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예술의 가치를 탐색하는 '모두예술주간 2023 : 장애예술 매니페스토'
장애예술의 가치를 탐색하는 '모두예술주간 2023 : 장애예술 매니페스토'
  • 김다인 기자
  • 승인 2023.11.01 0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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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예술주간 2023 : 장애예술 매니페스토' 공식 포스터. (사진제공=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더프리뷰=서울] 김다인 기자 =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주최하는 '모두예술주간 2023 : 장애예술 매니페스토'가 11월 1일(수)부터 12일(일)까지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다. 접근성, 장애의 감각 등 장애예술의 주요 문제를 다루는 국내외 학자, 기획자, 예술가의 강연, 라운드테이블, 워크숍, 전시 등 20여 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모두를 환영한다'라는 테마 아래 팸투어 및 숙박지원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번 행사는 지난 10월 24일 공식 개관한 국내 첫 장애예술인 표준공연장인 모두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모두예술주간 2023은 20세기 중반 일어났던 새로운 예술운동의 정신과 의미를 밝히는 글을 뜻하는 매니페스토(manifesto, 선언)라는 주제 아래 장애예술의 정의와 예술적 가치를 탐색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퍼포먼스로서의 장애를 탐구하는 책 「소란스러운 몸 : 장애와 퍼포먼스」(University of Michigan Press, 2005)의 공동 편집자이자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 대학교의 장애 및 인간발달학과 교수, 장애예술단체 네트워크 Bodies of Work의 대표인 캐리 샌달이 장애예술의 정의를 논하는 강연 <장애예술 미학의 명명과 주장>, 워크숍 <바라보지 않을 것, 바라보는 것, 바라볼 것 – 장애예술을 읽어내는 법>을 진행한다. 장애예술을 논할 때 사회적인 환경과 포용적인 태도를 논하는 담론에서 ‘장애를 들여다보는 예술’ 그 자체로 관심을 돌려 장애의 경험을 온전히 탐구할 때 가능한 미학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나무 심장에게 한 번의 호흡은 바다' 리사 부파노(Lisa Bufano) (c)Jeremy Alliger (사진제공=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젠더와 인종, 섹슈얼리티를 포함한 차이의 교차성을 가로지르는 장애예술운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큐레이터, 작가, 미술사학자이자 휴스턴 대학교 캐서린 G. 맥거번 예술대학 조교수인 아만다 카시아는 장애인에게 접근 가능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의미의 ‘접근성’을 예술의 소재로 활용하는 접근성 미학을 소개하는 강연 <접근성 비판 : 제도적 접근성에서 접근성 미학으로>를 펼친다. 또한 2023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을 수상한 우리들의 눈 대표 엄정순 등 국내 기획자와 함께 소규모 토론을 펼치는 라운드테이블 <접근성을 미학적으로 전유하기 –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도 준비돼 있다.

도쿄공업대학 미래인류연구센터 디렉터이자 「기억하는 몸」 (김경원 옮김. 현암사, 2020),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 (박상곤 옮김, 에쎄, 2016)의 저자 이토 아사도 참여한다. 시각장애인의 감각을 주제로 한 강연 <장애의 감각으로 존재한 적 없는 사회를 상상하기>와 워크숍 <보이지 않는 나라를 디자인하기>를 준비했다. 특히 워크숍에서는 예술, 교육, 음식, 건축, 의사소통 방식 등 한 나라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시각을 제외했을 때 어떻게 변화하는지 각 분야의 전문가, 시각장애인, 비시각장애인이 함께 토론을 진행하며 새로운 감각의 나라를 상상하는 시간을 갖는다.

워크숍 '보이지 않는 나라를 디자인하기' (사진제공=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발달(학습)장애인과의 협업과 상호작용을 토대로 한 포용적 예술(Inclusive Arts) 논의 주제를 둘러싼 프로그램도 만날 수 있다. 브라이튼 대학교 예술대학의 부학장으로 석사과정 ‘포용적 예술실천’을 개설한 앨리스 폭스와 서섹스, 브라이튼, 베드포드셔 대학교 선임연구원 겸 컨설턴트 한나 맥퍼슨이 참여한다. 특히 서울특별시 문화본부 학예사 이성민, 예술단체 라움콘 작가 송지은 등 한국 기획자, 예술가의 사례발표와 함께 토론을 나누는 라운드테이블 <포용적 예술과 현대미술이 만나는 곳>을 통해 발달장애인의 창작활동을 현대미술이 어떻게 읽어낼 것인지 들여다볼 예정이다.

포용적예술 퍼포먼스 'In - Out'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서울시립미술관, 2019
(사진제공=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국내 장애예술과 현대미술 현장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기획자 및 예술가의 목소리가 담긴 풍성한 프로젝트도 만날 수 있다.

장애예술이라는 용어 혹은 개념에서 그려내는 예술의 단일한 모습에 질문을 던지며 문화예술기획자 최선영이 장애/비장애 예술가 10명과 함께 3개월간 진행한 대화와 리서치를 기반으로 다양한 예술이 ‘무리’와 군집을 시각적으로 그려낸 프로젝트 <무리무리 아무리>와 함께 전시, 워크숍, 토크를 선보인다. 특히 점토작업을 하며 일상적 ‘예술하기’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 워크숍 <말하기엔 무리지만>을 통해 예술의 다양한 모습을 탐색하는 생생한 언어와 표현의 무리를 만날 수 있다.

'무리무리 아무리' 포스터 (사진제공=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예술공간이자 예술기획사인 팩토리2와 다양성, 소수성, 경계, 장애/비장애 등을 주제로 작업을 해온 기획자 3명(여혜진, 이솜이, 최태윤)이 함께하는 프로젝트 <나란나란>도 준비돼 있다. 작품과 공간, 예술가와 관객,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짓거나 혹은 무너뜨리는 것이 아닌, 모든 요소가 특정한 위계 없이 병렬로 놓이며 나란하게 관계 맺는 구조를 실험한다. ‘바퀴와 문턱’ ‘점자와 대체텍스트’ 등의 키워드를 배치하고 확장하는 전시, 워크숍, 아카이빙 등을 만날 수 있다.

전시 - 점자동시병렬 그림 (사진제공=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모두예술주간은 행사를 찾는 누구나 편안히 즐길 수 있도록 적극 환영하겠다는 의미로 ‘모두 환영’을 올해의 운영 테마로 선정했다. 먼 거리로 인해 행사 참여에 어려움을 겪는 비수도권 거주 장애예술인 및 장애예술 활동가들에게 행사 방문 기간 중 숙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모두 환영>, 장애예술사업을 진행하는 기관 담당자들의 활발한 참여와 네트워킹을 위한 <모두 팸투어>를 진행하며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예술가를 환대하는 한편, 향후 행사에서 다뤄진 담론이 현장에 연계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또한 프로그램별 이동지원, 휠체어석, 자막해설, 수어통역 등 접근성이 제공되며,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가공한 ‘쉬운 텍스트’도 홈페이지를 통해 만날 수 있다.

행사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모두예술주간2023 공식 누리집(dawis.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상설전시를 제외한 프로그램은 네이버 예약(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609274)을 통한 사전신청 후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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