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창극의 탄생, 국립창극단 '베니스의 상인들'
낭만창극의 탄생, 국립창극단 '베니스의 상인들'
  • 이시우 기자
  • 승인 2023.05.1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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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베니스의 상인들' 포스터 (사진제공=국립극장)

[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국립창극단은 6월 8일(목)부터 6월 11일(일)까지 신작 <베니스의 상인들>을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극 <베니스의 상인>이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로 재탄생하는 것.

탄탄한 인문학적 소양을 기반으로 인간을 탐구하는 이성열이 연출을, 고전을 지금 우리의 이야기로 치환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김은성이 극본을 맡았다. 음악은 한국적 말맛을 살려 짜임새 있는 소리를 짓기로 유명한 한승석이 작창하고, 한국음악의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음악가 원일이 작곡에 참여한다.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은 중세 베네치아의 무역업자 안토니오를 소상인조합의 젊은 지도자로,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은 선박회사를 운영하는 노회한 대자본가로 설정해 세대적, 경제적 대립구도를 형성, 새로운 관점에서 원작을 재해석한다. 또한 유대인 소수자에 대한 차별 문제는 과감히 들어내고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여성 캐릭터를 설정하는 등 원작의 남성중심 가부장적 요소를 정제하고 현대적인 감수성을 더했다. 이성열 연출은 “원작 제목에 ‘들’을 추가해 베네치아의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젊고 패기 있는 젊은 상인들이 진취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더 잘 표현하고자 한다”라며 독점적 대형 자본에 맞서는 소상인들의 공동체적 연대와 희망에 중점을 두면서도 원작이 가진 희극성을 놓치지 않도록 했다고 말한다.

음악은 한승석과 원일이 합세해 시대를 초월한 고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국악기와 양악기를 고루 편성해 완성한 60곡 이상의 넘버는 작품의 서사 사이사이를 촘촘히 채우며 아이리쉬 휘슬, 마림바 등 이국적인 악기를 활용해 생동하는 베네치아의 활발한 분위기를 실감시킨다.

무대는 2021년 제31회 이해랑연극상을 수상한 무대디자이너 이태섭, 의상·장신구에는 전통한복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디자이너 차이킴(김영진)이 참여해 세련된 감각을 보여준다. 특히 작품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가상의 섬 벨몬트가 현실의 베네치아와 극명하게 대비돼 드러나도록 공력을 들이고 있다. 무대 위를 가득 채울 수천 송이 꽃과 6m 길이의 거대한 범선, 인도의 전통의상 사리에서 영감을 받은 화려한 의상들이 어우러지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에 독창적인 발상으로 개성적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이경은이 안무가로 합세해 힘을 보탠다.

작품의 핵심 인물인 안토니오와 샤일록은 국립창극단의 대표 스타 유태평양과 김준수가 맡았다. 벨몬트의 주인이자 지혜로 안토니오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아름다운 포샤는 민은경이 연기한다. 이외에도 사랑에 빠진 젊은이 바사니오 역에 김수인, 포샤의 비서이자 친구인 네리사 역에 조유아 등 국립창극단 전 단원이 출연해 풍성한 소리와 재치 있는 유머로 유쾌한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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