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프리뷰=서울] 조일하 기자 = 서울시극단이 격정적인 치정 멜로극 <카르멘>을 올린다. 집시 여인 카르멘의 치명적인 매력에 빠져 파멸에 이르고 마는 돈 호세의 사랑을 그린 비극적인 이야기로, 9월 8일부터 10월 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카르멘>은 프로스페르 메리메(Prosper Mérimée)의 원작 소설과 조르주 비제(Georges Bizet)의 오페라로 널리 알려진 명작이지만, 고선웅 서울시극단장의 연출과 각색을 통해 시극(詩劇)으로 탈바꿈한다.
<카르멘>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인간의 사랑과 삶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고전이다. 단순한 바람둥이가 아니라 자유를 갈구하며 살아가는 여자 카르멘, 그리고 그녀를 소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돈 호세의 왜곡되고 파괴적인 모습을 통해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본다.
고선웅 연출은 카르멘을 말초적이고 육감적인 인물이 아니라 자유의지를 가진 주체적 인간으로 그린다. 또 그런 그녀를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새장 속에 가두려는 돈 호세의 광기와 집착, 그리고 그 두 사람의 충돌을 통해 현시대의 사랑과 삶을 되짚는다.
연극 <진짜 나쁜 소녀> <작가노트 사라져가는 잔상들> 등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줬던 서지우가 자유를 노래하는 카르멘을, 연극 <리차드3세> <햄릿> 등에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준 김병희가 돈 호세 역을 맡는다. 또한 서울시극단 단원 강신구, 김신기, 최나라 등 개성파 배우들의 감초 연기가 입체감을 더한다.
고선웅 단장은 “오페라의 미덕도 지키고 원작 소설의 줄거리도 거스르지 않고 싶었다”라며 “연극에서는 더 격렬하고 격정적으로 각색했다. 노래로 표현하지 않아도 연극적 에너지와 미덕이 있을 것"이라고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