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찬 ‘르네상스 컬렉션’ 일부 음반 디지털화 자료 제공
박용찬 ‘르네상스 컬렉션’ 일부 음반 디지털화 자료 제공
  • 이시우 기자
  • 승인 2021.12.2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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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술디지털아카이브에서 디지털 음원과 이미지로 감상
(제공=)
유성기 플레이어
(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음악애호가이자 음반수집가인 고(故) 박용찬(1916-1994) 선생이 기증한 ‘르네상스 컬렉션’ 중 일부 음반을 디지털화, 아르코예술기록원 디지털 아카이브 홈페이지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르네상스’는 한국전쟁 당시인 1951년 피난지 대구에서 박용찬 선생이 일본 유학 시절부터 수집해 온 수천 장의 음반과 음향기기들로 개업한 음악감상실이다. 피난 온 예술인과 군인들도 즐겨 찾던 이곳은 1954년 서울로 이전, 인사동을 거쳐 1960년에 종로1가로 자리를 옮긴 후 음악학도, 문화예술인, 고전음악 애호가 등이 모여들어 클래식 음악을 중심으로 한 명연주 음반을 감상할 수 있는 안식처이자 소통의 장이 되었다.

박용찬 선생은 몇 차례 폐업 위기에도 불구하고 애호가들의 지지에 힘입어 1987년까지 운영해 온 르네상스의 문을 닫으면서, 보유하던 음반과 각종 기자재 및 소장품을 아르코예술기록원(당시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자료관)에 1987년 기증했다. 이 기증 자료를 토대로 구축된 르네상스 컬렉션의 규모는 유성기 음반 약 3천점, LP 음반 약 3천400점, 도서 약 400권, 축음기와 앰프, 기타 실내장식품과 입장권 등 총 6천800여 점에 달한다.

르네상스 컬렉션은 20세기 후반 음반애호가들이 향유하던 감상 문화와 근·현대 음악사가 만나는 접점으로서의 가치에 주목해 구축된 컬렉션이다. 한국 음악가들의 작품·연주를 녹음한 <한국 유성기 음반 시리즈>에는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시기까지의 연주사와 음반사를 비롯한 한국 음악사와 공연예술사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이 포함돼 있으나, 재생방식의 특성상 음원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음반을 디지털화해 제공한다.

1915년에서 1943년 사이에 VICTOR, 일본축음기상회, 일동축음기상회, COLUMBIA, CHIERON, POLYDOR, OKEH 등 음반사에서 나팔녹음과 전기복음 방식으로 취입된 총 137점(274면)의 음반을 디지털화했다. 

특히 대다수를 차지하는 판소리와 단가, 잡가, 신민요, 창극, 산조 등의 음원은 전통음악과 극예술의 원형 및 변천과 이에 미친 음반 매체의 영향력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소리 기록이다. 취입량이 적었던 한국 음악가들의 서양음악 음반 가운데 합창·중창곡을 포함한 한국 성악곡, 유럽민요 번안곡, 가곡, 클래식 기악 소품 등 일부 음반도 남아 있다.

<르네상스 한국 유성기 음반 시리즈>는 한국예술디지털아카이브에서 디지털 음원과 이미지로 감상할 수 있고, 내년(2022년) 6월 아르코예술기록원 재개관 이후 서초동 열람실에서도 청취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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