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테트합창단 정기연주회, 바흐의 ‘마태 수난곡'
서울모테트합창단 정기연주회, 바흐의 ‘마태 수난곡'
  • 이미우 기자
  • 승인 2023.03.1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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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모테트합창단 제123회 정기연주회 전단 (사진제공=서울모테트음악재단)
서울모테트합창단 제123회 정기연주회 전단 (사진제공=서울모테트음악재단)

[더프리뷰=서울] 이미우 기자 = 창단 35주년을 맞은 서울모테트합창단이 바흐의 <마태 수난곡 Matthäus-Passion>을 연주한다. 4월 4일(화)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 <마태 수난곡>은 바흐의 모든 곡들 가운데서도 최고의 작품일 뿐 아니라 합창음악과 종교음악의 범주를 넘어 서양음악의 역사에서 찬연히 빛나는 금자탑이다.

녹음이 등장하기 전의 연주는 그 순간에만 존재하는 시간예술이었다. 작곡가가 생존해 있을 때는 여러 번 연주되기도 하지만, 사후에는 더 이상 연주되지 않아 악보가 분실되거나 어딘가로 사라지기 십상이었는데, 바흐의 <마태 수난곡>도 같은 순서를 밟고 있었다. 초연 수십여 년이 지나면서 이 불후의 명곡은 서서히 잊혀가고 있었다.

작곡가 멘델스존은 생일이나 기념일에 친할머니에게서 여러 고서적이나 악보들을 선물로 받곤 했다. 어느 날 바흐의 악보들을 받아 본 순간 그 진가를 대번에 알아보고 언젠가는 이 작품들을 다시 세상에 끄집어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마태 수난곡>이 라이프치히 토마스교회에서 초연되고 정확히 100년이 지난 1829년, 멘델스존은 주변의 비관적인 예상에도 불구하고 베를린에서 이 곡을 지휘, 엄청난 호평을 이끌어낸다. 대중적인 성공은 물론이거니와 학자들과 여러 연주자들이 바흐 음악에 대해 폭발적인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 연주는 바흐에 대한 연구와 연주가 다시 활발히 이루어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마태 수난곡>은 최후의 만찬과 예언 등 예수의 최후의 날을 음악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전곡 78곡의 제1부는 <신약성경> 마태복음의 제26장 1절부터 56절, 즉 예수가 붙잡히기까지이며, 제2부는 예수의 죽음과 장례까지인 57절부터 27장 전부이다. 어린이 합창을 포함한 3개의 합창 비중이 크고 2개의 오케스트라가 필요한 방대한 편성과 3시간에 걸친 긴 연주시간, 그리고 높은 수준의 연주력을 요구하는 고난도로 인해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에서도 그리 자주 연주되지 않는 대작 중의 대작이다.

서울모테트합창단은 이번 연주회에서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최고 수준의 교회음악 독창자들인 조성환(복음사가), 이건욱(예수), 강혜정(소프라노), 김미순(알토), 최상호(테너), 정록기(베이스)와 서울베아투스합창단, 서울모테트청소년합창단 그리고 서울모테트챔버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150여 명이 한 무대에서 만들어 내는 대규모 앙상블로 바흐 음악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단순히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는 장면을 극이 전개되듯 표현하기보다 그 고난을 응시하고 함께 묵상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연주하는 박치용 지휘자와 솔리스트, 합창단의 해석은 바흐 <마태수난곡> 연주의 기준으로 간주하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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