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프리뷰=서울] 채혜린 기자 = 국립현대무용단이 2023년 시즌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2월 <20▲△(이십삼각삼각)>(안무 송주원)을 시작으로 전개되는 올 시즌 프로그램은 <카베에>(안무 황수현), <캐스케이드 패시지>(안무 뭎 [Mu:p]), <@test.choreography>(안무 나연우), <뉴-애튜 프로젝트>(안무 임정하), <여자야 여자야>(안무 안은미), <웨일스 커넥션>(안무 김보람, 앤서니 맷세나) 총 7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또 출범 3년째를 맞는 예술과 기술의 협업 창작실험 프로그램 ‘무용X기술 창작랩’은 올해도 강연, 쇼케이스 등 다양한 형태로 이어질 예정이다. 온라인으로 수준 높은 무용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댄스 온 에어’는 국내외 영화제와 전시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만나볼 수 있다. 공연 외의 토크, 워크숍, 놀이 활동 등 관객 참여를 통해 현대무용 장르를 경험할 수 있는 ‘오픈 업 프로젝트’도 연중 진행된다.

2023년 국립현대무용단 공연 라인업

현대무용 우수 레퍼토리 발굴

송주원 안무 <20▲△(이십삼각삼각)>, 뭎 [Mu:p] 안무 <캐스케이드 패시지>

2023 시즌 첫 프로그램인 <20▲△(이십삼각삼각)>(2.24-26,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은 지난해 티켓 오픈 당일, 전석 매진을 기록해 화제를 모은 공연으로 올해 다시 찾아온다. <20▲△>은 2021년 무용x기술 창작랩을 거쳐 2022년 무용x기술 융합 프로젝트로 관객과 처음 만나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무용이 미래시대와 관계 맺는 법을 질문하는 국립현대무용단의 기획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분야와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시간을 축적한 공간과 그에 투영되는 신체가 말하는 삶에 주목하는 안무가이자 댄스필름 감독 송주원은 <20▲△>을 통해 우리가 보는 세상, 존재하지만 보지 않는 또는 보이지 않는 세상을 360도로 다시 보기를 제안한다.

안무와 건축에 작업기반을 둔 뭎 [Mu:p]은 극장 고유의 특수성을 재조직하고, 공간의 구조와 시스템을 적극적인 주체로 전면에 내세운 ‘극장-특정형 공연’ <캐스케이드 패시지>(6.23-25,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를 선보인다. 극장을 배경으로 정전이라는 재난 상황을 설정하고, 관객들은 재난 현장을 관광하는 일종의 다크 투어 참여자가 되어 극장의 풍경을 낯설게 경험하게 된다.

국립극장 무대에서 선보이는 리서치 기반 화제의 신작

황수현 안무 <카베에>, 안은미 안무 <여자야 여자야>

4월에는 <카베에(Caveae)>(4.7-9,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8월에는 <여자야 여자야>(8.24-27, 국립극장 하늘극장) 두 공연이 국립극장에서 펼쳐진다. <카베에>는 빈 공간, 구멍, 움푹 들어간 모양과 동굴 등 어둡고 패인 다수의 공동(空洞, cavity)을 뜻하는 단어로, 보이지 않지만 들리고 만져지고 느껴지는 것들에 대해 다룬다. 안무가 황수현을 중심으로 2022년 구성된 리서치 팀은 1년간의 실험 활동과 단계적 제작 과정을 통해 춤-몸-공연을 관통하는 감각에 과감한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관습의 틀을 깨는 도발적이고 파격적인 안무와 인류학적 시선을 담은 기획력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국의 대표 안무가 안은미가 ‘근대 여성’을 주제로 하는 신작 <여자야 여자야>를 선보인다. 근대 역사 속에서 역사적 의의를 충분히 평가받지 못한 여성의 위대한 업적을 새롭게 조명하고, 위대한 업적을 이룬 여성을 발굴, 오늘날 문화 속 여성의 정체성(젠더퀴어/젠더리스)에 대한 논란까지 포괄하는 시도를 담았다.

안무공모 프로젝트로 선보이는 주목할 만한 현대무용 2편

나연우 안무 <@test.choreography>, 임정하 안무 <뉴-애튜 프로젝트>

2018년을 시작으로 현대무용의 안과 밖을 아우르는 레퍼토리를 배출해온 안무공모 프로젝트는 작품 공모심사를 통해 올해 <@test.choreography>, <뉴-애튜 프로젝트>(6.30-7.2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두 안무작을 발표한다. 나연우의 <@test.choreography>는 2020년 안무랩 프로젝트 초연 당시 개인을 대상으로 테스트해 결과 값을 공연의 요소로서 발전시킨 리서치 작업을 바탕으로 올해는 극장에서 '안무'를 테스트해 다양한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임정하의 <뉴-애튜 프로젝트>는 뉴-애티튜드(New Attitude) 의 합성어로. 움직임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질문이다. 몸과 움직임을 다양하게 바라보고자 한다. 2023년 안무가들이 던지는 질문을 발굴하고 ‘지금’의 관점에서 기존 작품의 재제작을 시도하며 동시대의 다양한 예술적 시각을 공유할 예정이다.

현대무용을 통한 문화교류

김보람X앤서니 맷세나 <웨일스 커넥션>

2018-2019년 스웨덴 커넥션에 이어 올해는 <웨일스 커넥션>(11.24-26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을 진행한다. 양국에서 선정한 안무가가 상대 단체의 무용수와 함께 신작을 제작하는 형식으로 제작되는 <웨일스 커넥션>은 독특한 역사와 문화적 배경, 예술적 잠재력을 지닌 웨일스 국립무용단과 함께한다.

웨일스 안무가 앤서니 맷세나(Anthony Matsena)는 아프리카와 유럽의 복합적인 문화 경험을 토대로 힙합, 연극, 춤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업을 지속해온 안무가로 한국의 무용수들과 만나 신작 안무를 맡는다. 웨일스 국립무용단의 무용수들과는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김보람 안무가가 만나 그만의 개성 있는 움직임을 입힌다. 두 사람 모두 스트리트 댄스로 춤을 시작한 현대무용 안무가들이다. 두 신작은 11월 영국 런던과 카디프에서 초연 후 국내에서 선보일 예정으로 다이내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과학기술과 신체, 무용의 관계성 탐구

무용X기술 융합 프로젝트

무용X기술 창작 랩 2023

2021년 첫 발을 디딘 ‘무용x기술 창작 랩’은 무용예술 분야와 기술 분야의 여러 전문가들이 만나 기술시대를 사유하고, 예술과 기술의 관계성을 탐구하는 프로젝트이다. 강연, 워크숍, 쇼케이스 등 다양한 단계를 걸쳐 경계 없는 새로운 무용을 상상하며 무용의 미래를 질문하고 함께 답을 찾는다.

메타버스 리서치 프로젝트 <동시감각>

가상현실의 공간 특성을 활용한 무용 VR 공연 개발을 위한 탐색과 실험, 메타버스 리서치 프로젝트 <동시감각>을 진행한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새로운 창작방식 가능성을 모색하는 프로젝트로 올해는 안무가 김보라, XR 콘텐츠 개발 전문 스튜디오인 기어이 스튜디오와 협력한다. 2021년 초연된 <점.>의 메타버스 확장을 위한 리서치와 워크숍, 과정 공유회를 거쳐 2024년 초연을 목표로 작품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국립현대무용단의 프로젝트 소개

댄스 온 에어(kncdc-theater.kr)

카메라 앞에 선 현대무용. 국립현대무용단에서 제작하는 댄스필름들로 공연을 기록하고 보존, 공유하는 아카이빙적 영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무용을 영상미학 관점에서 풀어낸다. 내러티브,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실험 등 다양한 영화문법들과 결합하여 무용의 창작영역을 확대하며 관객들이 온라인으로 언제 어디서나 수준 높은 무용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2023년에는 이와 연출/랄리 아이과데 안무의 <어떤 꿈>, 호빈 연출/정철인 안무 <비보호>, 김지운 연출/안애순 안무 <몸쓰다>, 남동현·권령은 연출/권령은 안무 <사소하고, 모순적이고, 어쩔 수 없는> 등 다수의 신작이 공개될 예정이다.

전문 무용수 대상 오픈 클래스

전문 무용수를 대상으로 발레 클래스 및 현대무용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국내 무용가들의 역량 강화와 창작 능력 증대에 기여하는 ‘전문 무용수를 위한 오픈 클래스’. 무용수에게 필요한 신체 트레이닝부터 움직임에 대한 다각적 탐구와 개념적 확장까지, 국내외 안무가의 다양한 움직임 메소드와 전문적 티칭 경험으로 구성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어린이·청소년무용 리서치 및 워크숍

어린이 청소년 시기부터 현대무용에 대한 접근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미래 관객 개발 활성화 프로젝트. 국립현대무용단은 어린이청소년 무용 프로그램으로 <루돌프>(2019)와 <구두점의 나라에서>(2021)를 제작해 선보인 바 있으며, 2023년에는 신작 제작을 위한 리서치, 워크숍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무용과 가까워지는 시간, 국립현대무용단 <오픈-업 프로젝트>

국립현대무용단은 누구나 쉽고 편하게 현대무용에 접근할 수 있는 ‘오픈-업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창작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현대예술 토크 콘서트 ‘춤추는 강의실’과 안무가, 무용수에게 직접 배워보는 현대무용 워크숍 프로그램 ‘무용학교’, 국립현대무용단의 주요 레퍼토리를 초·중학교 교실에서 영상으로 감상하는 ‘찾아가는 현대무용’, 다양한 놀이활동과 함께하는 어린이 현대무용 움직임 워크숍 ‘어린이 워크숍’까지 관객들의 참여로 현대무용 장르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연중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