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드로 알모도바르 & 요나스 메카스 특별전
페드로 알모도바르 & 요나스 메카스 특별전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2.04.19 1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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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5.8, 서울아트시네마
페드로 알모도바르 '나쁜 교육' 스틸컷(제공=서울아트시네마)
페드로 알모도바르 '나쁜 교육' 스틸컷(제공=서울아트시네마)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오는 4월 20일(수)부터 5월 8일(일)까지 ‘페드로 알모도바르 특별전 - 욕망의 모든 것’과 ‘요나스 메카스 탄생 백 주년 특별전’을 동시에 개최한다.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특별전 - 욕망의 모든 것’에서는 80년대 초기작인 <나쁜 버릇>(1983), 대표작인 <신경 쇠약 직전의 여자>(1988), <귀향>(2006), <브로큰 임브레이스>(2009) 등 모두 13편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4월 28일(목)부터는 리투아니아 출신의 영화감독 ‘요나스 메카스 탄생 백 주년 특별전’에서 50편이 넘는 작품 중 <월든>(1969), <우연히 나는 아름다움의 섬광을 보았다>(2000) 등 일곱 편의 대표작을 감상할수 있다.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 스틸컷(제공=서울아트시네마)
페드로 알모도바르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 스틸컷(제공=서울아트시네마)

단편을 포함해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40편이 넘는 작품을 발표한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주요 키워드는 ‘욕망’이다. 인간의 욕망을 그린 감독은 많지만 알모도바르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구체적인 욕망에 집중할 때, 그리고 그 욕망을 선명한 이미지로 과감하게 스크린에 담아낼 때 관객들은 알모도바르의 세계가 가진 원색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자신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욕망의 보편성’을 그려낸다. 그의 영화에 주로 등장하는 사람들은 하층민, 여성, 성소수자, 중독자 등 사회의 주류에 쉽게 편입될 수 없는 자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저마다의 선명한 욕망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갖가지 희노애락을 경험한다. 알모도바르는 그 인생의 단면을 있는 그대로, 때로는 영화적으로 더욱 과장하여 그림으로써 우리의 욕망과 시대의 집단적 무의식을 돌아보게 만든다. 특히 <나쁜 교육>(2004)이나 신작인 <패러렐 마더스>(2021)에서 잘 드러난 것처럼 스페인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욕망과 함께 결부시키는 화법은 알모도바르의 작품 세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패러렐 마더스' 스틸컷(제공=서울아트시네마)
페드로 알모도바르 '패러렐 마더스' 스틸컷(제공=서울아트시네마)

1922년 리투아니아에서 태어나 2019년에 세상을 떠난 요나스 메카스는 한 두줄로 요약하기 힘든 폭넓은 활동으로 지금도 많은 예술인들에게 영감을 주는 중요한 작가이다. 그는 십대 시절부터 신문 발간, 예술 서적 출간 등을 통해 소련의 전체주의와 나치의 파시즘에 맞섰다. 이후 뉴욕으로 이민을 간 5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요나스메카스는 언더그라운드 영화 상영을 기획하는 시네마테크 운동을 주도했고, 1955년 『필름 컬처』 잡지를 창간했으며, 1960년에는 아방가르드 영화를 배급하는 ‘더 뉴 아메리칸 시네마 그룹’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때 요나스 메카스가 특히 관심을 보인 분야는 소위 ‘실험 영화’ 였다.

그는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거대 구조 속에서 단지 하나의 상품으로 가볍게 소비되는 영화가 아닌,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조직할 수 있는 카메라의 가능성에 주목했고, 곧 <월든>(1968)과 같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독창적인 사유와 실험을 선보였다.

요나스 메카스 '월든' 스틸컷(제공=서울아트시네마)

요나스 메카스의 영화 속에서는 가족과 친구들의 꾸밈 없는 모습이 담긴 소소한 일상, 창가에 비친 햇살이나 흔들리는 그림자 같은 파편적인 이미지도 대체 불가능한 특별한 의미를 획득했고, 어린 시절 우연히 기록된 영상이나 낡은 앨범 속의 사진도 거대한 역사 속에 지워진 소중한 기억을 길어 올린다. 그리고 단지 감독의 개인적 관심사 뿐 아니라 카메라가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어떻게 변형시킬 수 있는지, 또한 이미지와 사운드로 어떻게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지 관객에게 고민을 던진다. 그런 의미에서 언뜻 매우 사적인 작업으로 보이는 요나스 메카스의 영화는 시간이 갈수록 동시대의 이미지 조건을 재고하게 만드는 흥미로운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요나스 메카스 '로스트 로스트 로스트' 스틸컷(제공=서울아트시네마)

한편 영화제 기간중 4월 23일(토)에는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작품 세계에 관한 임호준 교수의 시네토크를 준비했으며 또한 실험 및 독립영화 배급 레이블 ‘르:브아르’를 통해 요나스 메카스의 영화를 직접 배급하며 실험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핍초도로프 감독, 요나스메카스의 아들이자 촬영감독인 세바스찬메카스, ‘요나스 메카스 100주년’의 기획자 중의 한 명이기도 한 율리우스 지즈 감독이 서울아트시네마를 직접 방문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그리고 곽영빈 평론가와 유운성 평론가는 요나스메카스가 우리에게 던진 질문들에 관한 깊이 있는 강연을 준비하였다.

이번 특별전은 새로 이전한 중구 정동길3 경향아트힐 2층(경향신문사)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진행되며 관람료는 일반 8,000원이다. 일자별 상영일정은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를 참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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