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원래 산만해!" -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
"우리는 원래 산만해!" -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
  • 강민수 기자
  • 승인 2024.02.2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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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사회 속 ‘집중’과 ‘산만함’ 주제
우리는 원래 산만하다_포스터 (사진제공=대구문화예술진흥원)
'우리는 원래 산만하다' 전시 포스터 (사진제공=대구문화예술진흥원)

[더프리뷰=대구] 강민수 기자 =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올해 첫 기획전시로 현대미술특별전 <우리는 원래 산만하다>를 2월 22일 개막, 오는 4월 20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2층 6-10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우리는 원래 산만하다>전은 각종 매체에서 자주 언급되는 ‘집중’과 ‘산만함’이 현대사회의 기술과 시스템 속에서 긍정과 부정으로 구분되는 현상을 지적하며, 이로 인한 강박과 불안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흔히 무의미하다고 여겨지는 '일상적 행위'를 제시한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SNS와 검색 엔진, 온라인 플랫폼 등에서 쏟아져 나오는 이미지와 정보는 현대인의 지각방식을 분산시킨다. 그와 반대로 사회는 성장이라는 목표 아래 개인의 결과와 성과를 요구하며 집중을 강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나 집중을 강요 받고, 자연스럽게 비생산적이고 쓸모 없는 행동, 무의미한 생각을 스스로 거부한다. 그동안 경쟁을 부추기고 성과를 요구하는 사회에서 아무것도 아닌 행위들은 ‘산만함’으로 획일화되어 사회적으로 올바른 '집중'과 구분되고 부정적으로 가치절하 당했다.

전시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겪는 불안과 피로를 ‘산만함’으로 극복하고자 한다. 여기서 산만함이란 심리학적, 병리학적 용어로 정신교란 상태나 어수선한 상태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는 영어 단어 ‘디스트랙션(Distraction)’과 연관되는데, 집중을 방해하고 주의가 분산되는 상태를 의미하지만, 한편으로 기분전환이나 오락 등 환기적 의미도 지니기 때문이다. 상반되는 두 가지 의미는 긴밀하게 연결된다. 다시 말해 집중력이 느슨해지는 순간에 우리는 ‘멈춤’이나 ‘또 다른 이행’을 통해 정신적 환기와 이완을 경험할 수 있다.

전시의 구성은 6, 7 전시실에서 집중에 대한 사회·문화·기술적 요구에 따른 강박과 괴리를 갈유라, 김동형, 유장우의 영상설치 작품으로 살펴본다. 다음 8 전시실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정보와 이미지의 지각에 대한 경계를 김민성과 이윤서의 작품들로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9, 10 전시실은 김상덕, 정찬민, 허수빈의 사소하고 일상적인 행위와 장면들을 통해 산만함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유도한다.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은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여덟 작가의 작품을 통해 집중과 산만 속에 숨겨진 다양한 의미와 관계를 발견하길 바라며, 생산성과 효율성에서 잠시 벗어나 사소한 일상적 행위로 자기회복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갈유라, 원점 原點, 2021, 6채널 비디오, 컬러, 60분, 서울시립미술관 제작 지원(사진제공=대구문화예술진흥원)
갈유라, '원점 原點' 2021, 6채널 비디오, 컬러, 60분, 서울시립미술관 제작 지원 (사진제공=대구문화예술진흥원)
김동형, 불안이 초래한 강박, 2018, 싱글 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24분 17초(사진제공=대구문화예술진흥원)
김동형, '불안이 초래한 강박' 2018, 싱글 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24분 17초 (사진제공=대구문화예술진흥원)
김민성, Sort 1, 2023, 캔버스에 에어브러시, 가변설치(사진제공=대구문화예술진흥원)
김민성, 'Sort 1' 2023, 캔버스에 에어브러시, 가변설치 (사진제공=대구문화예술진흥원)
김상덕, 드로잉 시리즈-끝없는 이야기, 2023, 종이에 목탄, 18.2x25.7cm(사진제공=대구문화예술진흥원)
김상덕, '드로잉 시리즈-끝없는 이야기' 2023, 종이에 목탄, 18.2x25.7cm (사진제공=대구문화예술진흥원)
유장우, 집중의 프로토콜, 2020, 캔버스, 스크린천, 스피커, 진동스피커, 앰프, 빔프로젝션, 4채널 5분, 1채널 8분(사진제공=대구문화예술진흥원)
유장우, '집중의 프로토콜' 2020, 캔버스, 스크린천, 스피커, 진동스피커, 앰프, 빔프로젝션, 4채널 5분, 1채널 8분 (사진제공=대구문화예술진흥원)
이윤서, 그림 그린 그림 01, 2023, 캔버스에 유채, 162.2x130.3cm(사진제공=대구문화예술진흥원)
이윤서, '그림 그린 그림 01' 2023, 캔버스에 유채, 162.2x130.3cm (사진제공=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정찬민, 행동부피, 2023, 팬 모터, 천, 아크릴 지지대, 모터 제어 장치, 200x90x(6)cm(사진제공=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정찬민, '행동부피' 2023, 팬 모터, 천, 아크릴 지지대, 모터 제어 장치, 200x90x(6)cm (사진제공=대구문화예술진흥원)
허수빈, 방범창살창문과 햇살, 2017, 로고라이트2대 거울이미지, 실제 창문사이즈(사진제공=대구문화예술진흥원)
허수빈, '방범창살창문과 햇살' 2017, 로고라이트2대 거울이미지, 실제 창문사이즈 (사진제공=대구문화예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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