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옥 연출 20년만의 무대 ‘겹괴기담’
김우옥 연출 20년만의 무대 ‘겹괴기담’
  • 이시우 기자
  • 승인 2022.10.2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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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충격을 안겼던 실험무대, 11월 6일까지
'겹괴기담' 포스터 (사진제공=더줌아트센터)

 [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원로 연극인들의 축제인 제7회 늘푸른연극제 개막작 <겹괴기담>이 지난 21일부터 공연 중이다. 오는 11월 6일까지 한남동 더줌아트센터.

<겹괴기담>은 구조주의 연극의 대가 마이클 커비(1931-1997)의 희곡으로, 실험연극이 왕성했던 1970년대 말 뉴욕의 오프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다. 국내에서는 김우옥 연출이 대표로 있던 동랑 레퍼토리 극단이 1982년 초연했으며, 당시 실험극이 흔치 않았던 국내 연극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번 프로덕션은 2000년 김우옥 연출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장 퇴임기념 공연 이후 22년 만에 선보이는 공연이다. 김 연출은 “작품이 나온 지 40여 년이 지난 지금, 이 연극의 실험성이 아직도 유효한가를 살피는 것이 흥미로울 것 같다.”라고 전했다.

<겹괴기담>은 정밀하게 꾸며 놓은 두 개의 무서운 이야기가 서로 교차하며 전개된다. 두 개의 괴기담은 얼핏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같은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서사를 따라가는 전통적인 연극과는 달리 마치 ‘틀린 그림 찾기’나 ‘퍼즐 맞추기’처럼 두 이야기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게 되는 새로운 관극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겹괴기담>의 특별함은 무대에 있다. 블랙박스 극장의 6mX6m 커다란 상자 모양 무대는 6개의 망사막이 드리워져, 5개의 공간이 각각 1.2m터의 간격으로 나뉜다. 연극이 시작되면 두 이야기는 양쪽 끝 공간에서 시작되어 장면이 바뀔 때마다 옆 공간으로 이동하며 가운데에서 교차된다. 따라서 가까이 보이던 이야기는 점점 멀어지고, 멀리 보이던 이야기는 점점 가까워진다.

이번 공연을 관람한 정중헌 한국생활연극협회 이사장은 “아흔을 바라보는 김우옥의 감각은 원숙하게 무르익었고, 인접예술을 받아들여 종합예술로서 숙성되고 확장된 연극의 아우라를 펼쳐냈다”면서 “40년 전 초연 당시의 난해함과 당혹감이 아니라 구조주의 연극의 본령을 무대기술과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아주 쉽고 친절하게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20대, 40대, 60대 여성 배우들인 전소현, 이윤표, 김지영, 김광덕, 권슬아, 이아라가 출연해 괴기담의 숨 막히는 긴장감을 실감시킬 예정이다. 10월 29일(토)과 11월 5일(토) 공연 종료 후에는 김우옥 연출과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도 마련돼 있다. 입장권 가격 전석 5만원.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

올해 제7회 늘푸른연극제(위원장 전무송)는 국립정동극장세실과 스튜디오반의 공동주최로 ‘새로움을 말하다’라는 주제에 따라 모두 네 작품이 선정됐다. <겹괴기담>을 시작으로 <문턱> <영월행 일기> <꽃을 받아줘>가 차례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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