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의 새로운 시도 - 합창교향곡 ‘아리랑, 끝나지 않은 노래’
국립국악원의 새로운 시도 - 합창교향곡 ‘아리랑, 끝나지 않은 노래’
  • 이미우 기자
  • 승인 2021.06.0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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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창법-벨칸토, 전통악기-서양악기에 발레까지, 웅장한 대형 관현악
아리랑, 끝나지 않은 노래 포스터 (사진 제공=국립국악원)
<아리랑, 끝나지 않은 노래> 포스터 (사진제공=국립국악원)

[더프리뷰=서울] 이미우 기자 =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예술감독 이용탁)은 6월 10일(목)부터 12일(토)까지 제100회 정기공연 <아리랑, 끝나지 않은 노래>를 예악당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국악관현악과 합창이 함께하는 70여 분 길이의 합창교향곡으로 총 4개 악장으로 구성됐다.

국악계에서 합창교향곡을 창작, 연주하기는 매우 드문 일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국립국악원 개원 70주년을 기념해 이번 신작을 70분 짜리 대곡으로 만들었다.

창작악단측은 “이번 공연을 통해 동서양 음악의 화합을 추구, 국악의 세계화를 도모하고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을 넓혀 새로운 관객을 확장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작품은 ‘아리랑’을 중심으로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며 지금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서사적으로 풀어낸다. 관객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민요와 판소리에 소프라노와 테너, 합창단이 어우러지는 규모 있는 합창교향곡 형식으로 꾸몄다.

또한 악기 편성을 다양화하고 남북과 동서양의 화합을 위해 개량저해금, 북한대피리, 저피리, 서양악기 등을 기존 관현악 편성에 추가해 웅장한 창작 관현악의 진수를 보여주고, 합창에서도 벨칸토와 전통 창법을 조화시켜 동서양의 다채로운 음색을 화합시켰다.

국립국악원 연습 사진(사진 제공= 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연습 장면 (사진제공=국립국악원)

 

고난 속 평화의 염원을 다양한 형식과 변주로

웅장한 서곡으로 문을 여는 1악장 ‘어디선가 멀리서 까치 소리’에서는 우리 민족의 강인한 기개를 위풍당당한 국악관현악의 선율과 장단으로 보여준다. 2악장 ‘우리의 슬픔을 아는 건 우리뿐’에서는 여러 지역의 아리랑을 민요와 판소리, 소프라노와 테너의 4중창으로 엮어 민족의 고난과 애환을 담은 아리랑의 정서를 동서양의 앙상블로 표현한다.

2악장에서 3악장으로 넘어가는 ‘인터메조’에서는 남녀 발레 무용수가 등장해 관현악 연주와 함께 고난 속 평화를 염원하는 정서를 표현한다. 이어지는 3악장 ‘철조망 팻말 위에 산뜻한 햇살’에서는 우리 앞에 있는 시련과 혼돈을 빠른 장단과 다양한 변주로 표현한 ‘아리랑’을 통해 고난을 이겨내는 저항의 정신을 표현한다.

4악장 ‘함께 부르는 노래’는 아리랑을 주제로 새롭게 작곡된 곡으로, 화합과 평화를 그리며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화려하고 다양한 제작/출연진의 면면

제작진과 출연진도 공연의 구성만큼이나 다양하다. 작곡에는 서울윈드오케스트라 전속 작곡가인 서순정 한양대 겸임교수, 대본 구성에는 국립창극단 전 예술감독 유영대 고려대 교수가 참여했고, 연출은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오페라과 교수를 역임한 김홍승 연출가가 맡았다.

출연진에는 합창(위너오페라합창단), 민요(강효주 이화여대 교수), 판소리(국립부산국악원 정윤형), 소프라노(신은혜), 테너(박성규 런던 로열오페라 주역), 발레(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의 김용걸 교수와 홍정민 강사) 등 다양한 장르가 함께한다. 지휘는 이용탁 창작악단 예술감독이 맡는다.

부임 이후 첫 정기공연을 맞는 이용탁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은 한국 음악과 성악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창작악단의 고정 레퍼토리 작품을 제작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동영상 제작을 통해 전 세계에 창작악단의 음악을 알리는 데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공연시간은 주중 오후 7시30분, 주말 오후 5시이며 국립국악원 누리집에서 예매 가능하다. A석 3만원, B석 2만원.

 

악장

제목

내용

출연

1

어디선가 멀리서 까치 소리

웅장하게 시작하는 서곡형식의 관현악곡으로 4 악장에서 사용되는 합창곡 주제의 일부분이 기악으로 제시된다. 우리가 전통적으로 아는 아리랑이 아닌 새로이 작곡된 선율들이 자유롭게 변주곡 형식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관현악 속에서 장단의 변형을 통한 발전과 특정 리듬의 반복이 이 곡의 인상을 강하게 남도록 하였다. 특히 자주 등장하는 소금의 트릴은 부제에 나오는 멀리서 들려오는 까치 소리를 상징하는 요소로 쓰였다.

창작악단

2

우리의 슬픔을 아는 건 우리뿐

민요, 판소리, 소프라노, 테너의 4중창으로 구성된 2악장은 이전 악장과 상반되게 소규모의 담백하고 절제되어있는 피리와 가야금의 조화로 시작된다. 민족의 애환을 담고 있는 가락과 동, 서양 성악앙상블의 다양한 결합은 아리랑을 주제로 하여 느낄 수 있는 색다른 묘미를 그리고 있으며 마치 사람의 소리를 통해 한(恨)이 깃들어져 있는 애절한 카덴차 (cadenza) 떠오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창작악단

강효주

정윤형

신은혜

박성규

 

인터메조

2악장 노래 선율의 관현악버전(해금 독주와 피리)연주에 맞춘 2인무 발레가 더해진다. 이전의 음악이 가사가 있는 아리랑이었다면 이번에는 아름다운 우리 고유의 수묵화와 같은 선을 몸동작으로 표현하게 되는 시각적인 아리랑이 펼쳐진다.

창작악단

김용걸

홍정민

3

철조망 팻말 위에 산뜻한 햇살

3악장은 암울한 역사 속 아리랑을 상징한다. 시작부터 대포와 총성을 연상케 하는 강한 타악기 소리와 혼돈의 관현악은 전쟁으로 상처받은 우리 역사와 민족을 표현하고 있다. 무수한 세월 속 이 땅 위에서 일어난 침략과 고난으로 인해 오늘까지도 민족 분단으로 그 흔적이 지워지지 않은 현실이 이 곡을 통해 표현되고 있다. 곡 중간에 나오는 자진모리장단의 선율은 4악장에서 희망의 아리랑을 상징하는 선율로 나타난다. 즉 이 3악장은 고난과 희망이 공존하고 있는 오늘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곡 마지막 부분 베이스드럼 위에 떨어지는 쇠사슬과 그 울림은 분단 조국의 상징 휴전선 철조망이 끊어지는 소망을 표현하고 있다.

창작악단

4

함께 부르는 노래

하늘이여, 우리들을 살펴 주소서로 시작하는 4악장은 함께 부르는 모두의 아리랑이다. 이전 모든 곡에서 나왔던 주제 선율이 합창을 통해 자유스럽게 어우러지도록 구성하였고 우리 모두의 염원 통일이 이 작품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임을 상기시키고 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대화합의 장이다. 분단 이후에도 단 하나의 노래 아리랑은 남과 북에서 공통으로 불리고 있다. ‘오늘의 아리랑이 내일은 이 땅의 통일의 태양으로 밝게 빛나기를 이 작품을 통해 염원한다.

창작악단

위너 오페라합창단

강효주

정윤형

신은혜

박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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