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 초대전 ‘색으로 한국을 읽다’ - 무우수갤러리
이영희 초대전 ‘색으로 한국을 읽다’ - 무우수갤러리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3.09.09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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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료를 통한 ‘우리 색 찾기’
노랑저고리 다홍치마 - 황의홍상黃衣紅裳 장지, 자연염료, 분채, 콩즙, 70x60cm, 2023 (사진제공=이영희)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이영희 작가의 초대전 <색으로 한국을 읽다> 전시회가 오는 9월 15일(금)부터 10월 1일(월)까지 인사동 무우수 갤러리에서 열린다.

한국색연구소 소장인 이영희 작가는 자연 염료를 통해 우리의 전통색을 구현하기 위해 염료의 원료인 치자, 정향, 쪽, 황벽 등 다양한 재료를 연구하고 활용해 작품 세계를 펼치고 있다. 아울러 오정색과 오간색의 다양한 추구를 통해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이고, 한국적이면서 서구에서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절묘한 ‘조화와 균형’의 한국화 기법을 개발, 동양과 서양을 넘어 보편적 가치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작품 <옛하늘-현색> <농자천하지대본-땅> <단군신화2-천.지.인> 등과 같이 구상적이면서 추상적인 퇴색된 색채는 폐허의 벽과 같고 동시에 오랜 시간이 중첩된 우리 역사와도 같으며, <푸른산 푸른물-청산록수> <오색무지개> 등과 같이 고운 전통 보자기를 떠올리게 하는 색깔과 기하학적 형태는 정겨움을 불러일으키면서 전통과 현대의 조화, 동서양의 시공을 뛰어넘는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색 사군자-국죽난매> <노랑저고리 다홍치마> <삼태극-청> <삼태극-황> <삼태극-적> 등에서 반투명 색채 속에 드러나는 국화문양, 태극문양, 문살문양 등은 작가가 말하는 ‘색으로 한국을 읽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색사군자-난> 등은 몬드리안의 추상성과 기하학적 형태에서 영감을 받았을지도 모르지만 <색동Ⅰ> 등은 한국의 색채와 전통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단군신화檀君神話 Ⅱ - 천(ㅇ),지(ㅁ),인(△) 장지, 자연염료, 분채, 금분, 은분, 먹, 콩즙, 90x90cm, 2023 (사진제공=이영희)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코드는 다양하다. 어떤 때는 소리가, 어떤 때는 냄새가, 어떤 때는 색이 그 세계를 떠오르게 하고 이해하게 하는 주요 요소로 작동하기도 한다.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몬드리안은 화폭을 수직과 수평으로 단순화하고 원색에 검정과 흰색의 격자가 조화되도록 구성했다. 이후 이러한 표현기법은 신조형주의(新造形主義, Neoplasticism)라고 불리면서 우리 일상생활의 가구나 건축 등에도 큰 영향을 끼치며 우리들의 기억에 각인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우리만의 색은 어떤 색일까?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게는 우리를 특징짓게 하는 색깔이 있다. 흔히 오방색을 우리의 색깔로 특징짓는다. 음양오행 원리의 전통색채인 오방색은 한국을 표현하는 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초대전은 이같은 맥락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미술사학자인 김수현 박사는 이영희 작가의 작품에 대해 “한국인라면 보는 그 순간에 태고적 기억까지도 환기시키는 간결하고도 상징적인 기하학적 형태에 의해 더욱 더 그 의미가 부가된다.”라고 평가한다.

K-컬처(Culture)가 보편화되고 있는 오늘날, 색을 통해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려는 작가의 노력은 더욱 세계적인 가치를 지닌 보편적 추상미술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계四季 장지, 자연염료, 분채, 금분, 먹, 콩즙, 30x30x10cm, 2023 (사진제공=이영희)

작가 이영희는 중앙대학교 대학원 한국화과를 졸업하고 현재 한국색연구소 소장과 서울스톡공식 아티스트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중앙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북경올림픽기념 한국현대화초대전(2009, 중국), 동양화새천년전(2007, 예술의전당 미술관), 국제순회전(International Tour Show, 미국, 터어키, 중국, 서울) 등 다양한 초대전 및 단체전에 참가했으며 <도시산수>(2021, 갤러리 그림손), <色-타임캡슐전>(2014, 안상철미술관) 등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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