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춤길 인생 김은희, 무대에 꽃을 피운다
60년 춤길 인생 김은희, 무대에 꽃을 피운다
  • 김형석 기자
  • 승인 2021.11.0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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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금슬-이매방 두 스승의 발자취 따라 새로운 길을 여는 무대
2018년 국립국악원 수요춤전 공연에서 스승 이매방 선생을 회고하고 있다. (사진 = 더프리뷰 김형석 기자)
2018년 국립국악원 수요춤전 공연에서 스승 이매방을 회고하는 김은희 (사진 = 더프리뷰 김형석 기자)

[더프리뷰=서울] 김형석 기자 = '작은 거인'이라 불리우며 무대에서 무한한 기운을 발산하는 전통무용가 운초 김은희의 <춤 인생 60년 나의 스승, 나의 춤> 공연이 오는 11월 20일(토) 오후 7시 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펼쳐진다.

오로지 춤이 좋아 지난 60년간 한평생 외길 춤인생을 걸어온 시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춤인생에 새로운 시작점이 되고자 기획한 공연이다. 특히, 스승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춤으로 깨우친 인생 철학을 다시 춤으로 풀어내어 그녀만의 전통춤 어법으로 안무한 작품 두 편이 올라 더욱 의미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은희의 춤 인생 60년 나의 스승, 나의 춤 공연 포스터.
김은희의 '춤 인생 60년 나의 스승, 나의 춤' 공연 포스터.

이번 공연은 스승 박금슬의 <춤동작>, 이매방의 <입춤> <살풀이춤> <승무>, 그리고 김은희의 발굴 복원작 <밀양검무>와 신작 <운초 북놀음> <김은희 즉흥무> 총 7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무대의 막을 여는 작품 <운초 북놀음>은 김은희가 경북예고 재학시절 익힌 9고무의 가락과 별달거리-터벌림-엇모리-자진모리-휘모리 장단을 세 개의 북으로 연주하며 다양한 리듬에 음악적 요소와 춤이 가미된 새로운 작품이다. 흥겨운 가락과 깊은 울림의 북소리는 신명과 환희를 선사한다.

두 번째로는 자신의 춤의 가장 밑거름이 된 박금슬 선생의 기본무 <춤동작>을 작품화, 무대에 올린다. 박금슬 선생은 구전돼 온 우리춤의 춤사위 용어를 정립, 우리춤의 기본동작 훈련을 위해 하체․상체동작, 전체동작, 굿거리춤, 입춤, 살풀이춤 등 체계적인 단계로 기본무를 구성하였다. 이번 무대에서는 ‘하체․상체동작’ 과 ‘박금슬류 살풀이춤’을 선보인다.

김은희의 이매방류 승무.  (사진 = 더프리뷰 김형석 기자)
김은희의 '이매방류 승무' (사진 = 더프리뷰 김형석 기자)

또한, 스승 이매방 춤에서 가장 잘 알려진 <승무> <입춤> <살풀이춤>이 무대에 오른다. 김은희는 2015년 이매방 선생 타계 이후 기록으로 남은 영상 속 스승의 춤을 연구하며 지속적으로 이매방류의 원형을 탐구, 이번 무대에서 승무와 살풀이춤 완판을 선보인다. 방 안에서 사방을 돌며 추면서 음양의 원리가 명확히 드러나며 원형과 태극선으로 진행되는 이매방류 춤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사각이 아닌 원형 무대의 개념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이어서 김은희 자신이 걸어 온 춤의 인생 중 가장 보람된 일로 1988년부터 고증을 거쳐 발굴해 낸 <밀양검무>로 공연 분위기가 반전된다. <밀양검무>는 18세기 초 조선 영조시대에 활동한 밀양 기녀 운심(雲心)이 '밀양응천교방'에서 익힌 검무로, 한양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유명해졌으며 조선후기 실학자 박제가의 <정유문집> 중 <검무기劍舞記>(1769)에 그 형식과 내용이 정확히 기록되어 있다.

이 춤은 두 무용수가 양손에 긴 칼을 들고 날렵한 춤사위로 공격과 방어를 하고 마지막에 칼을 던지며 끝나는 무술적 성격을 지닌 쌍검무이다. 두 사람이 서로 마주 춤추면서 평화로운 세상을 영위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마지막 작품은 김은희 춤의 근간이 되는 박금슬 기본과 이매방류 춤의 원리로 그녀만의 개성과 색깔을 담아 이번 춤 인생 60년을 정리하면서 새롭게 만든 <김은희 즉흥무>이다. 자연의 섭리대로 살아가는 인생의 희노애락을 내고, 달고, 맺고, 푸는 기경결해의 춤호흡으로 표현하여 깊이와 내공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춤에 오랜 내공과 연륜이 담겨 있다. 추면 출수록 그 깊음이 전해지는 이 춤은 김은희 춤인생의 귀결이다.

김은희는 1953년 밀양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춤을 배우기 시작, 밀양여중 재학시절 <밀양아리랑> 원형을 발굴하여 무용극으로 안무한 박금슬 선생을 만나 춤의 기본을 이루었고, 이후 이매방 선생으로부터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와 제97호 살풀이를 이수 받아 전통춤을 완성하였다.

20-30대에 창작춤과 전통춤을 꾸준히 추어 온 그녀는 1988년부터 조선 영조시기 밀양 출신 기녀 운심(雲心)의 검무를 복원했고 현재까지도 지속적인 연구를 해 오고 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박제가의 <검무기>에 상세하게 묘사된 것을 바탕으로 춤사위를 연구하고 고증을 통해 무예적 춤사위, 무구, 의상 등 조선 후기 검무의 특징을 그대로 복원해 냈다.

현재 밀양검무보존회 회장, 김은희우리춤움직임원리연구회 회장, 한국전통춤보존회 부이사장직을 맡고 있으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춤에 대한 이론적 연구도 계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투브 개인 채널 ‘김은희우리춤움직임원리연구회’를 운영하며 박금슬 선생의 춤동작 기본과 이매방 선생의 작품들을 우리춤 움직임 원리로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영상을 제작하여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인터파크와 국립국악원 홈페이지에서 예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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