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차연 작가 '홈(즈)Home(s)' 출간기념, 온라인 스크리닝
하차연 작가 '홈(즈)Home(s)' 출간기념, 온라인 스크리닝
  • 김다인 기자
  • 승인 2024.02.26 0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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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차연『홈(즈)Home(s)』 단행본 표지 (사진제공=ALT SPACE LOOP)

[더프리뷰=서울] 김다인 기자 = 대안공간 루프는 2월 26일(월)부터 3월 6일(수)까지 하차연 작가의 『홈(즈)Home(s)』 단행본 출판과 함께, 작가의 주요 영상작업 5편을 볼 수 있는 온라인 스크리닝을 개최한다. 『홈(즈)Home(s)』 단행본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2-2023 '작가조사-연구-비평 지원사업'에 선정, 발간됐다.

하차연은 1983년 프랑스로 이주한 이래 서유럽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소수자, 외국인, 이방인이라는 정체성을 자신에게 부여하면서 모두가 같이 살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살 수 없는 사회, ‘같이 살기’를 주제로 40여 년간 예술작업을 해왔다.

1987년 하차연은 자신의 작업실에서 플라스틱 생수병을 까맣게 태워 한 그루의 나무를 세운다. 한국에서는 페트병이 일상화하기 이전, 프랑스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환경적 문제임을 알면서도 생산해놓고 고민해보자는 식의 자본주의 생산방식에 작가는 그 시작부터 비판을 가한 것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소비되는 현대사회의 잉여물을 껴안고 그 예술적 쓸모를 다시 찾는 시도들을 반복해왔다. 2000년대 초 파리 노숙인의 생활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한 <스위트 홈> 연작을 제작하며 자본주의 국가 시스템에서 배제되고 내몰린 이주민의 삶을 일정한 거리를 둔 채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다.

단행본 『홈(즈)Home(s)』에는 김종길, 도미니크 트퀴코, 미하엘 에얼호프, 라이마 스탕그, 양지윤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이방인과 이주민으로서의 삶을 스스로 인식하며 퍼포먼스, 영상작업, 오브제 작업, 사진작업 등 다양한 예술의 형태로 해석한 작업세계를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홈(즈)Home(s)』 - 소수자, 외국인, 이방인으로 살아가기

"하차연이 만들어 온 작품들은 ‘아무 탈 없이 지낼 수 없는’ 난민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언제나 그 이야기에는 그 자신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여럿이 함께 서로를 연결하는 ‘잇닿을(連帶)’의 목소리로 전시를 틔워냈다. 그의 전시는 연대를 호소하는 행동주의다. ‘더불어’를 외치는 목소리다. ‘너나’를 가르지 않는 하나로서의 ‘우리’다. 그는 번져가는 불의 첫 불씨다. ‘불숨’이다. 산 숨을 불어넣는 생명의 연기적 그물이다. 우리는 다 이어져 있으므로.” -김종길 <진자리에 울리는 ‘낮힘’-아웃사이더 하차연의 ‘잇닿을’ 목소리>, p. 160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같은 역사적 사건과 함께 하차연은 한국과 서유럽 사회의 정치경제 전반에 걸친 변화를 경험했다. 1980년대 이후 편리함과 효용성을 강조하며 일회용품 사용을 권장하는 기업들의 마케팅과 광고,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쓰레기 과잉으로 이어지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라는 경제체제에 대한 비판적 질문을 하차연은 작업 안에서 시작한다. 한국 남부, 프랑스 남부와 독일 북부의 문화적 차이와 가치관의 차이 안에서 살면서 예술가로서 제 정체성과 지역에 자리 잡는 방식, 그 지속가능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과 실천을 시작한다.” -양지윤 <하차연 작업 해제>, p. 163

“2009년에 시작한 <프로젝트 스위트 홈4>가 2021년 <스위트 홈4> <도착>으로 다시 제작되었어요. 1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어요. 떠나는 사람들, 그리고 가지도 오지도 못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해요. 대폭적 전환이 없이는 앞으로의 삶은 더 어려워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사회적 상황에 대해 직접적으로 시사적 고발을 하기보다는 제 작업으로 ‘같이 살기’를 제안하고 싶어요. 지금은 모두가 같이 살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살 수 없는 상황이잖아요.” -하차연 <이선미_하차연 작가 인터뷰>, p. 210

하차연은 1960년 경상남도 마산시(현 창원시)에서 태어났다. 1983년 프랑스로 이주한 이래 프랑스와 독일에 살면서 서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스스로 이민자(Emigrant) 및 이방인(Immigrant)으로서의 정체성을 부여한다. 설치, 퍼포먼스, 영상, 오브제,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새로운 곳에서의 자리 잡기, 뿌리 내리기(Localisation)를 시도한다.

버려진 플라스틱 물병 및 비닐봉지를 사용하여 소비재의 과잉생산 및 소비를 제고하고 세계적 불균형에 지속적인 질문을 던진다. 2000년대 이후, 기록 영상 및 퍼포먼스로 이루어진 <스위트 홈 Sweet Home> 연작을 통해 노숙인, 경제적 열약자, 소수자 등의 사회적 불평등을 여러 각도에서 관찰한다. 무엇보다도 작품을 통하여 “같이 살기”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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