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사운드로 만나는 ‘작은 거인’ 찰리 채플린의 귀환
오리지널 사운드로 만나는 ‘작은 거인’ 찰리 채플린의 귀환
  • 이시우 기자
  • 승인 2022.04.24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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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관통하는 감동과 위로 ‘시티 라이트’
#지금_우리는_찰리가_필요해
찰리채플린(사진제공=더봄아트)
찰리채플린 라이브콘서트 시티라이트 포스터(사진제공=봄아트프로젝트)

[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오는 5월 2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찰리 채플린 라이브 콘서트>가 개최된다. 천재 예술가 찰리 채플린의 대표적인 걸작 <시티 라이트>를 영상과 함께 40인조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음악으로 만날 수 있는 공연이다.

<시티 라이트>는 첫 시사회에 아인슈타인이 참석했고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받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티 라이트>는 미국 대공황기를 배경으로 가난한 방랑자(The Tramp)와 꽃 파는 시각장애인 소녀의 사랑을 그린 영화이다.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 이면에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씁쓸한 냉소와 조롱의 시선을 보여주며, 동시에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휴머니즘과 사랑의 감정이 녹아 있다. 이는 현재 21세기에도 공감할 주제로, 시대를 관통하는 감동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고자 한다.

유성영화 시대의 개막으로 무성영화가 사라져 가던 때 찰리 채플린은 <시티 라이트>로 무성영화의 정점을 찍었다. 이해하기 쉬운 캐릭터와 마임 연기로 세계 각지의 사람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전하고자 무성영화를 택한 것이다. 채플린이 제작한 작품 중 가장 힘들고 긴 작업이었다고 회자되는 <시티 라이트>는 완성까지 2년 8개월이 걸렸으며, 실제 촬영에는 거의 190일을 투자했다. 게다가 <시티 라이트>의 전체 악보를 채플린이 직접 작곡해 언론과 대중을 놀라게 했다. 이러한 노력은 결과로 증명됐다.

서로를 미워하고 질투하며 편을 가르는 것에 익숙한 요즘, 아직도 지구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이러한 갈등의 상황은 서로를 병들고 아프게 한다. 서로를 미워하는 것 대신 애정과 사랑을 가지고 바라본다면 우리는 더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지 않을까? 찰리 채플린은 이러한 메시지를 유연한 몸짓과 익살스러운 표정 연기에 녹여 냈고, 시대를 관통하여 우리에게 따스한 위로와 즐거움을 준다.

연출, 각본, 작곡, 연기, 모든 것을 소화한 천재 예술가

찰리 채플린은 시나리오 작가로, 감독으로, 배우로, 작곡가로 다재다능한 능력을 세상에 알리며 천재로 인정받은 희극 배우이다. 콧수염, 모닝 코트, 지팡이로 꾸며낸 ‘방랑자(The Tramp)’ 캐릭터를 창조하고 연기하며 전 세계적인 아이콘이 됐다.

영국 런던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연기자였던 부모를 따라 아동극단에서 연기를 시작한 그는 1913년 미국 할리우드로 건너가 영화계에 진출했다. 1914년 할리우드 키스톤 영화사의 영화에 처음으로 출연했으며, 이후 작품 <베니스의 어린이 자동차경주>부터 방랑자 캐릭터가 세상에 등장하게 된다. 이후 배우 겸 영화감독으로서 무성영화 시대의 걸작으로 꼽히는 <키드>(1921), <시티 라이트>(1931), <모던 타임즈>(1936)를 제작했을 뿐만 아니라 <위대한 독재자>(1940), <라임라이트>(1952) 등 유성영화를 선보이며 사회풍자와 비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영상을 따라 역동적으로 진행되는 40인조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콘서트

이번 공연은 찰리 채플린의 오피셜 영화 상영과 함께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가 실시간 진행되는 공연으로, 채플린의 영화로는 국내 최초 ‘오리지널 라이브 콘서트’다. 영화의 타임라인을 따라가면서 실시간에 맞춰 연주해야 하는 고난도 연주로, 단순히 모니터를 통해 영화를 감상하는 것과는 생동감 면에서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공연은 한국에서 영화음악과 클래식 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재다능 지휘자 안두현을 필두로, 한국과 유럽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시티라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한다.

지휘자 안두현은 한국 국적 최초로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국립음악대학에 입학,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문하생으로 뽑혀 공부했고, 뉴욕 카네기홀 및 워싱턴 케네디 센터에서 지휘한 바 있다. 28만여 명의 팔로워를 지닌 한국 최대의 클래식 커뮤니티인 ‘클래식에 미치다’를 만든 운영자이기도 한 그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클래식 음악을 녹여내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현재 아르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이자 양평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시티 라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드라마틱 클래식> 및 <청소년을 위한 클래식 사용법 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을 함께 이끌어가고 있는 프로젝트 오케스트라로서, 해외 유수의 콩쿠르 입상자들을 수석 그룹으로 하여 국내 및 유럽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학파 연주자들이 함께 하고 있는 신진 오케스트라이다. 이번 시티 라이트 필름 콘서트에서는 40인조의 구성으로 16인의 수석 연주자들이 이끄는 심포니 오케스트라로 관객들과 만난다.

지휘자 안두현은 “찰리 채플린의 영화는 당시 무성영화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관객들에게 음악으로 분위기를 전달하는 방법을 택했다.”라며 “음악을 통해 각 캐릭터나 사건에 대한 정보를 관객들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음악 스코어에 대한 작업을 면밀하게 감독과 작곡가와 상의하여 구체적인 움직임과 감정표현을 음악에 담아내고자 했다.”라고 음악적 배경을 설명하였다. 또한 “지휘자가 연주와 영상의 유기적 연결을 위해 영상을 보며 템포와 분위기를 구현하고,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정확하게 지시를 하는 등 음악적 기술이 고도의 집중력을 통해 이루어지는 과정을 영상과 함께 가는 음악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그냥 연주를 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의 찰나를 음악적으로 표현하는 과정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이번 찰리 채플린 라이브 콘서트를 한층 더 즐겁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티 라이트> 영화 줄거리

도시에서 평화와 번영을 위한 동상의 제막식이 열린다. 천을 거두고 동상이 나타나자 가난한 부랑자 찰리 채플린이 잠을 자고 있다. 일어나자마자 동상에서 쫓겨난 채플린은 거리에서 방황하다가 꽃 파는 눈먼 소녀를 보고는 유일하게 남은 동전 한 닢으로 꽃을 산다. 소녀는 채플린을 인정 많은 부유한 신사로 착각하고 고마워한다. 집에 돌아온 소녀는 자신에게 돈을 주고 꽃을 산 남자를 보고 싶어한다.

한편 채플린은 술에 취해 자살하려는 어느 백만장자를 구해준 후 그와 친해졌지만, 그는 술에 취했을 때만 채플린과 친구가 되고 술에서 깼을 때는 인간보다 못한 취급을 하며 집에서 쫓아낸다. 그리고 백만장자는 유럽 여행을 간다.

채플린은 눈 치료제가 발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소녀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일을 하지만 돈이 부족했다. 그런 중에 여행에서 돌아온 백만장자를 우연히 만난다. 술에 취한 그는 소녀의 사정을 듣고 친구 채플린을 위해 거금을 준다. 동시에 그는 강도들에게 몽둥이로 맞고 떠돌이 채플린은 강도로 몰린다. 백만장자는 술에서 깨고, 채플린은 경찰의 눈을 피해 도망간다. 도망간 채플린은 소녀에게 치료비를 주고 거리를 방황하다 감옥에 갇히고 만다.

몇 년 후, 그녀는 치료를 받고 할머니와 함께 꽃 가게를 운영하며 행복하게 산다. 그녀는 자신의 은인인 채플린을 보고 싶어한다. 한편 감옥에서 나온 채플린은 훨씬 더 가난해진 채 거리를 거닐다 우연히 그녀를 보고 활짝 웃는다. 그녀는 채플린을 불쌍한 거지라고 생각하여 돈을 주려다가 그가 자신의 은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채플린은 그녀가 준 꽃을 물고 활짝 웃으면서 영화는 끝난다.

채플린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시티 라이트>의 시놉시스는 여러 번 변경되었다. <시티 라이트>의 시작은 ‘실명’이라는 키워드였다. 시력은 잃었지만 그의 딸에게 맹인인 것을 숨기려 노력하는 광대의 이야기로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 ‘맹인 소녀’의 아이디어로 옮겨 그녀와 사랑에 빠진 낭만적인 작은 남자가 그녀의 치료를 위해 희생하는 이야기가 되었다. 이 스토리가 결정되었을 때, 채플린은 소녀의 시력이 회복되어 그녀의 후원자의 슬픈 현실을 보게 되는 마지막 장면을 촬영하기 전부터 이 장면이 성공한다면 자신의 명장면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가 옳았다. 비평가 제인스 에이지는 “영화에서 가장 위대한 작품이자 최고의 순간”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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