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 베르디의 숨은 걸작 '아틸라' 초연
국립오페라단, 베르디의 숨은 걸작 '아틸라' 초연
  • 채혜린 기자
  • 승인 2022.03.27 2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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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엔 온라인 중계도

 

국립오페라단 '아틸라' 공연 포스터.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국립오페라단 '아틸라' 공연 포스터.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더프리뷰=서울] 채혜린 기자 = 베르디의 역작 <아틸라>가 국립오페라단 창단 60주년을 맞아 4월 7-1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관객들과 처음 만난다. <아틸라>는 ‘오페라의 거인’ 주세페 베르디의 아홉 번째 작품. 베르디가 활동하던 1840-50년대 당시 이탈리아는 오스트리아와 프랑스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베르디는 조국 이탈리아 독립의 염원을 담아 <나부코> <돈 카를로> <일 트로바토레>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등 여러 작품을 작곡했다. <아틸라> 역시 이탈리아인들의 조국통일과 독립의 염원을 한층 고양시킨 작품이다.

<아틸라>는 5세기 중반 유럽을 침략했던 훈족의 왕 아틸라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다. 아틸라는 군대를 이끌고 현재의 프랑스까지 진격했으며 서로마 황제(벨렌티니아누스 3세)를 수도에서 몰아내 유럽을 공포에 떨게 했던 인물이다.

“네게 주어진 임무는 인간을 심판하는 것일 뿐! 물러나라! 이제 길은 막혔다.
이곳은 신들의 땅이다!'
내게 그 소리는 어두운 운명처럼 들렸으며
아틸라의 가슴은 공포로 얼어붙었지!” -오페라 <아틸라> 중

‘오페라의 거인' 베르디의 숨겨진 역작

<아틸라>는 침략에 대한 복수를 그리고 있다. 아틸라의 군대가 이탈리아 북부 아퀼레이아를 침략하고 그로 인해 아버지를 잃은 오다벨라는 연인인 포레스토와 함께 아틸라를 죽일 계획을 세운다. 의도적으로 아틸라에게 접근한 오다벨라의 의도를 모른 채 아틸라는 그녀에게 청혼하고 로마로 진군하려 하지만 오다벨라의 칼에 찔려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오다벨라의 의상(제공=국립오페라단)
오다벨라의 의상(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이민족의 침입에 대항했던 이탈리아의 역사를 다루는 거대한 스케일의 작품으로 이탈리아 초연 당시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베이스 아틸라와 바리톤 에치오 간의 저음 이중창으로 유명하다. '당신은 세계를 가지시오, 나는 이탈리아를 가지리라'는 위엄있고 호방한 저음의 진수를 보여주면서 작품 전체의 스케일을 짐작케 한다. 또한 오페라에서는 드물게 진취적인 여성상이 돋보이는 오다벨라의 아리아 '오, 구름 속으로 도망가리'도 눈길을 끈다.

연출은 마리오 델 모나코의 아들 잔카를로 델 모나코

국립오페라단은 <아틸라>의 초연을 위해 세계 정상급 제작진을 한자리에 모았다. 특히 이번 작품의 연출은 세계적인 연출가 잔카를로 델 모나코가 맡아 웅장한 무대를 선보인다. 전설적인 드라마틱 테너 마리오 델 모나코의 아들인 그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연출한 <서부의 아가씨> <나비부인> <운명의 힘> 등으로 호평 받았으며 이 작품들은 영상으로 제작되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영화관에서 상영된 바 있다. 또 지휘는 젊은 거장 발레리오 갈리가 맡는다. 2007년 푸치니 페스티벌에서 <토스카>로 데뷔 후 오페라 전문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이번 무대에서도 유려하고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관객들을 장엄한 역사의 현장 속으로 안내할 예정이다.

'아틸라' 무대 모습(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대한민국 정상급 성악가들이 펼치는 웅장한 감동

아틸라 역은 베이스 전승현과 박준혁이 맡아 기대를 모은다. 특히 베이스 전승현은 스물여섯의 젊은 나이로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 데뷔, 화제를 모았으며 오랜 세월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극장 캄머쟁어(궁정가수) 작위를 수여 받은 정상급 베이스이다. 거대한 체구와 강렬한 인상으로 유럽 무대에서는 ‘아틸라 전‘으로 불리는 그는 이번 무대에서 ’살아있는 아틸라’를 연기한다는 게 목표다. 에치오 역은 바리톤 유동직, 이승왕이, 오다벨라 역은 소프라노 임세경, 이윤정이 맡았다. 소프라노 임세경은 폭발적인 성량과 밀도 높은 연기로 세계 무대를 휩쓸고 있는 정상급 성악가. 2015년 빈 국립극장 <나비부인>, 베로나 아레나 <아이다>, 2017년 빈 국립극장 <토스카>로 세계 무대의 스타로 급부상했다. 프레스토 역은 테너 신상근, 정의근이 맡아 열연한다. 올디노 역은 테너 구태환, 레오네 역은 베이스 나한유가 맡는다.

아틸라의 의상(제공=국립오페라단)
아틸라의 의상(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국립오페라단 60주년 기념 ‘국내 초연 시리즈’

'아틸라' 무대 모습(제공=
'아틸라' 무대 모습(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국립오페라단은 2022년 창단 60주년을 맞아 국내 관객들에게 소개하지 못했던 작품들을 무대에 올리고자 베르디의 <아틸라>와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를 연이어 선보인다. 국립오페라단의 ‘국내 초연 시리즈’는 새로운 작품에 목말라 있던 국내 오페라 애호가들의 갈증을 해소하고 국립오페라단만이 도전할 수 있는 대작을 선보임으로써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이다. 국립오페라단은 현장 공연의 생생한 감동을 온라인을 통해서도 선보인다. 이번 <아틸라> 국내 초연을 4월 9일(토) 15시 국립오페라단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크노마이오페라(https://www.knomyopera.org/ott/liveView?showId=9155&parentSeq=)와 네이버TV (https://tv.naver.com/koreanationalopera)를 통해 랜선 관객들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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