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햄릿을 말하다, 극단 예모리의 ‘햄릿, 쓸모 있는 인간’
이 시대의 햄릿을 말하다, 극단 예모리의 ‘햄릿, 쓸모 있는 인간’
  • 이시우 기자
  • 승인 2022.10.02 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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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쓸모 있는 인간’ 포스터 (사진제공=극단 예모리)
‘햄릿, 쓸모 있는 인간’ 포스터 (사진제공=극단 예모리)

[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극단 예모리가 10월 8일부터 15일까지 <햄릿, 쓸모 있는 인간>을 CKL 스테이지에서 새롭게 선보인다. 2020년 초연 당시 호평을 받아 2021년 대전국제소극장축제 국내작으로 공식 초청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년 기획 대관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더 높아진 밀도와 더 단단해진 호흡으로 관객과 만난다.

극단 예모리의 대표이자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주용필은 “원작의 서사를 기반으로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언어와 비언어 등 상반되는 요소들로 ‘한국적 햄릿’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기존의 햄릿과 달리 거문고를 비롯한 전통 악기를 바탕으로 한 춤과 전통 연희의 요소가 극의 기저에 깔려 있으며 EDM, 팝페라 등 감각적 사운드가 조화를 이루어 새로운 감각의 작품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낯섦’이 주는 생경한 몰입감은 극단 예모리가 추구해온 ‘사실적이지 않은 표현으로 사실에 더 가깝게’라는 슬로건과 맞물려 있다. 관객들은 새로운 장르적 실험으로 쉽게 접하지 못했지만 삶에 더 밀착해있는 ‘현실’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출연진 (사진제공=극단 예모리)

원작에 충실한 현대적 접근

각색을 맡은 김록원 작가는 <햄릿> 원작에서 ‘쓸모’라는 키워드를 끄집어냈다. 사실 <햄릿>은 400년 넘게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며 공연 단체들이 저마다의 해석을 덧붙여 새롭게 선보여 왔다. 그래서 오히려 원작의 내용을 180도 뒤집어 해석한 작품들도 많이 등장했다. 극단 예모리의 이번 작품은 원작에 충실하되 현대적인 감각을 넣어 <햄릿>이 가진 뼈대를 그대로 살렸다. 원작의 구성과 극적 리듬감이 살아 있기에 관객들이 원작을 이해하는 데도 무리가 없다. 대신 시대극이 가져올 수 있는 언어적인 부담감과 정서들을 현대에 맞게 바꾸고 명대사인 “죽느냐 사느냐”를 “죽든지 살든지”로 바꾸어 이 시대의 관객이 공감하는 정서에 가깝게 다가가려 한다.

확장된 무대, 갖춰진 제작 환경, 관록의 배우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CKL 스테이지는 공연예술인들이 선호하는 무대다. 블랙박스 씨어터 스타일로 다른 소극장과 달리 널찍하고 환경이 좋아 다양한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기에 적합한 장소다. 극단 예모리는 지난 6월 애거서 크리스티의 <쥐덫>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고 <쥐덫>에서 호흡을 맞췄던 창세프로덕션, 플티주식회사와 다시 한번 뭉쳐 이번 <햄릿, 쓸모 있는 인간>을 만들었다. 레퍼토리화된 작품, 호흡이 잘 맞는 제작진과 무대 환경, 그리고 예모리와 여러 차례 함께한 관록의 배우들이 있기에 이번 공연을 더 기대해 봐도 좋을 이유다. <햄릿, 쓸모있는 인간> 입장권 예매는 플레이티켓과 인터파크에서 가능하다.

시놉시스

“살다 보면 최고가 최선이 될 수만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가야 한다.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내 존재의 쓸모는 무엇일까.”

기브롯 왕국엔 안팎의 위기에도 국가를 수호하고 발전시킨 위대한 선왕이 있었다. 그러던 왕이 돌연 죽게 되고, 왕국은 선왕의 동생을 새 왕으로 맞이하게 된다. 새 왕은 형수였던 선왕의 아내와 결혼을 감행하여 세력을 더욱 확고히 다지게 되는데…

아버지의 석연찮은 죽음. 연이어 삼촌과 재혼한 어머니. 선왕의 아들 햄릿은 이 모든 걸 받아들이기 어렵다. 절망과 무기력 속에 있던 어느 날, 죽은 아버지를 닮을 유령이 그에게 찾아오고- 그렇게 햄릿은 변해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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