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진스키가 생각한 '모던(Modern)' - 융복합연극 'The Modern 402'
니진스키가 생각한 '모던(Modern)' - 융복합연극 'The Modern 402'
  • 이시우 기자
  • 승인 2022.11.1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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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융복합 연극 <The Modern 402>가 11월 17일(목)부터 20일(일)까지 복합예술공간 TINC(This is not a church, 구 명성교회)에서 공연된다. 러시아의 전설적인 무용수이자 유럽 발레 역사를 새로 쓴 안무가 바슬라프 니진스키(Vaslav Nijinsky)가 생의 마지막까지 추구하고 갈망하던 ‘모던(Modern)’에 대한 해석을 담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연극과 무용, 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융합한 공연으로 기술의 ‘차용’보다는 작품의 세계관과 형식의 구현을 위한 필연적 ‘활용’을 지향한다. 작품의 내러티브는 주인공의 무의식 속에서 새로운 세계들이 생겨나고 사라지며,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에서 마지막 단계로 결국 나아가 의식의 세계로 들어서는 여행자적 구조를 보여준다. 6개의 방을 단계적으로 거치며 주인공 니진스키가 비로소 ‘모던’을 깨닫고 완성해나가는 세계로 확장될 때까지 그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며 생각과 기억을 담아낸다. 내러티브의 전개는 완벽히 연극적이지만, ‘세우고 허물어지다’라는 작품의 주제의식이자 모던에 대한 해석은 영상기술로 구현한다.

<The Modern 402>는 201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연극 부문 대본 공모에 선정되었고, 2021년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과 기술 융합 아트앤테크(Art&Tech) 지원사업에 선정돼 그해 12월 첫 트라이아웃 공연을 마쳤다. 올해는 동일 사업의 우수작품 후속 지원에 뽑혀 기존 상업극장에서 벗어나 별도의 무대 없이 미디어파사드와 12개의 의자만으로 연출할 예정이다.

연출가 서윤미가 극작, 작곡, 연출하고 미디어아트를 구성했으며, 무용가 정재혁의 안무, 음악가 이진욱의 사운드 아트, ㈜알마로꼬의 영상기술이 협업해 작품을 완성했다.

바슬라프 니진스키 역에는 배우 서영주, 세르게이 디아길레프 역에는 배우 전재홍, 로몰라 풀츠키 역에는 배우 임강희, 애프터 이미지 역에는 무용수 김민 박세진 김건우가 출연한다.

시놉시스

“난 이제 무겁지 않아. 난 내 발목을 잘라낼 거야. 발목을 잘라내고 먼지처럼 사라질 거야. 저길 봐. 영원히 부유하는 저 먼지들. 먼지들은 이유가 있는 춤을 추지 않아.”

모든 관습과 틀, 경계로부터의 해방을 꿈꿨던 모던 발레의 창시자 바슬라프 니진스키. 그는 동성애자인 예술감독 디아길레프, 무용수인 아내 로몰라를 만나며 운명적인 삶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운명적 인연들이 만들어낸 삶의 갈등, 그리고 뛰어난 기량 속 숨겨졌던 내적 트라우마. 예술가로서의 자신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강박감 등은 그를 정신병 속에 가두고야 만다.

갑작스런 은퇴 이후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 있는 이른바 ‘깨어있는 코마 상태’로 지낸 니진스키. 그는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 어딘가에 갇혀 기나긴 미로를 홀로 걷는다. 그리고 그 경계 속에서도 자신의 무대를 만들듯, 여섯 개의 방을 지어 허물고 세우기를 반복한다. 그 방에서 그의 ‘이야기’와 ‘춤’은 익숙한 얼굴들로 나타나 그에게 말을 건네고 손을 내민다. 기억의 잔상들은 니진스키의 멈춰진 시간들처럼 움직임과 정지를 반복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의 젊은 시절과 똑같은 복장을 하고 똑같은 춤을 추던 무용수에 반응하며 느닷없이 도약했는데, 그 찰나의 순간이 사진 한 장에 담긴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 갇혀 지내던 그가 의식 밖으로 나왔던 그 순간을 담은 사진 한 장. 이 연극은 그 한 장의 사진을 모티브로 니진스키의 삶과 내면을 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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