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 <아틸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국내초연
국립오페라단, <아틸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국내초연
  • 이시우 기자
  • 승인 2022.02.0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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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공연일정 및 프로젝트 발표
'호프만의 이야기' 중 '올림피아의 아리아' 장면(제공=국립오페라단)

[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올해 창단 60주년을 맞은 국립오페라단(단장 겸 예술감독 박형식)은 1962년 창단 공연작이었던 <왕자, 호동>을 현대적 연출로 다시 올리고 베르디의 작품 가운데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아틸라>와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를 공연한다.

국립오페라단은 올해 신춘맞이 <오페라 갈라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총 6편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 1962년 국립오페라단 창단 기념작이었던 <왕자, 호동>을 다시 선보이고 <아틸라>와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로 ’국내 초연‘ 시리즈를 이어나간다. 또한 높은 작품성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호프만의 이야기>와 <라 보엠>도 공연한다.

아울러 오페라 전문인력 양성에도 적극 나선다. 국립오페라단은 지난해 시작한 오페라 전문인력 양성 프로젝트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스튜디오‘를 올해는 더욱 심도 있는 커리큘럼으로 진행, 오페라 전문인력과 음악인재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일반인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아카데미‘를 통해 생활 속에서 더욱 가깝게 오페라를 즐기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박형식 단장은 “창단 60주년을 맞는 올해를 기점으로 국립오페라단의 위상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종합예술로서 오페라가 지닌 예술적, 인문학적 가치를 지키면서도 낮은 자세로 국민들에게 한 발짝 다가가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오페라단 공연 모습(제공=국립오페라단)
국립오페라단 공연 모습(제공=국립오페라단)

창단 60주년 기념 특별무대 - <봄을 여는 오페라 갈라 페스티벌> <오페라 어워즈>
국립오페라단은 창단 60주년의 서막을 여는 특별한 무대로 2022년을 시작한다. 우선 60년 역사를 자축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축제의 장으로 오페라 갈라 콘서트 <봄을 여는 오페라 갈라 페스티벌>(2.9-10, 2.12-13,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을 선보인다. 이번 무대에는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스튜디오 단원들과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 다채로운 오페라 아리아를 선사하며 관객들과 기쁨을 나눈다. (더프리뷰 1월 30일자 기사 참조)

3월 12일에는 창단 60주년 기념 <오페라 어워즈>(국립극장 해오름극장)를 개최한다. 국립오페라단의 역사와 함께해 온 오페라계의 원로들과 현재 공연 현장 최전방에서 오페라 발전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예술인 및 관련 분야 종사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창단 60주년을 기념한다. 국립오페라단이 걸어온 눈부신 발전사를 기념하고 향후 한국 오페라가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는 화합의 장을 펼친다.

창단 원년작의 귀환 - 과감한 재해석의 무대 <왕자, 호동>
창단 기념작인 장일남의 오페라 <왕자, 호동>(3.11-12,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을 무대에 올린다. <왕자, 호동>은 <삼국사기>에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창작오페라로, 1962년 국립오페라단 창단공연 작품이다. 고구려의 호동왕자와 사랑에 빠져 적들의 침입을 미리 알려주는 신물(神物) 자명고를 찢어버리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낙랑공주의 이야기를 친숙한 선율과 아름다운 우리말 가사로 만들어 낸 수작이다.

2021년 제작 서정오페라 <브람스...>에서 호흡을 맞췄던 한승원 연출과 여자경 지휘자가 협업하는 이번 작품은 전통적인 무대에서 벗어나 군더더기 없고 간결하며 현대적인 디자인과 몰입도 높은 연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크기변환]왕자호동 갈라 (2)
창작 오페라 '왕자, 호동'(제공=국립오페라단)

베르디의 숨겨진 두 편의 역작 - <아틸라> &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오페라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할 두 작품, 베르디의 <아틸라>(4월 7-1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와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6월 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가 국내 초연된다. ’신의 채찍‘이라 불리며 위대한 정복자, 혹은 잔인한 침략자로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훈족의 왕 아틸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아틸라>. 전설적인 테너 마리오 델 모나코의 아들인 잔카를로 델 모나코가 연출을 맡는다. 베이스 아틸라에 맞서는 바리톤 에치오의 저음 대결 이중창이 기대된다. 로마 사극의 장엄한 오페라로 엄숙함과 전쟁의 잔혹함을 비장하게 표현한다.

베르디의 오페라 중 가장 유명하고 웅장한 서곡이 등장하는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는 3천여 명의 프랑스인이 학살당한 '시칠리아 만종사건'을 주제로 삼은 탓에 프랑스에서는 환영받지 못했다. 그러나 13세기 시칠리아가 프랑스의 혹독한 지배를 참지 못하고 1282년 부활절 저녁기도를 알리는 종소리를 신호탄으로 반란을 일으켜 부당한 침략으로부터 승리했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작품으로, 5막 규모의 대작이다. 오케스트레이션과 성악가의 뛰어난 호흡을 자랑하는 홍석원이 지휘를 맡고, 2016년 국립오페라단 <오를란도 핀토 파초>를 통해 개성 있는 해석을 선보인 파비오 체레자가 연출을 맡는다.

완전한 사랑에 대한 고찰 <호프만의 이야기>, 불변의 스테디셀러 <라 보엠>
오페레타의 귀재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9월 29일-10월 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는 인생과 예술의 의미를 낭만주의 음악에 녹여낸 옴니버스 형식의 오페라이다. 허영에 빠지거나 관능적 탐닉 속에서 사랑을 끝없이 갈구하는 인간의 모습이 투영돼 고통과 좌절, 실패 속에서 피어나는 예술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2019년 오펜바흐 탄생 200주년을 맞아 <호프만의 이야기>를 선보였던 국립오페라단은 프랑스 연출가 뱅상 부사르의 독특하고 대담한 연출, 몽환적이며 감각적인 미장센이 돋보이는 이번 작품을 역동적인 오케스트레이션으로 호평 받는 세바스티안 랑 레싱의 지휘로 다시 한번 선보인다.

2022년의 마지막은 가난하지만 찬란했던 젊은 날의 사랑 이야기 <라 보엠>(12월 1-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 아름답게 장식한다. 춥고 배고픈 젊은 예술가들이 따뜻하게 나누는 우정, 미미-로돌포, 무제타-마르첼로 두 커플의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를 부드럽고 서정적인 선율에 담아낸 푸치니의 걸작이다. 2021년 새롭게 제작된 국립오페라단의 <라 보엠>은 크리스마스 시즌 가족, 연인과 함께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감동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라 보엠' 공연장면(제공=국립오페라단)
'라 보엠' 공연장면(제공=국립오페라단)

체계적인 오페라 전문인력 육성, 일반인을 위한 공공예술서비스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스튜디오는 국내 오페라 교육의 자생력을 강화하고 역량 있는 오페라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2021년 개설되었다. 분야별 국내외 전문 강사진을 위촉, 공연 현장에서 요구되는 실용적인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실력이 검증된 신인 성악가에게는 국립오페라단 공연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실제 무대 경험을 통해 오페라 전문인력의 역량을 강화하고 공연의 완성도도 높인다는 전략이다.

국립오페라단 공연 모습(제공=국립오페라단)
국립오페라단 공연 모습(제공=국립오페라단)

국립오페라단은 또 일반 교양강의보다 한 차원 높은 오페라 및 문화예술 향유자 교육 프로그램인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아카데미‘를 개설, 운영하고 있다. 2022년에는 일반인을 위한 성악 강좌, 리허설 극장 투어, 수료 음악회 등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일반인들의 많은 참여를 이끌어 낸다는 계획이다.

오페라의 무한 확장 - ‘크노마이오페라 KNOmyOpera’
국립오페라단은 2022년에도 온라인 영상 서비스 ‘크노마이오페라‘를 통해 경계 없는 무대, 오페라의 무한 확장으로 관객과의 만남을 시도한다. 국립오페라단은 2021년 새롭게 도입한 크노마이오페라를 통해 코로나19의 확산 위기 속에서 안전한 공연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동시에 온라인 공간으로 무대를 확장,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에 힘써왔다.

2021년 한 해 동안 국립오페라단은 전체 정기공연 및 성악콩쿠르 등을 유·무료로 온라인 생중계했으며 이를 통한 라이브 시청 수는 약 6천 회에 달한다. 국내 오페라 마니아층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흐름에 힘입어 2022년에도 정기공연을 비롯해 갈라 콘서트, 성악 콩쿠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중계(또는 지연중계)로 선보일 예정이다. 생중계된 영상은 VOD로 전환, 언제 어디서든 국내 최고 수준의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국립오페라단 2022시즌 포스터(제공=국립오페라단)
국립오페라단 2022시즌 포스터(제공=국립오페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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