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시일반’ 춘천공연예술제, 20주년 기념공연으로 개막
‘십시일반’ 춘천공연예술제, 20주년 기념공연으로 개막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1.07.1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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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의 자발적 참여로 일궈낸 '탈(脫)자본 축제'
역대 참가 예술가들로 20회 기념공연 프로그램 구성
김용걸 'obliviate'(제공=텐스푼)
김용걸 'obliviate' (사진제공=텐스푼)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올해 제20회로 성년을 맞이한 춘천공연예술제(구 춘천아트페스티벌)가 오는 13-17일 특별공연으로 페스티벌의 막을 올린다. 축제극장 몸짓에서 펼쳐질 이번 특별공연은 전통춤, 현대무용, 국악과 재즈 등 4편의 무대로 구성됐다. 축제의 전체 일정은 8월 21일까지 계속된다. (더프리뷰 5월 17일자 및 6월 18일자 참조)

첫날인 13일(화)에는 고성오광대보존회 예능보유자이며 국가무형문화재 제7호인 이윤석, 강원도립무용단 상임안무자 윤혜정 등 7인의 명인춤전이 펼쳐진다.

명인춤전_윤혜정 '중부살풀이'(제공=텐스푼)
명인춤전_윤혜정 '중부살풀이'(사진제공=텐스푼)

14일(수)에는 컨템포러리 안무가 3인의 작품을 공연한다. 춘천아트페스티벌에 6회나 참가했던 장은정 안무가가 가야금 연주가 정민아와 함께 <정확한 침묵>을 공연하고, 박호빈 안무/출연의 <시간 속의 음영>, 그리고 동양인 최초 파리국립오페라발레단 솔리스트 출신의 김용걸 안무가의 섬세한 연기가 돋보이는 <obliviate>(망각)이 무대에 오른다.

제로포인트 모션(박호빈) '시간속의 음영' (제공=텐스푼)
제로포인트 모션(박호빈) '시간속의 음영' (사진제공=텐스푼)

16일(금)에는 Devel(이한응)과 피트정이 ‘춘아페 재즈클럽 1’이라는 주제로 <Zone> <초상화>등을 연주한다. 이들은 모두 춘천아트페스티벌의 단골 뮤지션들이다. 17일(토)에는 최근 음악방송 프로그램인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서 감미로운 판소리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소리꾼 이한서가 이끄는 한다두의 공연이 관객들의 기대를 모은다.

한다두 공연장면(제공=텐스푼)
한다두 공연장면 (사진제공=텐스푼)

한편 8월 20-21일 폐막무대는 배익한 재즈 오케스트라(20일)와 유희스카(21일)가 장식한다. 배익한 재즈 오케스트라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18명의 재즈 뮤지션으로 구성된 빅밴드 연주로 친숙하고 웅장한 재즈곡을 들려준다. 유희스카는 스카밴드 킹스턴루디스카와 놀이패 연희컴퍼니 유희가 합친 공연으로 스카와 레게 음악을 한국적 감성으로 풀어낸 스웩 넘치는 놀이판이다.

유희스카 (c)Kim Shin Joong
유희스카 (c)Kim Shin Joong

춘천아트페스티벌의 시작,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춘천아트페스티벌은 2002년 ‘춘천무용축제’로 시작해 지금의 KT&G상상마당 춘천아트센터 야외 무대에서 첫 공연을 올렸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문화행사를 준비하던 스태프들이 자본 논리를 떠나 시스템으로 자부할 수 있는 실험적 무대를 마련하자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공연이 많지 않은 시기인 여름 휴가철, 남은 장비와 인력을 모아 재능기부형 순수공연예술 축제를 만든 것이 바로 춘천아트페스티벌이었다. 이후 2011년까지 호수를 둘러싼 천혜의 자연을 품은 야외 공연장에서 음악과 무용 중심의 공연을 펼쳤다.

최웅집 총감독은 “자본의 논리를 떠났을 때, 돈이 적다고 대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예술가와 스태프들이 예술적 책임을 더 크게 느끼는 것이 축제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이었다”고 말했다.

춘천아트페스티벌을 다시 찾는 이유
춘천아트페스티벌에는 첫해인 2002년부터 작년까지 209개 단체 827명의 예술가와 744명의 스태프가 참여했다. 축제 초기에는 국내 대표적 민간 발레단인 서울발레시어터를 비롯해 안성수픽업그룹, Lee K. Dance 등을 비롯해 지금까지도 국내 현대무용계의 주축이 되고 있는 규모와 실력을 갖춘 단체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또한 킹스턴루디스카, 넘버원코리안밴드, 노영심, 강허달림, 기타리스트 김광석 등 독창적이고 탄탄한 음악세계를 구축한 실력파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다. 재능기부로 십시일반 만들어가는 축제이기에 이들의 자발적이고도 헌신적 참여는 더욱 값진 것이었다.

장승헌 예술감독은 “춘천아트페스티벌에 '안 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오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름철이 되면 마음이 춘천으로 향한다고 합니다. 적은 예산임에도 예술가와 스태프들의 재참여율이 높다는 것은 축제에 대한 만족도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무용 부문을 보면 권령은, 장은정, 이경은, 안성수, 박수인, 그리고 현재 앰비규어스 컴퍼니를 이끄는 김보람 등이 단골로 참여하고 있다. 음악 부문에서도 재즈 분야의 이한응(올해는 Devel이라는 이름으로 비트작곡가로 활동한다), 킹스턴루디스카와 오상목(드럼)과 임대섭(베이스) 등 내로라 하는 예술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축제를 풍성히 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제20회를 맞아 ‘춘천공연예술제’로 이름을 바꾸고 무용, 연극, 음악 등 다양한 공연예술 교류의 장으로 한 단계 더 높은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

리케이댄스의 안무가 이경은은 “춘천아트페스티벌의 철학과 방향성, 그리고 사람들이 좋습니다. 춘천아트페스티벌에 참가했던 좋은 추억이 있어 리케이댄스 단원들이 좋아합니다.”라며 축제에 여러 차례 참여한 동기를 밝혔다.

또한 안겸, 이가영 안무가(모므로움직임연구소)는 자신들의 첫 작품인 <보통 사람들>을 지난 2013년 국제현대무용제(MODAFE)에서 초연한 후 같은 해 8월 춘천아트페스티벌에서 다시 선을 보였다. 이들은 “너무나 뜨거웠던 여름, 춘천에서 관객들과 나누었던 시간은 아직까지도 짙게 남아 있으며,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관객들과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기를 희망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렇듯 춘천아트페스티벌은 춘천을 떠나 국내 공연계에 중요한 축제로서 지난 20년간 꾸준히 성장하며 예술가와 스태프들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올해부터 새롭게 이름 불려질 ‘춘천공연예술제’는 7월 13일부터 8월 21일까지 축제극장몸짓, 춘천인형극장, 담작은도서관에서 개최된다. 상세한 일정 및 프로그램은 홈페이지 참조.

춘천공연예술제 20주년 기념공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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