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후에도 2년동안 나무 위에서 살았던 두 병사 이야기 - 연극 '나무 위의 군대'
종전 후에도 2년동안 나무 위에서 살았던 두 병사 이야기 - 연극 '나무 위의 군대'
  • 이시우 기자
  • 승인 2023.06.20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무 위의 군대' 공연 포스터 (사진제공=엠피앤컴퍼니)

[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참혹한 역사 속 실화를 바탕으로 전쟁의 무익함을 말하는 연극 <나무 위의 군대>가 6월 20일 LG아트센터 서울(U+ 스테이지)에서 막을 올린다. 공연은 8월 5일(토)까지 평일 7시 30분, 토요일 3시와 7시에 열린다. LG아트센터와 ㈜엠피앤컴퍼니의 공동제작으로, LG아트센터 서울 2023년 기획공연 ‘CoMPAS 23’ 라인업에 포함된다.

<나무 위의 군대>의 배경은 1945년 4월 태평양전쟁 막바지 오키나와다. 일본의 패전 사실도 모르는 채 1947년 3월까지 약 2년 동안 북서쪽의 작은 섬 가쥬마루 나무 위에 숨어서 살아남은 두 병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나무 위의 두 병사에게 투영해 감각적이고 솔직하게 그려냈다. 관객들은 전쟁의 배경이 된 본토와 오키나와의 관계를 비롯해 갈등과 분열, 신념과 생존, 대의와 수치 등 다각적인 접근에 공감하게 되고, 전쟁의 무익함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나무 위의 군대 작가 故 이노우에 히사시
'나무 위의 군대' 작가 고(故) 이노우에 히사시 (사진제공=엠비앤컴퍼니)

<나무 위의 군대>는 일본문학의 거장 이노우에 히사시의 원안을 극작가 호라이 류타와 연출가 쿠리야마 타미야가 합작해 완성한 작품으로 2013년 4월 5일 도쿄 분카무라극장 시어터 코쿤에서 초연돼 큰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이노우에 히사시는 오키나와현 출신과 미야자키현 출신인 두 일본군 병사의 실화를 신문기사를 보고 알게 된 후 1985년경부터 오키나와 전투를 소재로 한 연극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5년 후인 1990년 4월 <나무 위의 군대>라는 제목으로 도쿄 키노쿠니야홀에서 2인극으로 공연이 결정됐으나 대본을 쓰기 전 중단됐다. 이노우에는 2009년 10월 폐암 선고를 받은 후에도 자료를 수집했고 2010년 7월로 예정된 기노쿠니야 서든 시어터에서의 공연을 위해 집필을 준비했지만 그해 4월 9일 사망하면서 미완의 작품으로 남게 된다.

이노우에 히사시의 작고 이후, 그가 결성해 운영되던 극단 코마츠좌의 대표 이노우에 마야는 <나무 위의 군대>를 공연하기 위해 이노우에 히사시가 생전에 믿고 지냈던 일본의 대표 연출가 쿠리야마 타미야가 추천한 극작가 호라이 류타에게 대본 집필을 의뢰한다. 그렇게 연극 <나무 위의 군대>는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연극 <온 더 비트>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아들 Le Fils> <크리스천스> <나의 엘레닌> <요정의 왕> 등을 통해 감성적이면서도 치밀한 텍스트 해석으로 작품 속 서사와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민새롬 연출가가 맡았다. 그는 극단 청년단의 시청각 디자이너들과 함께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각색, 재창작하며 새로운 무대언어를 소개하는 작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나무 위의 군대' 민새롬 연출가 (사진제공=엠피앤컴퍼니)

출연진으로는 전쟁의 모순 속에서 생존해 나가는 인물들을 연기해야 하기에 섬세하면서도 감각적인 연기를 펼치는 배우들이 모두 모였다.

전쟁 경험이 많은 본토 출신의 상관 역은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작은 아씨들> <아다마스>, 연극 <비너스 인 퍼> <앙리 할아버지와 나> <데스트랩> <진실X거짓>, 영화 <담보> <정직한 후보> 등에서 카리스마와 감각적인 연기로 아우라를 발산한 배우 이도엽이 맡는다. 영화 <다음 소희> <드림팰리스> <세자매> <82년생 김지영>, 드라마 <더 게임:0시를 향하여> <자백>, 연극 <보이지 않는 손> <공포가 시작된다> <누란누란> 등 무대와 매체를 넘나들며 탄탄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 김용준도 함께한다.

또한 태어나고 자란 소중한 삶의 터전인 섬을 지키기 위해 군에 입대한 신병 역은 영화 <범죄도시2> <연애 빠진 로맨스>, 드라마 <카지노> <나의 해방일지> <D.P.>등 어떤 역할이든 완벽히 소화하며 영화 <언프레임드-재방송>에서는 연출까지 해낸 대세 배우 손석구가 맡는다.

상관과 신병의 곁에서 아무도 들을 수 없던 이야기를 해주는 신비로운 존재인 여자 역은 영화 <동주> <박열> <아워 바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비밀의 숲2> <미스트리스> 등에서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연기를 펼쳤으며, 영화 <언프레임드-반디>에서는 배우는 물론 감독으로서도 인정받은 최희서가 맡는다. 최희서로서는 9년 만의 연극무대 복귀다.

입장권은 전석 77,000원(발코니석 66,000원). 공연 문의는 02-744-4033.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