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중견 예인들의 '담장을 넘나드는 음악'
국립국악원 중견 예인들의 '담장을 넘나드는 음악'
  • 박상윤 기자
  • 승인 2023.04.13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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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_일이관지_포스터 (사진제공=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일이관지' 공연 포스터 (사진제공=국립국악원)

[더프리뷰=서울] 박상윤 기자 = 국립국악원 연주단의 중견 단원 8명이 오는 4월 18일(화)부터 27일(목) 사이 여섯 차례에 걸쳐 풍류사랑방 무대에 올라 깊이있고 진중한 음악을 들려준다.

이번 공연은 연중 전통국악의 장르별 기획공연으로 마련하는 ‘일이관지(一以貫之)’의 무대로, 지난 3월 기악 분야 명인들의 진한 무대를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는 국립국악원 소속 베테랑 중견 예인들의 노련미와 깊이를 담은 무대로 마련했다. 20년 이상 재직하면서 음악의 높은 경지에 다다른 예술가들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한 밀도 높은 공연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그간 각자가 속한 연주단체의 영역을 벗어나 각 연주자의 숨은 음악적 빛깔을 만날 수 있는 무대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된다. 정악단, 창작악단 연주자가 민속음악을 연주하기도 하고 민속악단 연주자가 정악을 연주하기도 하는 ‘담장을 넘어간 음악’으로 무르익은 예술성과 기량을 자유롭게 펼쳐내는 무대다.

민속악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마이더스의 손 원완철

음유시인과 같은 자유로운 풍류 거문고 이방실

과거와 현재, 동서양을 넘나드는 거문고 이선희

첫날인 18일(화)에는 4대째 국악 가문의 음악 유산을 잇고 있는 민속악단의 원완철이 막을 연다. 최초의 소금산조인 <원완철류 소금산조>와 가야금병창곡을 기악곡으로 새롭게 구성한 <야월산경, 신방아타령>을 비롯해 피리의 최경만 명인과 함께 구음과 기악으로 꾸민 <구음 염불풍류>를 초연한다. 또한 부친인 원장현 대금 명인과 함께 남도소리의 대표곡인 <흥타령>도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국악원_원완철 (사진제공=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원완철 (사진제공=국립국악원)

정악단의 이방실(19일)은 정악 기악의 대표곡인 <영산회상> 중 가장 호흡이 긴 <가즌회상>을 선보인다. 거문고 명인 김선한, 이재화를 비롯해 하주화, 정대석, 김무길, 김영재를 사사한 이방실은 거문고 산조뿐만 아니라 가사도 이수해 정악과 민속악의 정신세계와 흥취에 관해 탐구하는 연주자다. 이번 무대에서는 곽태규(단소), 이영(피리) 명인 등과 함께 거문고의 정제된 미학을 그려낼 예정이다.

국립국악원_이방실 (사진제공=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이방실 (사진제공=국립국악원)

20일(목)에는 창작악단의 이선희가 거문고의 창의적 매력을 전한다. 민속적 흥취와 정악의 우아함이 절묘하게 조화된 <함갑득류 줄풍류>를 비롯해 자신만의 연주 스타일을 담아낸 <이선희류 거문고산조> <수연장 주제 ‘2020 수연장’>, 그리고 맥베스 부인을 모티브로 경계에 흔들리는 인간의 나약한 모습을 담은 <터벌림 주제 ‘그녀의 춤’> 등을 선보인다.

국립국악원_이선희 (사진제공=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이선희 (사진제공=국립국악원)

창작음악의 원천인 산조의 진면복 박치완, 박영승

해금과 민속악으로 이룬 견고한 예술세계 김정림

정악단 피리의 버팀목 고우석, 가야금 연주의 교본 김윤희

25일(화)은 창작악단의 박치완(피리)과 박영승(거문고)이 전통 연주 무대를 꾸민다. 박치완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2017 퍼시픽림 뮤직 페스티벌을 비롯해 다양한 해외 무대에서 국악을 알렸고, 박영승은 크로스오버 재즈앙상블 목단구름 활동 등을 통해 왕성한 국악 창작을 펼쳤다. 이번 무대에서 박치완은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가르침을 받은 스승 정재국의 <정재국류 피리산조>를, 이재화, 김선한을 사사한 박영승은 <한갑득류 거문고산조>를 김청만 명인의 장구와 함께 선보인다.

국립국악원_박치완 (사진제공=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박치완 (사진제공=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_박영승 (사진제공=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박영승 (사진제공=국립국악원)

민속악단 해금 연주자 김정림의 무대는 26일(목)에 마련된다. 30년간 민속악단 연주자로 활동하면서 4개 유파의 해금산조를 섭렵한 김정림은 이번 공연에서 그녀가 오랜 기간 갈고 닦으며 만들어낸 예술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줄 계획이다. <지영희류 해금산조>와 산조의 틀에 자유로움과 즉흥성을 더한 <김정림의 허튼가락>, 남도민요의 백미인 <육자배기>를 연주한다.

국립국악원_김정림 (사진제공=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_김정림 (사진제공=국립국악원)

마지막 날은 정악단 피리와 가야금 연주의 교본인 고우석, 김윤희의 무대로 꾸며진다. 고우석은 정악 피리의 대표곡인 <상령산풀이>를 통해 20박 장단의 긴 호흡 속에서 유려하고 정갈한 정악 피리를, 김윤희는 김죽파의 생전 연주 영상을 참고하며 연구한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를 선보인다.

국립국악원_고우석 (사진제공=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고우석 (사진제공=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_김윤희 (사진제공=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김윤희 (사진제공=국립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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