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합창단 50년, 미래 50년' 포럼 개최
'국립합창단 50년, 미래 50년' 포럼 개최
  • 이시우 기자
  • 승인 2023.08.29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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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합창단의 예술적 방향과 글로벌 위상 정립을 위한 토론의 장
포럼포스터(사진제공=국립합창단)
국립합창단 포럼 포스터 (사진제공=국립합창단)

[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창단 50주년을 맞은 국립합창단이 오는 9월 5일(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2023 국립합창단의 50년 미래 50년'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한다.

국립합창단은 우리나라 합창음악의 전문성과 예술성 추구를 위해 지난 1973년 창단된 전문 합창단으로, 본격적인 합창예술 운동의 선두주자이자 합창음악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선도해온 공익법인이다.

헨델, 바흐, 하이든, 멘델스존, 브람스, 카를 오르프 등 세계적인 작곡가들의 합창작품을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한 국립합창단은 합창음악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 창작 합창곡 개발과 보급, 한국적 특성과 정감을 표출하는 창법, 해석법의 정립 등에 앞장서면서 한국 합창음악의 대중화 및 세계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매년 정기연주회와 기획연주회, 지역 연주, 해외 연주, 외부 출연, 공공행사 등 다양한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창단 50주년을 맞아 제11대 윤의중 단장 겸 예술감독이 부임하면서 ‘창단 50주년 기념 연주회’ ‘K-클래식 한류사업’ ‘써머 코랄 페스티벌’ ‘창작합창 컬렉션’ 등 다양한 기획 및 정기 프로그램을 통해 대한민국 합창음악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2023 국립합창단의 50년 미래 50년' 포럼은 국민 문화향유권 확대 및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국립합창단의 위상을 돌아보고 레퍼토리 개발, 장르 확장,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향후 50년간 한국 합창음악 발전에 선도적 역할을 지속할 미래를 함께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1부: 50년 발자취를 되새기며 미래의 역할을 조망

포럼 1부에서는 국민의 문화향유권 신장을 위한 레퍼토리 변천사를 되짚어보고, 지난 50년간의 노력이 국내는 물론 세계 합창계에서의 위상 정립에도 큰 도움이 되었음을 상기시키면서, 국내외 관객과의 밀착을 위한 장르 간 협업 및 장르 확장에 대한 미래상을 제시할 예정이다.

세션 1에서는 <국립합창단 50년과 미래의 예술적 방향성: 공연 레퍼토리 변천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연세대학교 김보미 교수의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김보미 교수는 국립합창단이 1973년 국립극장 전속단체로 발족한 이래, 현재 윤의중 제11대 음악감독까지 성인 혼성 합창단으로는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국립합창단의 위상을 지니고 50년 동안 190여 회의 정기연주회와 120회의 기획연주회, 31회의 경연대회를 진행했음을 소개한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합창에서는 서양음악이 중심을 이룰 것 같지만, 국립합창단은 정기연주회 레퍼토리 중 30% 가량만 클래식 음악이고, 창작 칸타타, 한국가곡과 민요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연주했다. 또한 기획연주회 가운데 경연 프로그램과 신진 지휘자를 위한 데뷔 콘서트, 창작 칸타타 등 레퍼토리의 확장을 위한 꾸준한 성과도 눈에 띈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국립합창단의 프로그램과 레퍼토리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창의적으로 변하고 연주의 형태도 다양한 모습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지만, 향후 국민과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헨델, 바흐, 하이든, 멘델스존으로 집중되어 있는 클래식 레퍼토리의 편식을 지양하고 다양한 곡을 선보일 것을 권했다. 이를 위해 첫째, 공동체의 화합과 동기부여를 위한 합창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경연대회 개최 확대, 둘째, 미디어에 노출된 청소년들에게 아날로그 음악의 우월성을 확인시켜 줄 수 있는 청소년 대상 음악회 확대, 셋째, <훈민정음>처럼 한국적 소재와 국악의 융합이 스며든 한국 칸타타 및 음악극 개발을 통한 K-Chorus의 글로벌화를 김 교수는 제안했다.

세션 2에서는 음악학자 강지영이 <국립합창단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 세계 속 한국합창의 위상 정립을 위하여>라는 발표를 통해 글로벌 합창단으로의 진입을 위한 제언을 한다.

강지영 음악학자는 이 자리를 통해 국립합창단은 프랑스 로렌 국립오케스트라 초청 프랑스 공연, 독일 자를란트 국제뮤직페스티벌 초청연주 등 매년 아시아, 미주, 유럽 등 유수의 음악제 및 초청공연으로 국외활동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이는 19세기 말 찬송가라는 서양음악의 보급으로 시작된 우리나라 합창음악이 120여 년에 걸쳐 서양음악 소개뿐 아니라 창작과 연주 분야에서 비약적인 성장과 발전을 해 온 증표라고 말하면서, 지난 50년 동안 국립합창단의 해외공연 사례를 장소 및 레퍼토리 중심으로 소개한다. 공연 장소와 함께 한국 가곡과 민요, 해당 국가의 합창곡 선곡 등 레퍼토리의 다양성을 통해 현지 청중의 흥미를 끈 사례들을 정리한다.

이러한 사례를 중심으로 강지영 음악학자는 향후 세계 속 국립합창단의 위상 강화를 위해 몇 가지의 실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첫째, 2023년 2월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미국합창지휘자협회 초청 연주회에서 유일한 외국팀으로 무대에 오른 것처럼 기존의 국립합창단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국제콩쿠르 및 페스티벌 참가 활성화를 제안한다. 일례로 매년 80여 개국이 참가하는 '인터쿨투르(INTERKULTUR)' 등 세계적인 페스티벌이나 콩쿠르 참가를 통해 국제적인 명성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둘째, 비록 국립합창단이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은 아니지만, 강릉세계합창대회처럼 국내에서 개최되고 있는 세계합창행사에의 꾸준한 참가와 더불어 우리 역사와 문화를 담은 곡들의 공연, 세계종교음악합창대회 개최 등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크고 작은, 혹은 성격이 분명한 합창대회나 축제를 개최, 호스트로서 국립합창단의 레퍼토리와 연주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국립합창단의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주는 레퍼토리 개발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2022년 4월의 정기연주회 ‘모던 사운드’와 기획공연 ‘마지막 눈사람’의 경우에서 보듯 21세기 현대 한국사회를 반영하고 여기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삶과 의식, 감정과 정서를 드러내는 레퍼토리의 개발을 통해 K-클래식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 곧 세계화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세션 3에서는 <타 단체와의 장르 간 협업 및 장르 확장: 관객의 관심 유발을 위한 방안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정경영 교수(한양대 음악연구소 소장)의 발표가 이어진다.

정경영 교수는 인류가 힘을 기울여 다듬어 놓은 아름답고 정교한 예술작품과 행위가 일부 소수 계층의 전유물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대중에게 보다 친숙한 합창문화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전제, 클래시컬 합창음악의 가치에 대한 숙고, 그리고 그것의 전통에 대한 이해, 그 이해 위에 근거하는 자유로운 상상력, 그리고 새로운 도전 등이 장르 간 융합과 관객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진단한다. 따라서 관객의 눈높이에 연연하지 않고 고유한 특성과 다양한 연출을 통해 수준 높은 예술향유 기회를 관객들에게 제공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정 교수는 이를 위해 첫째, 협업의 강화를 예로 든다. 예컨대 교향악단과의 협업은 바흐의 <칸타타>에서 본 윌리엄스의 <바다 교향곡>까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미 여러 번 시도했던 대로 오페라단, 무용단, 전통음악 단체와도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한다. 둘째, 연출의 차별성이다. 제법 일반화되어 있는 장르인 합창에서도 시각적 자극에 유독 민감한 오늘날의 관객을 위해 코리스페차티(CoriSpezzati) 배치 등 공간적 연출 및 음향적 효과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고민으로 새롭게 보여주는 현대화된 안무, 무대 배치, 조명 등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그것들이 합쳐져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는 합창공연을 관객들이 도리어 친근하고 신선하게 느끼게 된다고 본다. 셋째는 연주회장의 확장. 대중문화가 주류인 장소에서의 클래식 연주 등 새로운 장소로 '찾아가는 연주', 코로나 기간 온라인을 통해 실험한 바 있는 유튜브 등의 플랫폼 이용한 장소의 확장이다. 이는 단순한 연주 장면을 경직된 프레임으로 전해 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연출력이 포함된 영상과 클래식 음악의 결합, 백스테이지와 리허설, 제작과정 등의 숏 영상을 통해 SNS로 결합된 관계성 유지, 영화와 게임음악 등의 참여 등 다양한 방식의 확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2부: 미래를 전망한 제언들에 대한 공감대 확산

2부에서는 1부의 주제 발표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의 토론과 함께 참석자들의 자유로운 의견도 개진될 예정이다.

이용숙 음악평론가를 좌장으로 강기성, 김진수 등이 패널로 나서 1부에서 제안된 발제를 중심으로 국내와 세계 합창계에서 국립합창단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의견을 확장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지명 토론자 외에 현장 참석자들도 자유토론 시간을 통해 국립합창단이 국민들의 문화향유권을 신장하고 세계 속의 합창단으로 거듭나도록 좋은 의견들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의중 국립합창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국립합창단은 창단 50주년을 맞아 모든 세대와 계층이 소통할 수 있는 음악으로 한 발 더 다가가려는 노력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라면서 ”특히 기존의 한정된 대형 공연장 뿐 아니라 청중이 보다 쉽게 국립합창단의 연주를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 포럼을 통해 국립합창단의 미래상을 구현할 수 있는 좋은 의견들이 개진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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