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장례식, 크게 노래하고 다들 웃어야 해!”
“나의 장례식, 크게 노래하고 다들 웃어야 해!”
  • 강민수 기자
  • 승인 2023.04.1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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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에이터스 박스 첫 작품 '차차차원이 다다른 차원'
차차차원이 다다른 차원_포스터 (사진제공=LG아트센터)
'차차차원이 다다른 차원'  공연 포스터 (사진제공=LG아트센터)

[더프리뷰=서울] 강민수 기자 = 여기, 이승과 저승 사이, 천년에 한 번 열리는 ‘차차차원의 틈’으로 소환된 네 명의 영혼이 있다. 영혼들은 이승의 마지막 기억이 본인들이 원하지 않았던 장례식이었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까마귀들은 4명의 영혼에게 각자 지나온 삶을 추억하고, 떠나는 이와 남는 이들이 행복하게 이별할 수 있는 새로운 장레식를 치러주려 한다. 80명의 관객은 조문객이 되어 차원의 틈에 마련된 빈소로 초대된다.

4월 15일부터 23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공연되는 <차차차원이 다다른 차원>은 제59회 동아연극상 새 개념연극상을 수상한 극단 코끼리들이 웃는다의 이진엽 연출이 선보이는 관객 참여형 공연이다. 관객들은 조문객이 되어 네 영혼을 위한 장례식에 참석하게 되고, 배우들과 상호소통하며 극을 만들어 나간다. 관객들은 배우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기도 하고, 배우와 한 팀이 되어 다른 팀과 대립하기도 한다.

공연 전 로비에 모인 관객들은 소지품을 맡긴 뒤 4개 조로 나뉘어 공연장으로 입장한다. 지정된 좌석은 없으며 자유롭게 극을 관람할 수 있다. 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되는 송쓰루(sung-through) 방식으로 현대음악과 힙합이 섞인 10곡의 넘버가 펼쳐진다. 관객들은 노래와 춤을 통해 네 명의 영혼이 어떤 삶을 살고 죽었는지, 이승에 남은 사람들이 그 인생을 어떻게 기억하는지 이해하게 된다. 관객들은 미리 전달되는 ‘안무 튜토리얼’ 영상을 통해 작품 속에 나오는 춤을 미리 배워볼 수 있다.

<차차차원이 다다른 차원>은 LG아트센터 서울의 새로운 기획공연 브랜드 ‘크리에이터스 박스(CREATOR’S BOX)’의 첫 번째 프로그램이다. ‘크리에이터스 박스’는 LG아트센터 서울이 흥미로운 시각과 접근법을 가진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들과 함께 만드는 경계 없는 협업 프로그램으로, 무대와 객석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는 블랙박스 공연장 U+스테이지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LG아트센터와 금천문화재단, 극단 코끼리들이 웃는다가 공동 제작했으며, 이진엽 연출과 벽산문학상을 수상한 배해률 작가, 음악감독 지미 세르,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무용 부문 수상자인 안무가 권령은, 동아연극상 무대예술상을 수상한 조명 디자이너 신동선이 함께 창작했다.

연출가 이진엽은 커뮤니티와 장소가 가진 이야기를 접목한 일련의 장소특정형 작품들을 통해 주목을 받아왔다. 최근작으로는 어둠 속에서 관객들이 각자의 몸으로 감각과 윤리를 탐색하는 <몸의 윤리>(2015), 현지 난민 커뮤니티와 협업해 사회의 소수자와 난민, 그리고 관객 참여로 모두가 연결되는 순간을 담은 <물질>(2016),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이 살아가는 시간의 속도 차이를 좁히도록 시도한 24시간 공연 <3시에서 3시, 4시에서 4시>(2019), 독산3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동형 공연 <독산, 여러분>(2020), 시각장애인 커뮤니티와 함께 새로운 몸의 언어를 탐색하는 <커뮤니티 대소동>(2022) 등이 있다.

차차차원이 다른 차원_공연사진 (사진제공=LG아트센터)
'차차차원이 다다른 차원' (사진제공=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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