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완창판소리, 이번엔 전인삼의 '춘향가'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이번엔 전인삼의 '춘향가'
  • 박상윤 기자
  • 승인 2023.05.0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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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삼 선생님_사진 (사진제공=국립극장)
전인삼 명창 (사진제공=국립극장)

[더프리뷰=서울] 박상윤 기자 = 국립극장이 주최하는 '완창판소리'가 이번에는 전인삼의 <춘향가>로 관객들을 만난다. 5월 20일(토) 국립극장 하늘극장. 춘향이 이몽룡을 만난 5월, 남원을 대표하는 전인삼 명창이 박봉술제 <춘향가>를 12년 만에 국립극장에서 다시 완창한다.

전인삼은 소리의 고장 전라북도 남원 출생으로, 어린 시절 집 근처 국악원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흉내 내며 놀다가 자연스럽게 소리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박봉술과 더불어 현대 동편제 판소리의 대표적 명창으로 손꼽히는 강도근에게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익히면서 그의 수제자가 됐다. 한번 들은 소리를 바로 따라 부를 정도로 재능이 남달랐던 전인삼은 득음을 위해 피나는 노력과 집념으로 독공했다. 그 결과, 1994년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로 지정됐고, 1997년에는 제 23회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명창부 장원(대통령상)을 차지하며 36세의 젊은 나이에 명창 반열에 올랐다. 현재는 전남대학교 교수로 동편소리 다섯 바탕 복원과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전인삼 명창이 들려줄 박봉술제 <춘향가>는 동편제 창법의 전형을 보여준 박봉술이 정리한 소리다. 음악적 구성이 간결하면서도 밀도가 높고, 생동감 넘치는 아니리(사설의 내용을 일상적인 어조로 말하듯이 표현하는 것)에는 해학적인 옛 소리의 맛이 드러나는 특징이 있다. 동편 소리 특유의 멋을 간직하고 있어 판소리사적으로도 의미가 있으나 박봉술 명창 작고 이후 전승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했다. 청년 시절 박봉술로부터 <춘향가> 일부를 사사한 전 명창은 당시 익힌 내용과 한국고음반연구회 회장 이보형과 국악작곡가 백대웅이 남긴 음원을 바탕으로 5시간 여의 박봉술제 <춘향가> 전판을 복원, 2011년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를 통해 발표했다. 이번 공연은 같은 무대에서 12년 만에 다시 부르는 시간이라 더욱 뜻깊다.

전인삼은 소리가 힘 있고 분명한 동편제의 매력을 그대로 이어가는 대표 명창으로 꼽힌다. 걸걸한 수리성(판소리 성음 중 하나로 컬컬하게 쉰 듯한 목소리)이 짙은 그의 소리는 크게 우겨내는 우렁찬 성음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는다. 이번 무대에서는 힘 있게 뿜어져 나오는 소리와 능숙한 감정표현으로 관객을 압도하며 박봉술제 <춘향가>의 진면목을 보여줄 예정이다. 명고 김청만 김동현 박근영이 함께 고수로 나서며, 유영대 고려대학교 명예교수가 해설과 사회를 맡는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판소리 한바탕 전체를 감상하며 그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국립극장 대표 상설공연 중 하나다. 1984년 시작, 올해 39년째를 맞는 이 무대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를 포함해 내로라하는 당대의 소리꾼들이 출연했다. 2023년에도 전통에 대한 자신만의 정체성을 지키며 득음을 위한 내공을 쌓고 있는 명창들이 판소리 가치를 제대로 감상할 줄 아는 귀명창들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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