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나림의 프리즘] 이세현의 저력, 런던을 붉게 물들이다
[선나림의 프리즘] 이세현의 저력, 런던을 붉게 물들이다
  • 선나림 칼럼니스트
  • 승인 2022.10.30 14: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7회 런던 동아시아영화제 공식 포스터(사진제공=동아시아영화제)

[더프리뷰=서울] 선나림 칼럼니스트 = 10월 19일 개막한 제7회 런던 동아시아영화제의 공식 포스터가 ‘붉은 산수’로 유명한 이세현 작가의 작품으로 선정되었다.

이세현 작가는 사실적이고도 초현실적인 풍경과 현상들을 붉은색의 강렬함과 부분들의 콜라주로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는 서양의 극사실화와 동양의 관념산수를 재구성한 방식이다. 작가의 대표작인 <붉은 산수 Between Red> 연작은 군 복무 시절, 군사분계선 근처에서 야간 투시경으로 본 붉은 풍경이 모티브가 되어 아름답지만 동시에 두려움과 공포가 가득한 비현실적인 풍경을 그려냈다. 이처럼 상반되고 모순적인 낯선 풍경이 런던 아시아영화제의 개막작에 선정된 배우 이정재의 첫 감독 연출작 <헌트>와 함께했다. 이는 영화에서 시사하는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라는 모순에 부합하여, 영국 관객과 아시아 영화를 통해 우리 앞에 펼쳐진 세상을 함께 바라보도록 이끈다.

'CONTEXT' (c)선나림

'붉음'이라는 메타포

이번 영화제의 레드 카펫 위에 펼쳐진 이세현 작가의 <붉은 산수>는 고통과 분노의 절규가 아닌 자기 확신의 열정을 호소하고 있다. 많은 작품 속에서 '사랑'을 처절하게 그린 뭉크는 <이별>이란 작품 속의 부여잡은 붉은 심장을 통해 고통과 분노를 표현했다. 이세현 작가는 그의 붉음을 통해 고통과 환희를 둘로 보지 않는 사랑의 속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뭉크와 다른 느낌이다. 이는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정재의 데뷔작 <헌트>의 뜨거운 관심과 더불어 영국의 문화 사이로 자리 잡은 K 콘텐츠의 위상을 높여 주고 있다.

이세현 작가의 '붉은 산수' 연작들
'CONTEXT' (c)선나림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CONTEXT'

이세현 작가의 작품은 10월 19일부터 30일까지 런던에서 개최 중인 런던 동아시아영화제에서 소개되며, 8월 29일 시작된 그의 개인전 <CONTEXT(콘텍스트)>는 10월 30일까지 성수동 갤러리 구조(Gallery Kuzo)에서 진행된다. 작가의 회화적 텍스트와 감정적 노스탤지어 그리고 시대적인 측면을 결합시켜 완성한 이번 전시에서는 7m와 5m에 달하는 압도적인 대작들과 더불어 최신작인 신비로운 푸른색의 <Beyond Blue>도 만날 수 있다. 또한, 이세현식 회화의 개인적 서사와 시대적 서사의 결합이 주목된다. 전시는 네이버 사전 예약을 통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깊어가는 가을 붉음과 푸름을 자아내는 관념산수 속에 또 다른 관념의 '태극의 색'이 연상되는 신비로움을 전시장의 따사로운 채광과 함께 감상하는 묘미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세현 개인전 'CONTEXT' 포스터 (사진제공=갤러리 구조)

이세현 작가의 작품들은 이미 국내외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들에서 전시되고 있으며 뉴욕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본사와 버거 컬렉션(Berger Collection), 올 비주얼 아츠(All Visual Arts), 마이크로소프트 아트 컬렉션(Microsoft Art Collection)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이세현 표 레드가 그려가는 그의 세계를 세계가 집중했다. 앞으로 이 작가의 붉음을 뜨거운 관심으로 지켜봐도 좋을 것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