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공간 루프 '배종헌 개인전: 고립여행 孤立旅行'
대안공간 루프 '배종헌 개인전: 고립여행 孤立旅行'
  • 강민수 기자
  • 승인 2023.01.10 0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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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대안공간 루프 중견 작가 초대전 《배종헌 개인전: 고립여행 孤立旅行》 (사진제공=대안공간 루프)
대안공간 루프 중견 작가 초대전 '배종헌 개인전: 고립여행 孤立旅行' (사진제공=대안공간 루프)

[더프리뷰=서울] 강민수 기자 = 2023 대안공간 루프 중견작가 초대전 <배종헌 개인전: 고립여행 孤立旅行>이 지난 1월 6일부터 2월 12일까지 열리고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설연휴(1월 21-24일)에는 휴관한다.

작가 배종헌

배종헌은 대구에서 작업을 하고 있으며 근대 자본주의 도시 풍경에서 살아가는 동식물과 사물이 어떻게 그들의 삶을 지속하는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 자연을 모방하여 재구성된 인공적 도시 성과 그 안에서 찾을 수 있는 ‘소멸’ ‘흔적’ ‘환경’ ‘생태’가 그의 주된 작업 주제이다. 작가의 작업실 혹은 집에서 시작한 사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경험들은 도시와 자연, 유랑, 농업과 생태실험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맥락으로 확장되고 기록된다.

<고립여행>

“나의 정원은 누군가의 수고에 의해 잘 가꿔진 정원은 아니지만 아름답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정원’이기에 더 아름다운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이토록 분방하며 무쌍할 수 있을까. 아무도 모르게 매일매일 새로운 정원이 탄생하고 사라져 가는 우리 동네 콘크리트 도시초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 - 작가 노트에서

<고립여행>은 2021년 참여했던 글렌피딕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에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구성했다. 팬데믹 상황에서 해외 레지던시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출국 전 72시간 이내의 PCR 영문 음성확인서, 자가격리와 같은 새로운 제약이 필요했다. 배종헌은 스코틀랜드의 한 스튜디오에 고립된 3개월 동안 자신의 사적 체험을 예술 실천으로 기록했다. 예술 창작을 향한 인간의 의지, 그리고 삶의 참다운 가치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진지하게 되묻는 자신을 발견했다.

배종헌의 접근 방식은 조르조 모란디의 삶을 떠오르게 한다. 모란디는 한평생 볼로냐의 작은 방에서 정물화를 그렸다. 그에게 세 평도 안 되는 물리적 공간은 저 너머의 형이상학적 세계를 구축할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이 된다. ‘회복 불가능한 행성에서 현실적 삶의 예술을 꿈꾸는 한 게으른 정원사의 기록’이라고 배종헌은 말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가장 생태적이라는 작가의 믿음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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