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신진연출가전, 늘푸른연극제 등 연극계의 지원사업은 대부분 연령대로 분류해 이루어진다. 하지만 보편적인 분류 속이 아닌 그 사이 어딘가에 살아가고 있는 예술가들도 있다. 그들이 축제 <보편적이지만은 않은 극적 무대>를 만들어 올린다. 이 연극제는 연극계에서 보편적으로 분류되는 신진이나 원로가 아닌 연출가들이 모여 하고자 하는 말을 무대에 옮기는 자리다. 극단 작은신화, 극단 참컴퍼니, 창작집단 일각, 극단 더늠 등 4개 극단이 주최, 주관한다.
극단 작은신화의 반무섭 연출은 2022년 제9회 성북연극페스티벌에서 연출상을 수상한 <간이역>을, 극단 찬컴퍼니의 홍우찬 연출은 중국 희곡 <워 아이 차차차>를 초연한다. 이어서 창작집단 일각의 이광복 연출이 막심 고리키 단편소설 <아쿨리나 할머니>를 각색한 <늙은 여자, 아쿨리나>와 극단 더늠 차지성 연출이 셰익스피어 <햄릿>을 각색한 <광인, 햄릿>을 선보인다,
<간이역>에서는 연착되는 기차를 기다리는 이들의 다양한 삶이 대합실에서의 기다림의 순간과 교차되며 흘러 지나간다. 승객들은 마침내 도착한 완행열차를 타고 떠나가지만 대합실에는 떠나지 못한 사람이 남아 있고, 그를 위한 따스한 정이 흐른다. <워 아이 차차차>는 천안문 사건(1989년)에 대해 말하는 것이 금기시됐던 1994년의 작품이다. 기존의 공연처럼 서사적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일반적인 연극의 내러티브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늙은 여자, 아쿨리나>에서 아쿨리나는 구걸과 도둑질로 손자들을 먹여 살리고, 밑바닥 인생을 사는 손자들은 당연하다는 듯 그것을 요구하고 기생한다. 아쿨리나가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조차 손자들은 무언가를 요구하는데, 그 모습을 통해 굶주린 인간의 탐욕을 탐구한다. <광인, 햄릿>에서는 제한된 공간과 어려운 상황들로 감정의 분출을 막아보려 한다. 해소되지 못한 내적 갈등으로 인해 주변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주게 되고, 그로 인해 또 다른 감정들을 불러일으킨다. 이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된 햄릿에게 생물학적인 죽음과 이성적인 죽음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만든다.
연극제 <보편적이지만은 않은 극적 무대>의 김동욱 예술감독은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전쟁처럼 살아내온 공연예술가들과, 여러 해 동안 쉽지 않은 연극의 길을 걸어온 연출가들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연극제인 만큼 열린 마음으로 맞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12월 8일(목)부터 2023년 2월 5일(일)까지 극장 봄에서 진행되며, 입장권은 플레이티켓에서 단독 판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