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실하 초대전 ‘한글, 우주를 품다!‘
우실하 초대전 ‘한글, 우주를 품다!‘
  • 이미우 기자
  • 승인 2021.02.09 23: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산문화 연구가의 색다른 작업, 한글만다라와 신년화
글자와 형상의 다층기법도 주목할만
우실하, '한글 만다라 2020 - ㅋ 1' 종이에 채색ㆍ우유, 123.3×246.5cm, 2020
우실하, '한글 만다라 2020 - ㅋ 1' 종이에 채색ㆍ우유, 123.3×246.5cm, 2020

[더프리뷰=서울] 이미우 기자 = 우실하 작가의 전시 <한글, 우주를 품다! 한글 만다라와 신년화>가 2월 27일까지 삼선교 아트노이드178에서 열린다. 오랫동안 동북아시아의 고대 역사와 문화, 종교, 사상을 연구해온 전문가(한국항공대 인문자연학부 교수, 동양사회사상학회 부회장)인 우 작가는 지난 3일부터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에서 한글 만다라 18점과 신년화 13점을 선보인다.

그간 단체전, 기획전에는 참여해 왔으나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실하, 2021 '신축년 신년화(辛丑年: 소의 해)' 종이에 채색, 우유, 101.5×50.3cm, 2020.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내고 새롭게 한 해를 보내기를 염원하는 신축년 신년화.
우실하, 2021 '신축년 신년화(辛丑年: 소의 해)' 종이에 채색, 우유, 101.5×50.3cm, 2020.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내고 새롭게 한 해를 보내기를 염원하는 신축년 신년화.

신년화 작업은 작가가 2009년 기축년(己丑年)부터 매년 그려온 것으로, 올해 신축년(辛丑年)을 맞아 작가로서는 12지지의 해를 모두 다루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그의 신년화는 그때그때 국내외 상황을 고려해 다양한 형태의 부적을 응용하고 있는데, 올해 신년화에는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하는 ‘전염병퇴치부’를 그려 넣었다. 신축년의 신(辛)과 축(丑)이 각각 칼과 맹금류의 발톱을 의미하니, 코로나19 전염병을 ‘휘어잡고 잘라버리길’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한그르 만다라 2020 - ㅈ4' 49.5X118.4cm
'한글 만다라 2020 - ㅈ4' 49.5X118.4cm

작품에 담긴 사상적 배경 외에도 작가 특유의 제작기법은 또 다른 흥미를 유발한다. 우유를 이용해 글자와 형상들을 여러 겹으로 쌓거나, 붓글씨를 탁본 기법에 적용해 글자를 도드라지게 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통해 실현된 기법들은 작품의 의미를 한층 부각시킨다.

'한글 만다라 20202 - ㅈ7' 98.6X50cm
'한글 만다라 2020 - ㅈ7' 98.6X50cm

“작가는 왜 그 오랜 연구를 하나의 총체적 이미지로서의 작품으로 전환했는가. 내부에서 끊임없이 추동하는 어느 욕구가 학자를 작가로 내몰았던 걸까. (…) 지금까지 연구해왔던 내용−명리학의 내용, 음양오행의 원리, 역사적인 문양과 도상, 중국문명과 한국문명의 발자취, 한글의 원리−을 제한된 형식 안에 총체적으로 이끌어오는 데 성공한 이번 작품들은 그래서 중심과 무한한 변용을 동시에 품고 있는 만다라와 닿아 있다.” - 김태은(아트노이드178 디렉터)

“이번 전시의 주제인 ‘한글이 품은 우주’란 아마도 그의 책 <동북공정 너머 요하문명론>(2007)의 서문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중근 의사와 김구 선생을 떠올리듯 책의 서문의 제목을 “‘동북아 문화공동체’와 ‘동북아 르네상스’를 위하여”라고 붙였다. (...) 새로운 천년의 빛을 꿈꾸는 것이 단지 몽상적인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오랫동안 궁구하고 실천해왔고 그 결과, 이처럼 생동하는 감각이 어울리는 매력적인 회화로 전시를 열게 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 김노암(LG시그니처아트갤러리 예술감독)

'2017 정유년(丁酉年: 닭의 해) 신년화' 46.2X81cm
'2017 정유년(丁酉年: 닭의 해) 신년화' 46.2X81cm

선 하나하나에 꿈을 담아 접던 종이학, 작가는 여기서 자신이 아니라 종이학이 지녔을 꿈을 상념해 본다. ‘날갯짓 없이도 구만리 장천을 나는 대붕’(1993년 작가의 글 중)의 꿈, 비상하는 한 마리 새의 외침이 전시장 곳곳에 울려 퍼지는 듯하다.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설연휴 및 월요일 휴관). 아트노이드178은 ‘경계-감각-언어’의 관계를 탐구하는 문화예술공간이다.

포스터
우실하 초대전 ‘한글, 우주를 품다!‘ 포스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