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진 신작 ‘당신은 x-being을 초대하지 않을 수 없다’
장혜진 신작 ‘당신은 x-being을 초대하지 않을 수 없다’
  • 이시우 기자
  • 승인 2021.12.21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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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다원예술 활동지원 Reboot 지원사업 선정
포스터(제공=)
<당신은 x-being을 초대하지 않을 수 없다> 포스터
(제공=혜진 장 댄스)

[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혜진 장 댄스(예술감독 장혜진)는 ‘2021년 다원예술 활동지원 Reboot 지원사업’에 선정된 신작 <당신은 x-being을 초대하지 않을 수 없다>를 선보인다.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 12월 26일(일) 오후 5시 30분, 27일(월) 오후 7시 30분. 

두 명의 퍼포머(장혜진, 김명신)와 여러 오브제의 만남은 부조화로운 신경계의 리듬을 만들어 낸다. 공연은 거기에서 시작한다. 복수의 신체, 복수의 사물, 복수의 목소리로 인한 리듬의 뒤얽힘과 상호작용은 연금술처럼 무리의 몸을 관통한다. 무리는 희미하게 흔들거리는 유령적인 존재자 x-being으로 이곳에 초대된다.

<당신은 x-being을 초대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삶과 죽음 간의 딱딱하고 얇은 분리를 초월하는 ‘의식’에 다양한 방법으로 침투하는 작업이다. 의식은 생명과 비생명, 존재와 비존재의 사이를 느슨하게 한다. 의식은 흐르는 것이고 유영하는 것이다. 우리의 주위, 내부, 그리고 곁에서 희미하게 어른거리는 것이 의식이자 영혼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서로와 함께할 수 있을까? 내부와 외부의 투과적인 구조에 주목하면서 공동의 존재 양태를 살핀다. 사회 안에 처한 ‘몸’은 타자를 만나면서 자신의 빗장을 여는 경험을 한다. 역병의 시대를 사는 우리의 흐르는 의식과 신경계는 투쟁, 도피, 휴식, 애도, 상실 사이에서 어떻게 진동하며 흔들거릴까?

“인류는 어떤 살아 있는 이상적인 개체로서가 아니라 이 배제된 중간, 즉 두 종류의 죽음 사이의 유령적 영역을 통해 사고되어야 한다.” - 티머시 모턴

혜진 장 댄스는 생로병사를 겪는 몸과 그 흔적에 주목하며 춤 창작, 연구, 공연, 집필, 담론을 진행하는 프로젝트 그룹이다. 생존을 위한 인간 신경계의 움직임을 몸-춤-안무로 바라보고, 이를 라이브 아트의 사건으로 기획한다. 2008년 미국과 오스트리아에서 데뷔했고, 동시에 미국 댄스 매거진(Dance Magazine)의 '주목할 만한 여성안무가 단체'로 추천됐다. 가족 병력인 피부병을 리서치해 몸과 사회를 구성하는 표면으로서의 피부에 대한 첫 작품 <열린 적힌 피부 open skin inscribed>은 큰 호평을 받았다.

장혜진은 뉴욕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무브먼트 리서치 상주예술가 프로그램(2009-11)에 선발되면서 본격적으로 북중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오스트리아 댄스웹 펠로우(2011), 루마니아 국립현대미술관-국립무용센터 상주안무가(2011), 네덜란드 댄스랩 상주안무가(2011), 미국 뉴욕 라이브 아트 상주안무가(2014-15), 미국 노잉 댄스 모어 초청안무가(2017), 멕시코 라보라토리오 콘덴사시온 상주예술가(2018) 등으로 활동하며, 세계 30여 개 도시의 축제와 예술기관에서 리서치 결과를 공연 형식으로 발표했다.

2021년 12월 현재 일본 세종재단의 상주예술가로 온라인 레지던시와 리서치를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시댄스)와 국제현대무용제(모다페) 등에서 <이주하는 자아 문의 속도> <미소서식지 몸> <흐르는.> 등을 공연했다.

올해 시댄스에서 공연한 <흐르는.>에 대해 무용비평가 김남수는 “‘무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개방하면서 여성적 신체의 유동하는 내부 혹은 ‘사잇공간’의 고백을 겨우 혹은 간신히, 그러나 가장 강렬하게 토해내는 안무는 굉장히 문제적이었고, 전체적으로 지금부터 사유의 묵히는 시간 동안에 천천히 음미해봐야 할 걸작이 아닌가 한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장혜진은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에서 무용을 전공했으며 미국 미시간대학교 무용 석사과정과 홀린즈대학교 안무 석사과정을 마쳤다. 역동적 신경인지 심상(Dynamic Neurocognitive Imagery) 중심의 소매틱 과정인 ‘프랭클린 메소드(Franklin Method)’의 공인 움직임 교육자이기도 한 그는 ‘적재적소성’, 즉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 순간의 창발을 가장 안무적인 것이라 부르며, 이 창발의 신경미학을 좇아 작업에 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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