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트시네마 '2022 한겨울의 클래식'
서울아트시네마 '2022 한겨울의 클래식'
  • 김수나 기자
  • 승인 2022.12.23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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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한겨울의 클래식 포스터. (사진제공=서울아트시네마)
'2022 한겨울의 클래식' 포스터. (사진제공=서울아트시네마)

[더프리뷰=서울] 김수나 기자 =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가 2022년 마지막 프로그램이자 2023년의 첫 프로그램으로 '한겨울의 클래식'을 준비했다.

12월 23일(금)부터 2023년 1월 29일(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1940-50년대 할리우드 코미디와 멜로드라마, 로베르 브레송, 칼 드레이어의 1950년대 영화들, 그리고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알랭 레네(1922-2014) 감독의 대표작 열 편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고전기 할리우드 영화가 제공하는 감미로운 기적은 사라짐과 귀환의 끝없는 반복에 있다. 이런 방식의 재생은 영화에서라면 몇 번이고 일어날 수 있고, 일어나는 것이다. 조지 쿠커, 에른스트 루비치, 프랭크 보재기, 더글라스 서크, 레오 맥커리, 그리고 니콜라스 레이의 영화는 다양한 위기의 시나리오를 펼치지만 결국 자신의 길을 찾고, 우리 삶이 겪는 회의론의 경향을 극복하게 한다. 믿음의 증거이자 세계에 대한 찬가이다.

영화의 클래식은 실망스러운 삶, 믿을 수 없는 세계, 복잡한 위기에서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특별한 예술 형식이었다. 이는 영화에 관한 가장 흥미롭고 독창적인 제안이지만, 1950년대 이후에 등장한 작품들에서 관객들은 불안과 위기의 그림자와 마주하게 된다. 부르주아의 심리적 억압과 도덕적 타락을 그린 앙리 조르주 클루조의 <디아볼릭>(1955), 전후 끔찍한 것을 직시하는 공포를 그린 조르주 프랑주의 <얼굴 없는 눈>(1960), 노동계급 시대 소녀의 현실적 삶을 그린 토니 리차드슨의 <꿀맛>(1961)이 그런 경우다. 그럼에도 성배에 대한 탐구와 성스러움의 운명에 대한 우화를 보여주는 로베르 브레송의 <호수의 랑슬로>(1974), 불신의 세계에서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믿음의 기적을 연출한 칼 드레이어의 <오데트>(1955)에서 우리는 세계에 대한 다양한 방식의 의심과 믿음을 발견할 수 있다.

위대한 ‘기억의 작가’인 알랭 레네는 평론가 세르주 다네의 표현을 빌리자면 전후 시기에 영화가 특별한 사람, 즉 인류를 다뤄야만 한다는 것을 이해한 유일한 작가다. 이런 사람들은 부정되거나(집단수용소에 의해), 파괴되거나(핵폭탄에 의해), 그리고 유린된(고문에 의해) 사람들이다. 그는 <밤과 안개>(1956)나 <히로시마 내 사랑>(1959)에서 역사의 트라우마와 글로벌한 기억에 접근하는 증인들의 이야기를 그렸고, <뮤리엘>(1963)이나 <스타비스키>(1974)에서는 프랑스 역사의 가장 억압된 지대에서 출몰한 과거의 기억을 다뤘다. 재앙 이후의 세계에서 되돌아온 생존자와 그들의 존재에 대한 질문은 일종의 유령 이야기로,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1961)뿐만 아니라, <프로비던스>(1977), <멜로>(1986), <스모킹/노스모킹>(1993)과 같은 중후기 작품들에서 정신적 곤경과 망각에 시달리는 인물들의 이야기로 표현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좀처럼 상영 기회가 없었던 <사랑해 사랑해>(1968), <프로비던스>(1977) 같은 중기 작품들과 알렝 레네의 유작 <사랑은 마시고 노래하며>(2014)를 상영한다.

특별전 기간 황덕호 재즈평론가의 '영화관 속 재즈로프트', 박홍열 감독의 '시네마테크 영화학교 - 촬영 미학'이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박홍열, 황다은 감독이 연출한 작고 단단한 다큐멘터리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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