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현재를 기록하다“ - 장유경무용단 신작 ‘사초(史草)’ 공연
“대구, 현재를 기록하다“ - 장유경무용단 신작 ‘사초(史草)’ 공연
  • 이미우 기자
  • 승인 2021.12.06 2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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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초 - 대구, 현재를 기록하다“ 포스터 (제공=장유경무용단)
“사초 - 대구, 현재를 기록하다“ 포스터 (제공=장유경무용단)

[더프리뷰=서울] 이미우 기자 = 2021년 대구문화재단 명작산실지원사업에 선정된 장유경무용단의 <사초-대구, 현재를 기록하다>가 12월 16일(목)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무대에 오른다. 

‘사초(史草)’란 역사적 사실을 빠짐없이 기록한 일종의 ‘초고(草稿)’로, 이를 바탕으로 ‘실록(實錄)’이 편찬되어 그 시대가 어떠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후대의 유산으로 남는다. 매 순간을 기록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되는 지점이다. 그렇다면 답답하고 무기력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 ‘현재의 사초’란 무엇일까? 그런 물음에서 시작된 이 작품은 기록에 대한 다양한 방식과 행위, 그리고 ‘사초’와 ‘초고’에 대한 또 다른 접근과 해석, 그 내면에 자리한 미처 알지 못했던 상처와 치유 방법까지... 지금 우리의 매 순간이 역사가 될 시간을 풀어가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안무가 장유경(계명대학교 무용전공 교수)은 막막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우리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매 순간 자의든 타의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흔적을 남기고 기록을 하며 그것을 일상이라 여기고 있는 삶의 방식과 태도에 대해 질문한다. 따라서 이 작품은 팬데믹의 과부하와 그로 인한 단절에 대한 기록이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역사로 남을 초고이자 또 하나의 사초를 담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작품의도

누군가는 ‘살아있는 매 순간이 역사’라고 했다. 그것이 개인의 영역이든 사회의 영역이든 결국 자취는 기록으로, 그리고 그 기록들은 차곡차곡 쌓여 역사로 남게 된다는 의미이다. 작품 <사초 史草>는 그 ‘기록’에 대한 무대언어적 표현이다.  

춤으로 풀어가는 작품 <사초>는 때론 소셜 네트워크로 치환되고, 또 때론 행위미술로 변형되기도 한다. 그렇게 시각적 이미지와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 우리들의 자화상을 되돌아보게끔 의도되었다.

조선시대 사관은 왕의 곁에서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했다. 왕이라 해도 결코 열람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철저히 해서 기록한 이 결과물을 ‘사초’라 했고, 그 사초 또한 정돈되지 않은 초고일 뿐이라는 사실을 이 작품의 소재로 택했다. 

“사초 史草, 초고 草稿..,”
한자로 ‘풀 초草’와 ‘짚단 고稿’를 쓴다. 즉 사초는 역사의 풀뿌리이고, 초고는 풀과 볏 짚단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흩어져 있는 모양을 일컫는다. 역사의 기록이라 해도 결국 정리하고 매만져야 할 거친 형태일 뿐인 것이다. 어쩌면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 또한 그러하다. ‘기록’이라는 다양한 접근과 해석을 통해 1년여 팬데믹의 굴레를 헤쳐 나가려 노력했던 그 긴 시간을 얘기하려 한다.

안무자의 말

자신이 살아온 만큼의 자취와 흔적을 입에서 입으로 건네는 언어가 아닌, 보다 뚜렷한 형태로 남기고 전하고 싶었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런 노력의 산물, 즉 형태를 완성하고자 했던 욕구로 실현되었던 결과물은 초기의 상형문자 같은 그림이거나 더 나아가 문자의 형태로 발달하였고, 그렇게 그 그림과 문자의 산물은 모두 ‘기록’으로 남았다.

기록이란 그렇다. 모든 이들이 공유하고 공감하며 전하고자 하는 실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소통의 출구이자 차곡차곡 쌓여 고스란히 시대가 되고 역사가 되는 중요한 첫 걸음이었던 것이다. 역사에서 ‘사초(史草)’는 그런 기록의 첫 걸음이다.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러 사관(史官)들은 매일매일 나라 안팎의 역사적 사실들을 가감 없이 기록했고, 이 기록물은 실록 편찬의 자료가 되고, 사기(史記)의 초고가 되었다. 

작품 <사초 史草>는 막막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우리 또한 별반 다르지 않음에 대한 인식이다. 매 순간 자의든 타의든 또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흔적을 남기고 기록을 하며 그것을 일상이라 여기고 있는 삶의 방식과 태도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팬데믹의 과부하와 그로 인한 단절에 대한 기록이며 지금 이 순간이 역사로 남을 초고이자 또 하나의 사초이다.

안무 장유경, 대본/연출 조주현, 조안무/주역 김용철, 음악 박승원, 무대미술 구동수, 의상 민천홍, 조명 백승동, 사진 옥상훈 등.

출연 김용철 편봉화 임차영 김현태 김정미 서상재 이수민 최재호 김재정 이교경 천기랑 권지훈 황지희 신민진 오동훈 황창대 황인찬

입장권은 일반 2만원, 학생 1만원으로, 장유경무용단의 티켓 문의처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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