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로 노래하는 희로애락 - '서(書)로 부르는 노래'
사투리로 노래하는 희로애락 - '서(書)로 부르는 노래'
  • 강민수 기자
  • 승인 2023.08.07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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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지역 사투리로 희로애락을 표현한 서예작품들
서로 부르는 노래_포스터 (사진제공=예술의전당)
'서로 부르는 노래' 포스터 (사진제공=예술의전당)

[더프리뷰=서울] 강민수 기자 =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서(書)로 부르는 노래' 전시가 오는 8월 27일까지 열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예술의전당이 청년 서예가단체로 주목받고 있는 80後(팔령후)와 함께하는 두번째 기획으로, 전국 각지의 각양각색 사투리를 담은 작품 약 80 점을 선보인다.

서예작품으로 변신한 사투리는 족자로 만든 전통적인 서예작품들과 함께 벽화, 오브제, 설치 작품 등 또 다른 형태의 서예로 소개된다.

전시는 ‘희(喜, 기쁨)’ ‘노(怒, 분노)’ ‘애(哀, 슬픔)’ ‘락(樂, 즐거움) 4개 주제로 인간이 지닌 가장 근원적인 감정 그대로를 짚어본다. 또한 각 지역의 고유한 정서와 문화, 역사를 담고 있는 ‘사투리’를 통해 그것들이 어떻게 표현되고 새롭게 해석되는지를 엿볼 수 있다. 사투리의 발음과 어휘들은 각기 다른 모양새를 띠고 있지만, ‘희∙노∙애∙락’ 네 갈래로 묶여 한국인의 정서를 노래하며 관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팔령후 소속 14명의 작가(묵산 권정구, 고담 김정환, 경전 윤정연, 우현 이동하, 은재 이보배, 청람 이신영, 이완 이완, 인중 이정화, 연천 이종암, 홍구헌 정의방, 남송 정준식, 동재 조민, 우헌 조용연, 보인 채송화)가 각 지역의 개성이 묻어나는 사투리를 담은 다양한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 흔히 고전적인 시구나 한문을 연상시키던 서예에서 흘러나오는 우리 소리(언어)를 그대로 담아내 현대적인 서예로 변화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대화, 비속어, 고전·근현대 문학작품부터 현대가요의 노랫말까지, 우리에게 익숙하고도 낯선 사투리가 작가들에 의해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서예의 낯설고도 흥미로운 변주라고 할만하다.

판소리부터 명상 프로그램까지, 다양하게 즐기자

보는 재미를 넘어 듣는 즐거움까지 누리기 위해 소리꾼 김율희가 지원사격에 나섰다. 판소리에 담긴 기쁨과 분노, 슬픔과 즐거움을 전시장 구석구석에서 김율희의 소리로 들을 수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녹음한 <심청가> <수궁가> <춘향가> <흥보가>의 일부를 감상할 수 있다.

8월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는 관객들이 먹을 갈며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자신의 내면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명상 전문가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13세 이상이면 참가할 수 있다.

예술의전당 장형준 사장은 “이번 전시는 청년 서예가들과 함께 서예 장르의 다양성의 문을 열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었다.”라며 “서예를 통해 새로운 관객과 소통하며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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