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현의 첫 춤 ‘명가월륜 - 1. 명가춤의 전승과 재구성'
윤종현의 첫 춤 ‘명가월륜 - 1. 명가춤의 전승과 재구성'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2.07.25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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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권 전통춤의 재조명과 재창조,
그리고 젊은 무용가들을 통한 확장
윤종현의 첫 춤 '명가월륜 - 1. 명가춤의 전승과 재구성' 공연 포스터(사진제공=공연기획 MCT)
윤종현의 첫 춤 '명가월륜 - 1. 명가춤의 전승과 재구성' 공연 포스터(사진제공=공연기획 MCT)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서울·경기권에서 파생·발전된 전통춤을 계승하기 위해 지난 2021년 무용가들이 결성한 서울경기춤연구회(회장 윤종현)가 주최하는 <윤종현의 첫 춤 명가월륜明嘉月輪>이 오는 8월 13일(토)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다.

서울경기춤연구회는 서울·경기권을 기점으로 전승된 전통춤의 맥을 찾아 한성준, 명가 강선영, 월륜 조흥동으로 이어진 춤의 맥을 이어가기 위한 시리즈 공연으로 <명가월륜>을 기획했다. 특히 이번 무대는 전승 활동이 미약하거나 단절을 겪은 작품들 위주로 구성할 예정이다. 또한 전통춤에 미디어아트를 접목해 수준 높은 춤은 물론 시각적 효과를 통해 일반 관객들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윤종현의 뿌리를 찾는 첫 춤 <명가월륜>

윤종현은 어린 시절부터 춤을 시작하게 만든 스승 고 강선영 선생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번 명가월륜 시리즈를 기획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스승 강선영 선생과 조흥동 선생의 춤을 복원 및 재창조하여 확장해 나아갈 것이다. 공연의 제목이 ‘윤종현의 첫 춤’으로 되어 있으나 윤종현의 작품이 없는 것은 그의 춤의 뿌리인 스승의 춤과 혼이 몸속에 영원히 깃들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회장 윤종현을 비롯한 서울경기춤연구회의 젊은 무용가들은 역사에 매몰된 전통춤의 복원을 가장 중점에 두고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 전승이 미약한 종목과 잊혀가는 전통춤을 여러 원로 무용가의 자문과 지도를 통해 복원하고 활성화하고자 한다. 더불어 단순한 답습을 넘어 옛것을 바탕으로 한 전통의 재창조를 위해 <열두무녀도> <바라춤> <무당춤> 등을 재구성, 재해석함으로써 전통예술의 재창조 가능성 또한 확인하고자 한다.

제자가 바치는 기도 <원왕생-巫>

<원왕생-巫>는 무속에 기반을 둔 강선영 선생을 위한 윤종현의 ‘마음의 굿’이다. 윤종현의 첫 스승으로서 춤의 뿌리를 내려주신 스승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작품에 담고자 했다. 춤의 뿌리는 강선영 선생이 1963년 국립무용단에서 안무한 무용극 <열두무녀도>와 2000년 <한성준 선생 그 춤의 재현>에서 발표된 <바라춤>, 강선영무용단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표되어온 <무당춤>을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인 <원왕생가, 원왕생무>는 윤종현이 스승 강선영에게 바치는 헌무이자 깊은 기도이다.

I. 불멸의 춤

1. 승무
강선영류 승무는 한성준 선생에게 배운 춤사위를 토대로 전승된 춤으로 인간 내면의 갈등과 극복의지를 표상화한 것이다. 2000년 공연된 <한성준 그 춤의 재현>의 강선영 승무 영상과 강선영 선생이 제자들에게 지도하여 공연한 승무 영상 다수를 연구하여 강선영의 직계 제자인 원로무용가들의 고증에 따라 재구성한 춤이다.

2. 명가살풀이춤
명가 살풀이춤은 한성준 선생에게 배운 춤사위를 토대로 전승된 춤으로, 아기자기하면서 섬세하고 절제된 춤사위가 특징으로 외적인 미의 형상보다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한국 춤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3. 한량무
한성준 선생이 작무하고 강선영 선생에 의해 내려온 무용극 형식의 춤이다. 색시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한량과 먹중의 애정 춤사위가 재미를 더한다. 탈춤의 노장과장에서 분화, 발전된 극형식인 한량무에 내포된 민속문화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춤이다.

4. 장고춤
<한강수타령>에서 <자진한강수>로 이어져 다시 <한강수타령>으로 끝맺음을 한다. 음악에 따라 변하는 춤사위는 우아하고 아름다우면서도 경쾌하고 절도있는 리듬이 신명과 흥을 돋우어 낸다.

5. 경기검무
한성준·강선영을 통해 전승된 춤으로 김근희에 의해 경기도무형문화재 제53호로 지정받았다. 높은 예술성과 역사성을 인정받아 전승되고 있으며 이번 무대에서는 ㈔경기음악연구회 이사장인 전병훈의 소리와 함께 어우러질 예정이다.

6. 남성태평무
왕과 왕비가 나라의 태평성대와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내용을 담아 무속춤을 격이 높은 무대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Ⅱ. 원왕생-巫

#1. 산 자의 노래
울울창창한 대숲에 들어서니 바람이 대나무를 어루만지는 모습이 애틋하다. 이제 당신의 숨결을 느낄 수가 없어 허망한 나는 이 흐느낌, 젓대 우는 소리로 흩트려 본다.

#2. 염원의 소리
왕생극락을 기원하는 굿판이 펼쳐지며, 굿판을 청정하게 하기 위해 깊은 소리로 부정을 친다. 그리고 바라를 마주 비비며 잡귀와 잡신을 물리치고 극락의 문을 연다.

#3. 염원의 몸짓
혼을 실어, 넋을 올려, 한을 풀어, 박수와 무녀 모두 함께 왕생극락을 위한 춤을 펼쳐본다. 극락으로 가는 길을 닦기 위해 삼베천이 나오고 무거운 걸음으로 앞을 향해 나아간다. 죽음의 이별이 아닌 신명의 몸짓으로 환희에 젖는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멀리 흠향하며 떠나간다.

#4. 원왕생歌, 원왕생舞
모든 무당은 망자가 걸어갈 길을 바라보고 왕무당은 망자를 대신하여 길의 한가운데에 선다. 망자를 위로하는 염불이 이어지자 백화(白花)가 하늘의 곳곳을 가득 채운다. 그렇게 망자는 서천꽃밭에 이르렀다. 속세는 서서히 어두워지고 하늘은 더욱 찬란히 태평하게 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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