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 반 클라이번 콩쿠르 역대 최연소 우승
임윤찬, 반 클라이번 콩쿠르 역대 최연소 우승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2.06.19 11: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객상, 현대작품상도 수상
“피아노 치려고 태어난 사람”
수상자 발표 순간의 임윤찬(사진=youtube.com)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한국의 임윤찬(18, 한국예술종합학교)이 6월 18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베이스 퍼포먼스홀에서 막을 내린 제 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등상과 특별상인 관객상, 현대작품상을 수상했다. 우승상금 10만달러, 특별상금 7,500달러와 함께 향후 3년간의 순회연주 기회, 음반발매 등 특전을 함께 부여 받았다.

2위는 안나 게뉴셰네(31, 러시아), 3위는 드미트로 초니(28, 우크라이나)가 각각 수상했다. 한국의 신창용(28)도 특별상인 레이먼드 벅 어워드(Raymond E. Buck Jury Discretionary Award)를 수상했다.

6명의 결선 진출자들은 지난 6월 14일부터 18일 사이에 각자 두 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했다. 임윤찬은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3번>과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3번>을 연주했다. 앞서 준결선에서는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과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22번>을 연주했다.

이번 콩쿠르는 당초 지난해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로 인해 연기돼 올해 열렸다. 이번 대회에는 51개국 388명이 지원했으며, 최종예선에 22개국 72명이 선발됐다. 그 중 한국은 가장 많은 16명이 뽑혔다. 12명의 준결선 진출자에는 임윤찬, 김홍기(30), 박진형(26), 신창용(28) 등 한국 피아니스트 4명이 올랐으나 결선에는 임윤찬만이 진출했다.

2019년 윤이상콩쿠르 우승... 금호아시아나, 현대차 후원도

일곱 살 때 평범한 동네 학원에서 피아노를 시작한 임윤찬은 곧바로 두각을 나타내며 11세이던 2015년 금호아시아나 문화재단의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했다. 2018년 클리블랜드 청소년 피아노 국제콩쿠르, 쿠퍼 국제콩쿠르에서 입상하며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만 15세이던 2019년 윤이상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최연소 1위 및 관객이 뽑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특별상(청중상), 박성용 영재특별상을 수상하며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임윤찬은 2020년부터 현대차 정몽구재단의 '온드림 문화예술인재'로 지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오는 8월 27일 강원도 평창군 계촌마을에서 열리는 현대차 정몽구재단의 계촌클래식 축제에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 무대가 예정돼 있다.

“피아노 치려고 태어난 사람”

한 인터뷰에서 스승인 손민수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는 본능적인 연주가 임윤찬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피아노 치려고 태어난 사람같다”고 평한 바 있다. 아직 소년티를 벗지 못한 임윤찬은 말도 느리게 하고 무척 수줍어하지만 일단 무대에 오르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연주는 일단 몰입도와 에너지에서 일반인이 보기에도 뭔가 남다르고 관념적인 것에서 자유롭다는 느낌을 준다. 스승 손 교수는 “일단 무대에 오르면 내가 알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라고 그를 표현한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출처=cliburn.org)
피아니스트 임윤찬(출처=cliburn.org)

폭넓은 레퍼토리를 가진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는 임윤찬은 이번 대회에서도 다양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모두 뛰어나게 연주했으며 현대음악(신곡) 특별상까지 수상했다. 하지만 “할 수만 있다면 녹음만 하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라는 그의 소망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다. 대회 기간 그가 들려준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을 비롯한 많은 연주가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포트워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마린 알솝은 라흐마니노프 협연 후 눈물을 훔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온라인 중계 공동 진행자인 피아니스트 엘리자베스 로우(Elizabeth Joy Roe)도 “이변은 없었다. 너무 당연한 결과(No surprises there, very deserving)"라고 찬사를 보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냉전시대이던 지난 1958년 제1회 러시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미국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이 우승하자 이를 기념하기 위해 창설된 대회이다. 1962년부터 그의 고향인 텍사스 포트워스에서 4년마다 개최된다. 흔히 세계 3대 콩쿠르로 불리는 폴란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견줄만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그간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 올가 케른 등 유명 피아니스트들이 이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한국은 지난 2017년 선우예권이 최초로 우승했으며 이전 대회에서는 2005년 조이스 양(양희원), 2009년 손열음이 2위에 입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