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물가상승의 흑막 - 원자재 시장은 누가 움직이나
[신간] 물가상승의 흑막 - 원자재 시장은 누가 움직이나
  • 강민수 기자
  • 승인 2023.07.15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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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공사에서 '얼굴 없는 중개자들' 출간
(사진제공=시공사)
'얼굴 없는 중개자들' 표지 (사진제공=시공사)

[더프리뷰=서울] 강민수 기자 = 공급망 위기, 물가상승, 패권전쟁의 진짜 원인으로 지목되는 원자재 시장. 그 원자재 시장을 뒤에서 조종하는 중개자들을 다룬 책 <얼굴 없는 중개자들>이 나왔다. 시공사의 경제경영, 인문사회 브랜드 알키 시리즈의 하나다.

삼성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는 국산이지만 재료는 모두 수입품이다. 현대자동차의 모든 자동차 역시 수입 철광석과 알루미늄으로 만든다. 혹시 글렌코어, 트라피구라, 비톨이란 이름을 들어 봤는가. 이반 글라센버그, 마크 리치라는 이름을 들어 봤는가. 물론 생소할 것이다. 글렌코어, 트라피구라, 비톨은 세계 3대 원자재 중개업체다. 이반 글라센버그는 글렌코어의 CEO, 마크 리치는 글렌코어의 전신인 마크리치&Co.의 창업자이자 ‘석유왕’으로 일컬어지는 전설적 중개자다. 삼성과 현대 뒤에는 이들이 있는 셈이다.

원자재 중개업체와 중개자의 세계를 다룬 <얼굴 없는 중개자들>은 한국어판 발매 이전부터 이미 언론에 소개된 책이다. 공급망 위기와 물가상승, 패권전쟁 등의 원인 가운데 하나인 원자재 중개업체와 중개자를 조명한 최초의 책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를 거쳐 블룸버그 뉴스까지 20여 년간 원자재 전문기자로 활약한 하비에르 블라스와 잭 파시 두 저자는 수많은 취재와 인터뷰, 비밀문서 분석을 통해 원자재 시장과 중개자의 모든 것을 공개한다. 그렇게 드러난 원자재 중개업체는 비상장 체제와 조세 피난처를 통한 거래, 독재국가와의 비밀래 등 철저히 자신들의 모습을 숨기면서 어마어마한 수익을 독차지하는 존재다.

오로지 돈과 권력을 위해 세계를 누비는 원자재 중개상들의 무시무시한 진면목, 불법과 합법 사이를 줄타기하는 현장으로 가보자. 우리의 삶을 조종하는 그들의 진짜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마치 스릴영화 진범의 얼굴을 본 것 같은 짜릿하고도 소름 끼치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원자재 중개업체 대부분은 개인회사다. 즉, 주식회사만큼 경영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없다. 또 이들은 자신들만의 월등한 정보력을 무기로 여기기 때문에 회사 정보를 최대한 비밀로 유지하려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이안 테일러가 2020년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쯤, 우리는 책을 쓰기 위해 그를 만났었다. 그는 우리에게 대놓고 말했었다. '경고하는데, 책 쓰지 않길 바랍니다.'" - ‘들어가며’ 중에서

“그들에겐 독특한 관점 하나가 보인다. 돈이 되면 어디든 가고, 정치는 물론 웬만하면 도덕성도 신경 쓰지 말라는 것이다. 이는 지금도 원자재 중개사업의 많은 종사자에겐 격언과도 같을 것이다.” - 1장 ‘제국의 시조’ 중에서

“정세 비판가들의 눈에는 자메이카에서 리치의 입김이 지나치게 셌다. 미국의 한 정부 관리는 이렇게 비꼬기도 했다. 리치는 한마디로 자메이카 경제를 따먹었습니다.” - 3장 ‘끝없는 탐욕’ 중에서

“이제 트레이더는 두 갈래로 나뉘기 시작했다. 먼저 ‘사업개발’이 전문 분야이고 먼 외국까지 날아가 현지 ‘거물’을 융숭하게 접대하는 데 익숙한 부류다. 그 반대쪽에는 스스로를 ‘트레이더’라 부르는 일당이 있었다. 그들은 전화기, 컴퓨터 화면과 한 몸처럼 움직였고, 사업 개발자가 맺은 현물거래를 기초로 금융상품을 사고팔았다.” - 4장 ‘황제 계승식’ 중에서

“예전에는 달러로 가득 채운 가방을 줬어요. 당연히 요즘은 안 그러죠. 그들이 투자한 주식에 대한 정보만 주면 됩니다. 아니면 그들 삼촌이나 어머니 부동산을 시세의 10배로 사 주면 됩니다. 참 쉽죠?” - 10장 ‘원자재 식민지, 아프리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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