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미공개 소장품전’ - 21인 기증 컬렉션
‘국립국악원 미공개 소장품전’ - 21인 기증 컬렉션
  • 전수산나 기자
  • 승인 2021.09.2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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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70주년 특별전시, 국악의 근현대사를 미공개 유물로 만난다
국립국악원 미공개 소장품전 포스터 (사진제공=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미공개 소장품전 포스터 (사진제공=국립국악원)

[더프리뷰=서울] 전수산나 기자 = 국립국악원은 개원 70주년을 맞아 그동안 기증자들로부터 받은 유물을 중심으로 근현대 국악사를 조망할 수 있는 특별전 <국립국악원 미공개 소장품전: 21인의 기증 컬렉션>을 지난 9월 11일 개막, 내년 2월 27일까지 국악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국립국악원은 1995년 국악박물관을 개관했다. 이후 2007년 국악 아카이브를 신설, 기증을 통해 자료를 수집했다. 국악박물관은 현재까지 103명의 기증자로부터 약 18만 점의 유물을 수집했고, 그동안 한 번도 소개되지 않은 21인의 유물 113점을 이번에 전시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유물에 얽힌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국악인과 기증자와의 다양한 관계 속 의미를 통해 국악의 지난 역사를 반추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그간의 전시와는 달리 유물에 남겨진 예술가와 수집가의 삶을 주제로 21인의 기증자를 국립국악원 사람들, 예술가와 애호가, 학자와 작곡가로 구분해 다양한 이야기를 선보인다.

국립국악원 최초의 해외공연과 삼천리가무단의 미국공연

이번 전시 유물 중 일부는 1960년대 이후 국악이 해외로 뻗어나가기 시작한 역사를 말해준다. 특히 1964년 3월 16일부터 21일까지 있었던 국립국악원 최초의 일본 공연은 팸플릿과 신문기사, 공연 티켓과 일정표를 비롯해 공연 직후 일본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공연단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기증자는 전 국립남도국악원장 윤이근과 당시 공연에 참가했던 국악학자 장사훈).

1964 국립국악원 도일공연 팸플릿 (사진제공=국립국악원)
1964 국립국악원 도일공연 팸플릿 (사진제공=국립국악원)

이후 1964년 4월 민간 전통예술단체인 삼천리가무단은 아시아 소사이어티의 초청으로 뉴욕 카네기홀과 링컨센터 필하모닉홀에서 연주를 했다. 당시 공연 포스터와 호텔 영수증을 비롯, 공연 실황의 일부를 전한 현지 라디오 방송의 뉴스와 인터뷰를 확인할 수 있다. 관련 유물은 미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 1995년 한국으로 귀화한 해의만(海義滿, 본명 알렉 헤이먼, 1931-2014)의 기증품이다.

1964 삼천리가무단 라디오방송 음원 (사진제공=국립국악원)
1964 삼천리가무단 라디오방송 음원 (사진제공=국립국악원)

 

윤이상도 흥분시킨 독일 본 공연의 뜨거운 무대

1973년 8월 29일부터 12월 16일까지 110일 동안 유럽 순회공연을 이어간 국립국악원의 정악(正樂, 궁중음악과 풍류음악)과 정재(呈才, 궁중무용) 공연 모습이 담긴 기록물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1973년 10월 독일 본(Bonn) 공연에서는 국립국악원의 유럽 공연 소식을 접한 작곡가 윤이상이 공연 사회와 해설을 자처해 한국의 음악을 직접 소개했다. 당시 궁중무용 <춘앵전>을 처음 접한 후 훗날 <무악(舞樂)>이라는 작품을 작곡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 자료를 비롯해 윤이상의 당시 공연 해설 육성을 들을 수 있다. 관련 유물은 모두 당시 공연에 무용수로 참여했던 박숙자 전 국립국악원 무용단 예술감독이 기증했다.

1973 유럽순회공연 파리공연 팸플릿 (사진제공=국립국악원)
1973 유럽순회공연 파리공연 팸플릿 (사진제공=국립국악원)

이외에도 국악을 아끼고 지켜온 이들의 세월과 노력이 담긴 유물들도 눈에 띈다. 삼성그룹 창립 초기 기업인이자 대구/경북지역의 풍류 애호가인 허순구는 다수의 필사 악보와 악기를, 5대째 국악을 잇고 있는 정가 명인인 가객 이동규는 시조 강습교재를 비롯한 고악보 등 국립국악원과 관련된 유물 기증으로 전시의 풍부함을 더했다.

악보 (사진제공=국립국악원)
악보 (사진제공=국립국악원)

이번 전시를 총괄한 서인화 국악연구실장은 “귀중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애써 모은 귀한 자료를 기증해주신 수집가 분들 덕분에 이번 전시가 가능했다”면서 “앞으로 국악박물관은 자료 나눔과 공유를 통해 시대적 가치를 돌아보고 국악 정보의 허브 역할에 앞장서 국악의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전시와 관련된 기증자들의 연계 특강도 10월부터 진행된다. 또 새로운 국악박물관의 전시콘텐츠, 국악뜰을 배경으로 한 실감형 전시콘텐츠는 지난 9월 15일부터 진행 중이다. 관람료 무료.

국악박물관 (사진제공=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사진제공=국립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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