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은 지메르만입니다” - 내한 리사이틀 여는 크리스티안 짐머만
“제 이름은 지메르만입니다” - 내한 리사이틀 여는 크리스티안 짐머만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2.02.11 2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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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트미디어 기획 시리즈 공연
7일간의 격리 감수, 3년 만에 내한
4개 도시 6차례 연주회
크리스티안 지머만 리사이틀 투어(제공=마스트미디어)
크리스티안 지머만 리사이틀 투어(제공=마스트미디어)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열여덟 살의 나이로 1975년 제9회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과 함께 특별상을 휩쓴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머만이 3년 만에 내한, 리사이틀 투어를 펼친다.

현존하는 최고의 피아니스트 거장이자 완벽주의자로 알려진 짐머만은 오는 2월 25일 대구를 시작으로 부산, 대전에서 리사이틀을 열며 이후 서울에서는 세 차례 연주회를 연다. 짐머만의 리사이틀은 클래식 음악 기획사 마스트미디어가 선보이는 2022년 기획 시리즈 <The Great Pianists Series>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7일간의 격리 감수, 내한하는 크리스티안 짐머만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해 지난 1월 24일부터 해외입국자 격리 면제가 다시금 철회되면서 연주자들의 내한시 격리가 불가피해졌다. 2월 25일부터 총 4개 도시에서 여섯 차례 연주로 예정되어 있는 크리스티안 짐머만의 투어 역시 7일간의 격리를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짐머만은 기다려 준 한국 팬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7일간의 격리를 감수하고 한국 리사이틀 투어를 진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완벽을 위해 물러서지 않는 원칙
리사이틀 때마다 자신의 피아노로 순회연주를 다니는 짐머만의 리사이틀 관행은 이미 유명한 일화이다.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 속에서 진행되는 이번 내한공연에도 짐머만은 그의 피아노 '액션'과 함께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 짐머만이 모든 연주마다 자신의 피아노로 연주를 하려는 것은 관객들에게 항상 변하지 않는 균일한 연주력과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하기 위한 스스로의 철저한 준비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때문인지 무섭도록 치밀한 계획 아래 연주하는 그의 음악은 언제 어디서 듣더라도 변함없다. 그리고 그 끝은 우리에게 명징한 울림의 감동으로 다가온다. 7일간의 격리와 까다로운 검역 과정으로 인해 한국으로 오는 여정이 쉽지 않지만, 그는 완벽한 음악을 위해 이번 내한에도 역시 직접 자신의 피아노 액션을 공수해온다.

3년 만의 내한, 그의 뿌리와 결실의 레퍼토리
2003년 내한 이후 16년만에 성사된 그의 2019년 내한 리사이틀은 티켓 오픈과 함께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그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인 쇼팽의 스케르초와 브람스의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하며 완벽에 가까운 연주력으로 한국 관객을 사로잡았다.

3년 만에 이루어지는 이번 리사이틀에서 짐머만은 바흐의 <파르티타 1번, 2번>, 시마노프스키의 <마주르카 13-16번>, 그리고 쇼팽의 <소나타 3번>을 무대에 올린다. 그는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시대적으로, 그리고 장르적으로도 폭넓은 음악을 아우른다. 고국 폴란드의 대표 작곡가 쇼팽과 시마노프스키, 그리고 폴란드의 색채를 잘 드러내는 마주르카를 연주하며 그는 그의 음악적 뿌리를 들려준다.

프로그램

J. S. 바흐
파르티타 제1번 B-flat장조, BWV 825
파르티타 제2번 C단조, BWV 826

- 휴 식 -

K. 시마노프스키
20개의 마주르카 op.50 중 13, 14, 15, 16번

F. 쇼팽
피아노 소나타 제3번 B단조, 작품 58

크리스티안 짐머만(Krystian Zimerman, 1956-)

크리스티안 짐머만은 열여덟 살의 나이로 쇼팽 콩쿠르에서 1등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폴란드인인 그의 본래 이름은 ‘지메르만’이며 본인도 그렇게 불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1975년 쇼팽콩쿠르 당시의 짐머만(출처=youtube.com)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짐머만은 그의 유년시절을 매일같이 그의 집에 모여 음악활동에 전념하는 예술가들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보냈다.

솔리스트 이외에도 기돈 크레머, 정경화, 예후디 메뉴인과 같은 뛰어난 음악인들과 함께 실내악 활동을 이어왔으며, 레너드 번스타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오자와 세이지, 리카르도 무티, 로린 마젤, 앙드레 프레빈, 피에르 불레즈, 주빈 메타, 스타니스와프 스크로바체프스키, 사이먼 래틀 경과 같은 명 지휘자들과도 함께해왔다.

2010년에는 쇼팽 탄생 200주년 기념의 일환으로 런던에서 개최된 인터내셔널 피아노 시리즈에 초청받아 축하 리사이틀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2013년에는 루토슬라프스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에사-페카살로넨이 이끄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런던 로열 페스티벌홀에서 연주하는 등 전 세계 여러 도시를 순회하며 루토스와프스키가 짐머만을 위해 작곡한 <피아노 콘체르토>를 연주한 바 있다.

완벽주의자로 소문난 짐머만은 그의 모든 리사이틀 공연에 본인이 소유한 피아노로 연주하며 피아노 제작에 있어서도 전문가 못지않은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또한 연 50회 이상 무대에 오르지 않으며 녹음에도 까다로운 탓에 명성에 비해 음반이 매우 적어 팬들의 원성을 듣기도 한다.

가장 최근의 음반은 2020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전곡으로(런던 심포니, 사이먼 래틀), 발매와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입장권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 롯데콘서트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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