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프리뷰=서울] 김다인 기자 = 제44회 서울연극제(집행위원장 박정의)가 지난 6월 20일(화)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시상식을 갖고 61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94편의 지원작 가운데 심사를 거쳐 최종 본선에 오른 8편의 공식참가작 공연을 비롯해 다양한 부대행사가 펼쳐졌다. ‘기후와 환경’ ‘연대와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마련된 야외공연 8개와 기후위기를 고민하는 강연과 토론, 창작자들의 발표까지 연결된 ‘창작아트랩ing’ 그리고 연극에서 제작된 소품 및 의상을 공유하는 순환장터(온라인)까지 크게 3개 섹션으로 나뉘어 극장 밖의 관객들과도 만나며 다른 느낌의 서울연극제를 지향했다.

폐막식은 집행위원장인 박정의 서울연극협회장의 인사말과 이경민 배우의 축사로 시작돼 창단 30주년을 맞은 극단 창작마을과 50주년을 맞은 극단 민예에 대한 특별공로상 시상으로 이어졌다.

이후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심사를 맡은 김철리 심사위원장의 심사평을 전한 뒤 본격적인 수상작들의 발표와 시상이 진행됐다. 김철리 위원장은 이번 제44회 서울연극제는 전반적으로 새로운 형식 시도의 움직임이 드러나고 있음과 동시에 영상 활용과 무대 간소화 등으로 작가와 연출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배우의 연기를 통해 살려내고자 하는 점, 극장 조건에 맞춰서 관객과의 소통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 점 등을 높게 평가했다.

대상의 영광은 극단 수 <띨뿌리>(구태환 연출)에게 돌아갔으며 부상으로 상패와 상금 1500만 원이 주어졌다.

<띨뿌리>는 우리 현대사를 관통하는 해결되지 않은 전쟁의 상흔과 강한 여진을 월남한 실향민 가족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그린 작품으로, 대상 외에도 김윤식 작가가 희곡상, 춘매 역을 맡은 황세원 배우가 연기상, 선오 역을 맡은 박승희 배우가 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우수상은 극단 적의 <4분 12초>와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의 <대학과 연극>이 차지했다.

극단 적의 <4분 12초는> 성폭력 사건을 다루되 사건을 바라보고 대하는 주변 인물들에 초점을 맞춘 작품인데 이곤 연출이 연출상, 주인공 다이 역을 맡은 곽지숙 배우가 연기상, 무대디자인을 맡은 정영 디자이너가 무대예술상, 그리고 관객리뷰단 인기상까지 차지해 5관왕의 영광을 누렸다.

또 다른 우수상 수상작인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의 <대학과 연극>은 연극을 둘러싼 교육현장의 불편한 현실을 리얼하고 코믹한 방식으로 고발하며 동시에 이를 표현하기에 걸맞은 연극양식의 모색까지 시도한 작품이다.

이 밖에도 우리와 역사적, 정서적 공통점이 많다고 여겨지는 나라의 과거에서 현대까지를 연대기적으로 다루되 이념, 종교, 국가, 인종에 대한 편견과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청춘오월당의 <우리교실>(연출 전용환)에서 조차 역을 맡았던 박무영 배우가 연기상을 차지했고 신인연기상에 김세영 배우(도라 역), 무대예술상에 곽두성 조명디자이너가 수상했다.

성, 인종, 소수자 차별 등 기존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넓고 깊게 파헤친 프로젝트 그룹 빠-다밥의 <추락 Ⅱ>의 이세영 배우(루시 역)도 연기상을 차지했다.

2023년 제44회 서울연극제 시상내역

[단체상]

대상 - 극단 수 <띨뿌리> (연출 구태환)

우수상 - 극단 적 <4분 12초> (연출 이곤),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 <대학과 연극> (연출 성기웅)

관객리뷰단 인기상 - 극단 적 <4분 12초>

[개인상]

연출상 - 극단 적 <4분 12초> (연출 이곤)

희곡상 - 극단 수 <띨뿌리> (작가 김윤식)

연기상 - 극단 적 <4분 12초> (곽지숙, 다이 역), 극단 수 <띨뿌리> (황세원, 춘매 역), 프로젝트 그룹 빠-다밥 <추락 Ⅱ> (이세영, 루시 역), 청춘오월당 <우리교실> (박무영, 조차 역)

신인연기상 - 극단 수 <띨뿌리> (박승희, 선오 역), 청춘오월당 <우리교실> (김세영, 도라 역)

무대예술상 - 청춘오월당 <우리교실> (곽두성, 조명디자이너), 극단 적 <4분 12초> (정영, 무대디자이너)

[특별공로상] - 극단 창작마을(창단 30주년), 극단 민예(창단 50주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