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 예술 - 국립극단의 신작 '스고파라갈'
기후위기와 예술 - 국립극단의 신작 '스고파라갈'
  • 김다인 기자
  • 승인 2023.08.13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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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고파라갈' 포스터 (사진제공=국립극단)

[더프리뷰=서울] 김다인 기자 = 국립극단이 신작 <스고파라갈>을 오는 8월 24일(목)부터 9월 17일(일)까지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서계동(백성희장민호극장, 소극장 판)을 떠나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로 옮기면서 처음 올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스고파라갈>은 [창작공감: 연출]의 2022년 주제인 ‘기후위기와 예술’에서 출발해 1년여에 걸쳐 개발한 작품으로 2022년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을 수상한 임성현이 연출을 맡았다. 자신만의 고유하고 뚜렷한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그의 신작 <스고파라갈>은 자본주의와 기후위기의 연관성에 주목, 이로부터 시작된 고민들을 풀어낼 예정이다.

비틀리고 뒤집혀버린 장소, 스고파라갈. 이곳에 일곱 인간이 등장하고 둘레를 돌고 있는 땅거북을 발견한다. 가만히 지켜보던 인간들은 자신이 들었던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땅거북은 계속해서 움직이며 “바다로 가야 한다.”라는 말을 거듭한다. 땅에 사는 땅거북은 왜 바다로 가야 한다는 걸까?

작품에 등장하는 땅거북의 모티브는 ‘갈라파고스 땅거북’으로, 멸종위기종이다. 연출은 ‘스고파라갈’이라는 세계와 땅거북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이기심으로 희생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인간은 더 나은 삶을 위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지만 자연은 무분별한 개발과 인간의 착취,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해 파괴되고 있다. 뒤집힌 세상 속에서 우리는 제대로 알고, 보고 있는지, 이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곳은 어디인지 묻는다.

'스고파라갈' 홍보 이미지 (제공=국립극단)

이 작품은 기존 연극의 서사와 형식을 탈피했다. 7명의 배우에게는 배역명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은 고정된 한 인물을 연기하지 않으며 파편화된 대사들과 속사포처럼 뱉어지는 단어들로 강한 인상과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원형무대로 구성된 공간 속에서 배우뿐만 아니라 공간, 관객, 비인간 존재들이 모두 공연의 일부가 되는 연출을 보여준다.

임 연출은 배우들과 작년 개발 과정부터 워크숍, 공동 글쓰기 작업을 통해 공연의 키워드와 소재들을 찾는 과정을 거쳐 대본을 완성시켰다. 관객 또한 직접 방석을 배치하고 무대에 발자국을 남기며 공연의 일부분으로서 오염의 과정에 참여하고 공연을 완성시킨다. 임 연출은 “인간은 자연선택의 원리 그리고 진화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선택을 해왔다”라며 “이상하게 뒤집힌 세계, 뒤틀린 이야기, 버려진 사람들을 통해 관객들이 인간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기후위기’가 주제인 만큼 작품 개발과정에서 기후행동도 진행하고 있다. <스고파라갈> 프로덕션 구성원들은 일회용품 사용 지양, 하루 한 끼 비건 식단 지키기, 개인별 기후행동 캠페인 등 개인이 할 수 있는 기후행동들을 실천 중이다. 제작과정에서 진행된 실천과 실패의 경험을 공연 프로그램북에 기록할 예정이다.

9월 1일(금)부터 3일(일)까지 사흘간은 한국수어통역, 한글자막, 음성해설, 이동지원, 터치투어를 진행한다. 공연 시작 전 무대구조, 소품, 의상과 배우에 대한 설명을 전달하는 터치투어는 콜센터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8월 27일(일)에는 임성현 연출과 배우 강민지 김예은 백소정 백혜경 양대은 이우람 한혜진이 참석하는 예술가의 대화가 공연 종료 후에 개최된다.

입장권은 전석 35,000원, 문의 1644-2003.

공연시간 80분, 평일 19시 30분 / 토, 일 15시(월요일은 공연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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