록 움직임도 정교해져서 완성도 높은 안무를 <비욘드 블랙>에 적용할 수 있었다. <비욘드 블랙> 속 ‘마디’의 안무는 무용수들의 몸을 통해 재현되며, LED 패널에 영상이 투사되는 방식을 통해 ‘춤추는 인공지능’의 실체를 직접 만나볼 수도 있다.

6월 10-13일 나흘간 진행된 촬영은 영화 촬영장을 방불케 했다. 무용수들은 장면별 움직임을 여러 번 수행하며 카메라에 담긴 자신의 모습을 모니터하는 등, 평소 경험하지 못했던 촬영 환경에 적응했다.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한 번의 흐름으로 진행되는 공연과 달리, 영상화를 위해 장면을 나누고 촬영한 <비욘드 블랙>에서는 어떤 차이점이 발견될지 관찰해보는 것도 감상 포인트이다.

'비욘드 블랙' 촬영현장(c)Aiden Hwang(사진=국립현대무용단)
'비욘드 블랙' 촬영현장(c)Aiden Hwang(사진=국립현대무용단)

국립현대무용단은 온라인 상영회 전, 관객들이 <비욘드 블랙>을 더 자세히 알아보고 친근하게 만날 수 있도록 안무가와 출연 무용수(한대교, 함희원)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한다. 25일(목) 국립현대무용단 대표 SNS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안무자 신창호는 파격적 에너지로 가득한 안무와 현재-미래를 관통하는 실험성으로 명성이 높다. 2018년 국립무용단과 협업한 <맨 메이드>에서 VR를 활용해 기술-무용의 결합을 실험한 바 있으며, 이후 인공지능을 다루는 <IT>를 제40회 서울무용제 무대에 올렸다. 기술과 미래에 관한 꾸준한 탐구를 바탕으로 이번 <비욘드 블랙>도 작업했다.

안무가 신창호 교수(사진=국립현대무용단)
안무가 신창호 교수(사진=국립현대무용단)

국내외 무용단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그는 안무작이 국외로 수출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그의 대표작이기도 한 <No Comment>와 <Platform>이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발레단의 레퍼토리로 수출됐던 것. 한국 안무가의 작품이 유럽 직업 발레단에 고정 레퍼토리로 수출된 첫 사례다. 2012-2017년에는 이 발레단의 객원안무가로 활동했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국립현대무용단 '비욘드 블랙' 포스터
국립현대무용단 '비욘드 블랙'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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