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콩쿠르의 여제, 율리아나 아브제예바 리사이틀

우승자가 들려주는 ‘쇼팽 음악의 모든 것’

율리아나 아브제예바 피아노 리사이틀(제공 — 율리아나 아브제예바 피아노 리사이틀 포스터 (사진제공=마스트미디어)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2010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 율리아나 아브제예바의 리사이틀이 오는 5월 12일(금)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아브제예바는 할리나 체르니-스테판스카, 벨라 다비도비치, 그리고 ‘피아노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 이후 45년 만에 탄생한 역대 네 번째 여성 우승자이다.

그녀는 쇼팽 콩쿠르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잉골프 분더와, 지난 2월 내한 공연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한 다닐 트리포노프를 제치고 우승을 거머쥔 이후 끊임없이 성장하며 자신만의 음악을 확고히 해 나가고 있다. 세계 무대에서 바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브제예바는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의 리사이틀 이후 8년 만에 독주 무대로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암전 속에서 탄생한 쇼팽 콩쿠르 우승자

아브제예바가 우승한 2010년 제16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무대에서는 뜻밖의 사고가 있었다. 결선 무대에서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하던 중 기술적으로 가장 까다로운 부분에서 무대 위 조명이 꺼지며 암전 상태가 되어 버린 것. 하지만 아브제예바는 흔들리지 않는 결연함으로 연주를 이어 나갔고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음악 앞에서 나는 여자도 남자도 아니다"

쇼팽 콩쿠르의 여성 우승자로서 주목받았지만 정작 아브제예바는 “음악 앞에서 나는 여자도 남자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항상 턱시도 차림으로 무대에 나서는 그녀의 이러한 철학은 그녀의 삶을 넘어 연주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당당하고 카리스마 있는 자세에서 알 수 있듯이, 아브제예바는 확신에 찬 연주와 파워풀한 매력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성별의 다름이 아닌 오로지 음악가로서의 본분에 충실한 진정한 예술가를 만나볼 수 있다는 것 자체로 클래식계의 고무적인 현상인 것은 분명하다.

쇼팽 콩쿠르 우승자가 선사하는 'All CHOPIN Program'

콩쿠르 당시 "쇼팽의 음악과 일치하는 연주"라는 평을 받았던 아브제예바는 이번 리사이틀 역시 모두 쇼팽의 프로그램으로 꾸몄다. 1부 첫 곡인 <환상 폴로네즈 Op.61>에 대해서는 악보를 바탕으로 끊임없는 고민과 질문 속에 연주자의 자율적 연주를 통해 관객에게 해석의 여지를 남겨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2부에서 연주할 <마주르카>에 대해서는 ‘쇼팽 음악의 본질’이라 말한다. 마주르카 속 쇼팽의 음악적 표현은 ‘매우 순수하고 완전’하며 마디 마디 속에 숨겨진 춤곡의 요소를 찾을 수 있는 쇼팽의 명작이라고 표현했다.

이 밖에도 <전주곡 C# 단조>와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대 폴로네즈>, 그리고 쇼팽의 걸작으로 일컬어지는 <소나타 3번 B 단조>등 쇼팽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입장권은 예술의전당, 인터파크에서 예매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