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박물관으로 간 피아노‘
[공연리뷰] ‘박물관으로 간 피아노‘
  • 김마리 음악칼럼니스트
  • 승인 2022.09.2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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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디움의 새로운 여정
'박물관으로 간 피아노' 공연 모습 (사진제공=송영주)

[더프리뷰=서울] 김마리 음악칼럼니스트 = 깊어가는 가을 저녁, 특별하고 설레는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다.

한남동 음악명소였던 '스트라디움'의 아름다운 피아노, '뵈젠도르퍼'의 새 집에서의 초대. 그곳은 바로 부암동 소재 목인박물관 목석원이다.

목인박물관 목석원 원경 (c)Mari Kim

음악문화 공간 스트라디움은 2015년 10월에 개관하여 음악강연과 라이브 연주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객들과 깊은 호흡을 해왔다. 그동안 최고 수준의 음악문화 공간으로, 예술가와 전문가 관객 모두로부터 항상 좋은 평가를 받아온 곳인데 코로나 상황으로 인한 여러 가지 악재로 올해 6월 폐관하게 되었다.

새 보금자리를 찾은 뵈젠도르퍼 피아노 (c)Marie Kim
새 보금자리를 찾은 뵈젠도르퍼 피아노 (c)Mari Kim

이런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되자, 평소 스트라디움을 아끼고 사랑한 노영심 작곡가의 소개와 자문이 큰 도움을 주었다. 목인박물관 김의광 관장의 문화에 대한 열정과 포스트스트라디움 이병수 대표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의기투합해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김의광 관장(좌)과 이병수 대표 (c)Mari Kim

인사동에서 2006년 개관, 2019년 부암동으로 이전 후 재개관한 목인박물관 목석원은 넓은 규모의 야외전시장에서 석인(石人)들과 한양도성의 웅장함과 인왕산, 북한산의 수려함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도심 속의 휴식 공간이다.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자연과 예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운치 가득한 곳이다.

목석원에서 바라본 가을하늘 (c)Marie Kim
목석원에서 바라본 가을하늘 (c)Mari Kim

포스트스트라디움 이병수 대표는 “목인박물관은 시간을 간직하고 계절과 시간 따라 변화하는 색과 빛이 놀라운 풍광을 보여 준다. 한남동 스트라디움과는 완전히 색다른 환경의 박물관에서 최고 수준의 연주와 소리에 몰입하고, 공연 전후 우아한 와인 리셉션과 사람들과의 만남은 예전에는 몰랐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다양한 감정선과 압도적 예술경험을 하게 된다. 이것은 경이이고 선물이다”라며 새 여정의 설렘과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목석원의 야경 (c)Mari Kim

그 첫 프로그램은 ‘박물관으로 간 피아노’라는 타이틀로 우리나라 대표 재즈 피아니스트인 송영주를 시작으로 한국 최고의 연주자들이 6회의 개막 시리즈 공연을 펼친다.

10월 8일은 피아니스트 박진영, 10월 15일엔 젊은 층에서 주목받고 있는 연주자 남메아리, 10월 22일엔 브랜든 최의 색소폰, 11월 5일 박종성의 하모니카, 11월 12일은 피아니스트 강재훈의 연주로 매주 1회, 토요일 오후 5시에 열릴 예정이다. 그리고, 다음 시즌은 11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박물관으로 간 크리스마스’가 준비중이다.

피아노와 함께 포즈를 취한 피아니스트 송영주 (c)Marie Kim
피아노와 함께 포즈를 취한 송영주 (c)Mari Kim

지난 토요일(9월 24일) 오프닝 연주자로 무대에 오른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는 'Prelude'를 시작으로 가을 향기와 더불어 계절여행을 함께하자고 청했다. 연이어 들려주는 그녀의 음악은 마치 전원주택의 거실에서 한편의 아름다운 영화를 보듯 관객들의 가슴 속에 스며들고 있었다. 어둠이 내리고 있는 박물관의 고풍스런 분위기는 음악을 감상하기에 더욱 고즈넉함을 안겨주었다. 따스하고 열정적인 바람처럼 마음을 흔드는 피아노 소리에 관객들은 저마다 시간여행자의 모습으로 추억을 나누고 있었다.

송영주는 다음 달 10월에 그녀의 10번째 정규앨범 <Atmosphere> 발매를 앞두고 있다. 2018년 피아노 솔로 앨범 <Late Fall> 이후 4년, 그리고 신곡 앨범으로는 2014년 <Between> 이후 8년 만이다. 그녀는 코로나 시간동안 외부와 단절된 음악활동 환경에서 자신만의 고독과 성찰의 시간을 보냈다. 이러한 마음들이 고스란히 음악으로 표현되고 완성되어 나오는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재즈 피아니스트로서 보다 섬세하고 감성적인 음악적 표현의 완성도를 높이고, 더욱 깊어진 음악으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피아니스트 송영주의 연주 모습 (c)Marie Kim
피아니스트 송영주의 연주 모습 (c)Mari Kim

그 중 세곡을 이번 공연에서 선보였는데 ‘Atmosphere’ ‘Dancing Alone’ 등은 자아를 살펴보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주었다. 또한, 곧 발매될 새 앨범엔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의 흐름과 생각들을 즉흥연주의 자유로움과 연주자들간의 조화로움을 더해 담아냈다니, 기대감이 더욱 고조된다.

음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가보았을 스트라디움. 그곳의 추억과 함께 과거, 현재, 미래가 살아 숨쉬는 박물관이란 공간에서 만난 여운 가득한 음악의 감동이 가을 속에서 깊어가고 있었다. 박물간으로 간 피아노로 관객의 지친 마음을 토닥여줄 다음 연주가 무척 기대되며 기다려진다.

포스트스트라디움은 프로젝트성 노마드씨어터와 상시 오픈하는 하우스씨어터에서 와인과 음악, 시를 향유하는 회원제 컬처 살롱이다. 노마드씨어터 첫 공간 목인박물관을 시작으로, 그 두 번째로 인사동 코트에서도 프로그램이 준비 중이며, 아름답고 독창적인 음악공간이 계속 추가될 예정이다.

인터파크 혹은 박물관을 통해 입장권을 예매하면 당일 와인 한 잔과 함께 박물관 관장의 해설투어에 참여할 수 있다. 참고로 와인 안주와 샌드위치 등 간식 반입도 가능하다. 회원 및 프로그램 문의는 포스트스트라디움.

9월 24일 열린 '솔로 피아노 송영주'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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