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할 수 없는 인간의 비극 - '가석방'
회개할 수 없는 인간의 비극 - '가석방'
  • 강민수 기자
  • 승인 2023.04.07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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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가석방' 포스터 (사진제공=극단동숭무대)
연극 '가석방' 포스터 (사진제공=극단 동숭무대)

[더프리뷰=서울] 강민수 기자 = 연극 <가석방>이 동숭무대 소극장에서 4월 18일부터 5월 7일까지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청춘예찬> <고도> <오셀로-피는 나지만 죽지 않는다> <명주를 부탁해> <흐르지 않는 시간> <젊은 예술가의 반쪽자리 초상> 등을 연달아 내놓으며 호라발히 활동해온 극단 동숭무대의 창단 25주년 기념 공연이다. 요시무라 아키라(吉村昭)의 소설 <어둠에 순간 번뜩이다(闇にひらめく)>가 원작으로, 일본에서는 <우나기(うなぎ)>라는 제목의 영화화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지난해 이어달리기 페스티벌에 참가, 대학로 입소문만으로도 매일 많은 관객들이 찾아왔던 화제작이다. 무거운 소재와 스토리를 배우들의 집중력 있고 치열하고 세련된 연기로 잘 풀어내 관객들이 이해하기 쉬운 연출로 많은 찬사를 받았다.

주인공은 아내와 아내의 불륜 상대의 어머니를 죽인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받는다. 16년간 교도소에서 모범수를 계속해 온 주인공, 어느 날 대망의 가석방이 선고된다. 남자는 살인을 저질렀을 때의 기억에 시달리면서도 보호관찰관 등 주변 사람들의 호의로 점차 사회생활에 적응해 간다. 혼자 자취하면서 술과 담배도 줄이고, 방 안에 수조를 두고 송사리를 기르며, 취직한 직장에도 성실히 다닌다. 가석방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보호관찰관과 면담을 해야 하지만, 그래도 모든 관계가 순탄하다.

인간의 마음까지 닿지 않는 법률의 한계, 그리고 진심으로 회개할 수 없는 인간의 비극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연극이다. 임정혁이 연출을 맡고, 배우 강성해 윤상호 원완규 최지은 이규태가 열연한다.

요시무라 아키라는 “사람 마음의 가장 깊은 곳, 죄의식. 그 곳은 본인만 아는 영역이다.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죄책감은 반드시 있다.”라며, "고독하게 ‘죄의식’과 싸우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마음의 상처로 인해 이성의 브레이크가 듣지 않게 되었다면, 그를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손을 내밀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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