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아트센터 2023 레퍼토리 시즌 개막
경기아트센터 2023 레퍼토리 시즌 개막
  • 채혜린 기자
  • 승인 2023.03.01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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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아트센터 2023 레파토리 시즌 포스터(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경기아트센터 2023 레퍼토리 시즌 포스터 (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더프리뷰=서울] 채혜린 기자 = 경기아트센터가 2023년 레퍼토리 시즌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개막을 알렸다. 3월부터 12월까지 4개 예술단의 20개 작품이 관객들을 만난다. 경기도극단과 경기도무용단이 각각 세 작품, 경기시나위와 경기필하모닉이 각각 일곱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극단과 무용단은 이 중 한 작품씩을 지난 시즌에서 선보였던 레퍼토리 작품 가운데서 골랐고, 경기시나위는 일곱 작품 모두 지난 시즌에서 선보인 레퍼토리 공연으로 엮어 최근 3년간의 성과를 관객과 공유할 예정이다.

수원이라는 거리적 한계를 벗어나 관객들에게 더 가까이 찾아가는 기획도 하고 있다. 경기도극단은 2022년 초연작 <맥베스>를 서울에서 선보일 예정이며, 경기필하모닉도 수원과 서울의 클래식 공연장을 오가며 더욱 다양한 지역의 관객들을 만난다. 경기시나위는 2021년 공연했던 <역(易)의 음향>과 2022년 초연한 <디오니소스 로봇>을 업그레이드, 서울에서 선보인다. 작품에 적절한 공연장을 찾아 최고의 공연을 선보인다는 취지이다.

레퍼토리 시즌 외에도 경기도예술단이 축적한 작품을 많은 지역에서 소개하고자 국내외 문화예술 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경기도예술단의 레퍼토리를 들고 관객들을 직접 찾아간다.

경기아트센터 시즌 프로그램 일정(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경기아트센터 시즌 프로그램 일정 (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레퍼토리 시즌은 3월부터 8월까지 <봄여름 시즌>과 9월부터 12월 <가을겨울 시즌>으로 나누어 운영한다. '미니 시즌' 운영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코로나19 확산 위험에 대응하는 안전장치로,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지침 변동이나 급작스런 공연 취소에도 예매 관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개별로 판매한다. 

경기도극단

창작과 고전을 아우르며 깊은 시선을 담아내다

경기도극단 '맥베스' 사진(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경기도극단 '맥베스' (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경기도극단은 레퍼토리 1작품, 신작 2작품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인간과 우리 시대에 대한 깊은 시선을 담아 창작 희곡부터 고전작품을 아우른다.

가장 주목할 작품은 거장과 신진 연출가가 한 무대를 사용하여 두 편의 작품을 올리는 색다른 시도 ‘원 스테이지 <죽음의 배> & <갈매기>’(6.29-7.9)이다. <갈매기>의 작, 연출을 맡은 한태숙 경기도극단 예술감독은 평생을 연극무대에서 살아온 여배우의 시선을 통해 인간의 꿈과 좌절을 그린다. 같은 무대에 올려질 비 트라벤 작가의 <죽음의 배>는 연극계 신예 연출가에게 맡겨 소모품처럼 노동을 강요당하는 떠돌이 선원들의 삶을 묘사할 예정이다.

경기도극단의 대담한 도전은 <창작희곡 공모전 당선작> 공연무대(5.2-7)를 통해서도 실현된다. 지난 2020년 팬데믹으로 얼어붙은 연극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극단에도 새로운 의욕을 불러일으키고자 ‘창작희곡 공모전’을 개최, 당선작 <위대한 뼈>를 선정했었다. '희곡에서 공연까지'라는 방향성 아래 각색의 과정을 거쳐 2021년 관객들을 무대에서 만나며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이어서 올해 공모전에서 선발되는 당선작은 창의적이고 새로운 작가적 상상력을 통해 시대와 관객이 요구하는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신의 막내딸 아네모네> <태양> <시련> 등 다양한 스타일의 희곡을 본인만의 신선하고 감각적인 해석으로 연출하는 경기도극단 김정 상임연출이 맡아 막 세상에 나온 창작희곡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경기도극단 프로그램일정(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경기도극단 프로그램 일정 (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경기도무용단

신예부터 명인까지, 우리 춤의 아름다움을 이어가다

경기도무용단 '순수 더 클래식' 사진(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경기도무용단 '순수 더 클래식' 사진 (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2023년 경기도무용단 시즌은 우리 춤의 전통을 만들어 온 명인들과 우리 춤의 미래를 만들어 갈 신예, 중견 안무가들이 채운다. 전통춤부터 창작, 실험적 시도를 통한 색다른 무대로 경기도무용단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낸다. 

경기도무용단의 역사와 전통을 담은 <명작 컬렉션 舞>(4.21-23)는 역대 예술감독들의 대표작을 통해 경기도무용단의 작품 세계를 뒤돌아보고 우리 춤의 역사를 되짚어 본다. 우리의 전통이 보여주는 우아하고 기품 있는 춤사위와 깊은 내면으로부터 시작되는 한국 춤 특유의 호흡으로 무게감 있는 내적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한국 춤의 새로운 세대를 발굴하고 경기도무용단의 미래를 준비하는 <하랑-함께 날아오르다>(6.16-17)는 2021년 초연한 최은아 안무의 <메타 프리즘>을 정식 공연으로 재구성해 완성도 높은 무대로 선보인다. <메타 프리즘>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모티브를 얻어 또 다른 세계를 마주하기 위해 현재의 한계를 넘어야 하는 모습을 표현한다.

LDP 현대무용단의 김동규 대표와 경기도무용단과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는 <being : 비잉>(12.15-16)은 존재라는 뜻과 빙빙 맴돈다는 중의적 의미를 담은 작품으로, 변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존재에 대한 고민을 나눈다. 안무가 특유의 상상력과 무대미술, 영상을 활용한 새로운 자극을 더해 경기도무용단에 새로운 모습을 부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무용단 프로그램 일정(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경기도무용단 프로그램 일정 (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창의적 음악행위로 찾아낸 독보적인 음향 정체성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역의 음향' (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역의 음향' (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가장 한국적인 음향 정체성으로 가장 창의적인 음악 행위를 펼쳐나가고 있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2023년 보석 같은 레퍼토리를 펼친다. 지난 3년간 선보인 레퍼토리 중 주제에 맞는 곡들을 고려해 각기 다른 색깔의 <시나위 악보가게>를 펼쳐 보일 예정이다. 이일우 수석악장이 음악감독을 맡은 <이루와요(謠)>(4.22)와 장태평 부지휘자가 음악감독과 지휘를 맡은 <태평하게>(6.3)에서는 한국 창작음악계의 미래이자 경기시나위의 음악적 도전을 이끌고 있는 두 예술가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사물단원으로 구성된 연희앙상블 궁궁의 무대로 펼쳐질 <불휘깊은 가락, 궁궁>(8.18-20)과 성악 앙상블 소리봄의 무대 <소리봄, 들어봄, 함께봄>(9.9)에서는 경기시나위가 보여주는 우리 음악의 새로운 모습과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역(易의) 음향>(5.13)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모든 단원들이 능동적인 음악의 주체로 참여해 악단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제시하는 공연이다. 즉흥음악 전문 연주자들과 원일 예술감독, 이일우 수석악장, 장태평 부지휘자가 단원들과 오랫동안 고민하며 구상해 온 관현악을 위한 시나위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우리 음악의 소리를 가장 잘 들려줄 수 있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2022년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초연한 <디오니소스 로봇>은 멀티미디어 음악극 <미디어 콘서트 '디오니소스 로봇’>(10.20-22)으로 재탄생한다. <디오니소스 로봇>은 원일 예술감독이 철학자 니체의 디오니소스론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시나위 정신과 디오니소스의 정신이 마주치는 지점에서 새로운 예술의 가능성을 탐색하며 창작한 작품이다. 작품의 분위기와 색깔을 살려낼 수 있는 가변형 극장인 LG아트센터 U+스테이지에서 연주한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대표 브랜드 시리즈인 <반향 2023 : 불이(不二)>(12.2-3)에서는 한국의 3대 성악곡이자 귀한 전통음악 유산인 불교의 범패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불이(不二)사상’은 불교를 관통하는 핵심 사상의 하나로 이 세상 모든 것이 둘이 아니다 라는 뜻이다. 세상의 모든 대립을 넘어서는 중도적 관점을 제시한다. 우리를 둘러싼 선악, 시비, 생사를 넘어 거대한 하나의 세계로 연결되는 참 자아에 대해 생각해보는 소리 명상 공연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특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경기도시나위오케스트라 프로그램 일정(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프로그램 일정 (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마스터피스 시리즈로 이어가는 민첩하고 유연한 사운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 (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2023년에도 '마스터피스 시리즈'를 이어가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만의 유연한 사운드로 국내 정상급 지휘자들과 조우한다. 첫 번째 무대 <마스터피스 시리즈 V>(3.22-23)는 경기필하모닉과 인연이 깊은 성시연 지휘자가 연다. 말러 지휘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고 경기필하모닉 예술감독 시절 말러 <교향곡 5번>으로 음반을 내는 등 말러 스페셜리스트로 알려진 성시연이지만 국내 무대에서 말러의 <교향곡 6번>을 연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5년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한 양인모가 바르톡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마스터피스 시리즈 VI>(4.13-14)에서는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으로 독일 오페레타상 지휘자상을 동양인 최초로 수상한 지휘자 지중배와 만난다. 세계 최고 권위의 실내악 콩쿠르인 위그모어 홀 국제 현악사중주 콩쿠르에서 우승한 에스메 콰르텟이 미국 작곡가 존 애덤스의 2012년작 <완벽한 농담>을 협연하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오케스트라와 협연 무대를 갖는다.

<마스터피스 시리즈 VII>(5.27-28)에서는 부산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지휘자 최수열이 슈트라우스 <알프스 교향곡>을 지휘한다. 강렬함과 우아함을 동시에 선사하는 피아니스트 손민수가 난곡으로 악명 높은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협연한다. <마스터피스 시리즈 VIII>(6.23)에서는 지휘자로 활발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김선욱이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으로 경기필하모닉과 첫 호흡을 맞춘다.

<마스터피스 시리즈 IX>(10.21-22)는 인천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이병욱이 경기필하모닉을 지휘하며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을 들려준다. 폭발적인 터치와 섬세한 감정 표현이 돋보이는 피아니스트 박종해가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

2023년의 마지막 무대 <마스터피스 시리즈 X>(12.7-8)에서는 광주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으로 ‘젊은 명장’으로 불리는 홍석원이 지휘봉을 잡아 20세기 최고의 난곡이라 불리는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을 연주한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 베이스’ 연광철이 부르는 바그너 오페라 곡들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프로그램 일정(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프로그램 일정 (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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