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의 베르디 '맥베스' 27일부터
국립오페라단의 베르디 '맥베스' 27일부터
  • 이미우 기자
  • 승인 2023.04.1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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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 포스터 (사진 제공=국립오페라단)
'맥베스' 공연 포스터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더프리뷰=서울] 이미우 기자 = 국립오페라단이 베르디의 오페라 <맥베스>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4월 27일(목)부터 4월 30일(일)까지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는 맥베스가 반란군과의 전투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던 중 세 명의 마녀를 만나 자신이 왕이 된다는 예언을 들으며 시작된다. 이 예언을 전해 들은 맥베스 부인은 그의 권력욕을 자극하고 결국 맥베스는 왕을 시해한 후 스스로 왕좌에 앉는다. 맥베스는 계속해서 자신이 죽인 이들의 망령에 시달리며 욕망과 양심 사이에 괴로워하며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베르디가 가장 심취했던 작가는 셰익스피어로, 어린 시절부터 머리맡에 그의 희곡을 놓고 반복해서 읽었다고 전해진다. 베르디는 그의 작품들을 오페라로 만든다는 목표를 가지고 첫 작품으로 <맥베스>를 선택했다. 장면 전환이 많고 인물의 심리와 내면 갈등을 잘 그려낸 원작을 오페라로 만들기 위해 베르디는 음악에 맞춰 자신이 직접 이탈리아어 초안을 쓰고 이를 바탕으로 대본작가인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와 안드레아 마페이에게 반복적으로 수정을 요구해 완성했다. 그가 이 작품에 쏟은 애정과 노력은 어마어마했다.

상징적인 세트와 의상 변화로 표현한 무 대

<맥베스>는 셰익스피어 원작이라는 매력적인 요소가 있음에도 오페라 무대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다. 10회 가량 변화가 필요한 무대와 러브 스토리의 부재 때문이다. 이번 작품에선 하나의 세트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도록 상징적으로 꾸며내고 작품이 절정에 다다를수록 붉게 물들어가는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의 의상으로 파국으로 치닫는 인간의 운명까지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의상 디자이너 주세페 팔렐라는 “피를 상징하는 붉은 색과 야욕을 뜻하는 황금색이 점차 가득 차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감정을 의상으로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국립오페라단 '맥베스' 무대 의상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국립오페라단 '맥베스' 무대 의상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젊은 거장 파비오 체레사와 동시대 가장 설득력 있는 지휘자 이브 아벨의 만남

이번 작품을 위해 오페라계의 젊은 거장 두 명이 손을 잡았다. 2016년 <오를란도 핀토 파초>로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바로크 오페라의 진수를, 2022년 <시칠리아섬의 저녁기도>로 명료한 해석과 직관적인 무대를 보여줘 평단과 관객의 큰 호평을 받은 젊은 거장 파비오 체레사가 연출로 다시 한국을 찾는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런던 코벤트 가든, 밀라노 라 스칼라 등 세계 오페라 무대를 누비며 우리 시대 가장 설득력 있는 지휘자로 평가받고 있는 이브 아벨이 국립오페라단과 첫 호흡을 맞춘다. 이브 아벨은 이번 작품을 두고 “<맥베스> 속 인물들은 복잡해서 단순히 흑백으로 나뉠 수 없다. 베르디는 각 인물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목소리를 만들어냈다. 이런 걸작 오페라에 지휘자로 함께 일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이 둘이 인간의 뜨거운 욕망과 처절한 영혼의 파멸을 담은 베르디의 음악을 무대에 어떻게 녹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라 스칼라의 베이스 박종민, 세계가 주목하는 신예 에리카 그리말디

국립오페라단 <맥베스>를 위해 성악적 기량은 물론 연기력을 겸비한 성악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맥베스 역에는 베르디 바리톤의 매력을 발산할 바리톤 양준모, 이승왕이 열연할 예정이다. 양준모는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오페라극장에서 활동할 당시 2011년과 2015년에 독일 무대에서 맥베스 역할을 맡아 주목받은 바 있다. 2022년 국립오페라단 <아틸라>에서 에치오 역을 맡았던 이승왕도 <맥베스>로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맥베스> 특유의 으스스한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레이디 맥베스 역에는 2015년 빈 국립극장 <나비부인> <토스카>에 출연한 소프라노 임세경이 맡는다.

이번 <맥베스>에서 주목해야 할 가수는 라 스칼라 극장을 빛낸 차세대 베이스 주자 박종민과 신예 소프라노 에리카 그리말디다. 베이스 박종민은 지난해 라 스칼라 <카풀레티와 몬테기> <돈 조반니> <가면무도회>, 부다페스트 극장 <발퀴레> 등에서 테너처럼 화려한 테크닉으로 호평 받았다. 이번에 전막 오페라로는 처음 국내 팬들에게 인사할 예정이다. 또 오페라계의 슈퍼스타 스테파노 포다 연출의 <투란도트>에서 류 역으로 열연을 펼치는 등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신예 소프라노 에리카 그리말디가 한국을 찾는다.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리릭 소프라노로 토리노 왕립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했고 로마, 뮌헨, 베를린 등 세계 주요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라 비평가들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입장권 예매는 예술의전당과 인터파크. R석 15만 원, S석 12만 원, A석 9만 원, B석 6만 원, C석 4만 원, D석 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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