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한국문학번역원)
[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이하 번역원)이 주최하는 ‘2021 해외독자 대상 한국문학 리뷰대회’가 지난 4월부터 12월까지 진행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대회에는 13개 국가가 참여하고 1천100여 건의 리뷰가 접수돼 한국문학에 대한 해외의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창립 25주년을 맞은 번역원은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으로서의 한국문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다양한 문학 관련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해외독자 대상 한국문학 리뷰대회는 올해로 17회째인데, 2005년 이래 지금까지 감상문을 공모해 왔던 방식이 올해부터는 미디어 콘텐츠까지로 확장됐다. 1인 미디어 시대에 맞춰 기존 독후감 형식의 텍스트뿐만 아니라 영상, 오디오, 온라인 콘텐츠 등 다양한 형식의 리뷰가 제출됐다.
우수작으로 선발된 27개 수상작 가운데 최종적으로 종합 우수 콘텐츠 7건이 선정됐다. 최종 대상 수상작은 김영하 작가의 <빛의 제국>을 리뷰한 대만의 팡한잉(龎涵穎). 그는 <그림자가 꿈꾸는 새로운 삶의 빛>이라는 글을 통해 등장인물의 캐릭터와 갈등을 개인의 삶 영역에서 생동감 있게 정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을 통해 한국뿐 아니라 동시대 여성들의 삶의 의미를 되짚어 본 콜롬비아의 헤랄딘 발레로 코바(Jeraldin Valero Coba)도 최종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 외에 일본 치바나오(千葉菜央)의 김초엽 소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 대한 만화 형식의 감상, 스페인 앙헬라 마르티 모우라(Angela Martí Moura)가 제출한 손원평의 <아몬드>에 대한 미디어 콘텐츠가 입상작으로 선정됐다.
올해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인 국가는 브라질과 베트남이었다. 브라질작가협회를 통해 진행된 브라질 리뷰대회는 200명이 넘는 독자가 이북(e-book)에 접속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고, 베트남 여성출판사가 주관한 베트남 대회에도 220여 명의 현지 독자가 참가, 여느 해보다 뜨거운 한국문학 열기를 실감하게 했다. 올해 새롭게 참가한 방글라데시에서는 시상식에 현지 문화부장관 및 관계자가 참석, 한국문학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예년과 달리 1인 미디어를 활용한 다양한 리뷰가 접수돼 온라인 공간에서 한국문학에 대해 소통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특히 1인 미디어 활용이 활발했던 국가는 스페인과 일본으로, 전체 접수 건수의 90% 이상의 작품이 소셜 미디어로 노출돼 현지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대회 이후 스페인에서 손원평 소설 <아몬드>의 판매량이 30% 이상 늘어나 앞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한국문학 콘텐츠 게재와 확산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결선 심사를 진행한 심사위원회도 이번 수상작들에 대해 “전반적으로 한국문화와 한국문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리뷰가 많아 놀라웠다”며 “자신만의 문제의식과 해석을 잘 담아내는 리뷰들로 한국문학이 입체적으로 읽히고 다른 시각으로 이해하는 시간이 됐다”고 호평했다.
대상 수상자인 팡한잉은 “그동안 익숙하면서도 낯선 나라 한국을 드라마나 영화만을 통해 접했으나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국문학 작품을 통해 한국문화를 깊게 이해하는 시간을 마련하게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번역원 곽효환 원장은 “이번 리뷰대회를 통해 한국문학에 대한 세계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며 “앞으로도 리뷰대회가 한국문학이 해외 독자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번역원은 앞으로 한국문학 리뷰대회를 온라인 대회로 확대 개최, 더 많은 지역의 독자에게 현지에서 출간되는 한국문학 작가와 작품을 알릴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